[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금리 상승이 주춤하면서 장 초반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던 뉴욕증시가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의 이메일 재수사 소식에 하락 압박을 받았다.
대선을 불과 10여일 앞두고 나온 소식에 투자자들은 클린턴 후보의 승리가 좌절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28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8.49포인트(0.05%) 하락한 1만8161.19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6.63포인트(0.31%) 떨어진 2126.41에 거래됐다. 나스닥 지수는 25.87포인트(0.50%) 하락하며 5190.10을 나타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FBI는 클린턴 후보의 국무장관 시절 이메일에 대해 재수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이날 의회 지도부에 보낸 서신을 통해 “조사 대상으로 판단되는 이메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관련 이메일이 기밀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수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최근까지 클린턴 후보의 승리 가능성을 적극 반영했던 주식시장은 장중 FBI의 이메일 수사 소식이 전해지면서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3분기 미국 경제가 2.9% 에 이르는 ‘깜짝’ 성장을 기록했다는 소식과 아마존의 실적 실망 사이에서 힘겨루기를 연출했던 뉴욕증시는 FBI의 클린턴 후보 이메일 수사 소식이 전해지자 ‘팔자’에 무게를 실었다.
이날 월가에서는 클린턴 후보에게 닥친 예기치 않은 악재가 뜨거운 감자였다.
웨인 코프만 피닉스 파이낸셜 서비스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클린턴 후보의 대선 승리를 점치고 있다”며 “이날 FBI의 재수사 소식은 세간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라고 말했다.
아트 호간 분더리히 증권 전략가는 “트레이더들이 다우존스 지수가 이처럼 빠르게 하락 반전한 일을 본 적이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며 “모든 펀더멘털 측면의 재료를 제쳐두고 앞으로 대선까지 10여일 가량 FBI의 이메일 재수사가 주가 향방의 관건”이라고 전했다.
필 올랜도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터스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여전히 클린턴 후보의 승리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이번 FBI의 수사가 대선 결과를 뒤집을 것으로 예상될 경우 주식시장에 커다란 충격을 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투자자들은 채권 금리가 상승 추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우려에 적극적인 매수를 지양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월가의 대표적인 강세론자로 꼽히는 제러미 시겔 펜실베니아 대학 와튼스쿨 교수 역시 이날 금리 상승을 빌미로 연말 S&P500 지수 전망치를 종전 2300에서 2250으로 낮춰 잡았다.
3분기 성장률 호조에 따라 12월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기대감은 한층 높아졌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 선물이 제시하는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83%로 껑충 뛰었다.
소비자신뢰지수는 부진했다. 미시간대학이 발표한 10월 소비자신뢰지수는 87.2로 최종 집계, 2년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88.1과 9월 수치인 91.2를 밑도는 수치다.
종목별로는 아마존이 3분기 실적에 대한 실망을 빌미로 5% 이상 급락하며 지수를 압박했다.
허쉬는 분기 실적 호조에 힘입어 약세장에서 7% 이상 급등했고, 암젠은 이익 전망 상향 조정에도 매출액 전망치를 유지하면서 10% 가까이 폭락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