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대산공장에 23만t 설비증설..롯데도 조만간 공식화
글로벌 에틸렌 시장, 中ㆍ獨 생산감소로 전망 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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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전민준 기자] 국내 에틸렌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롯데케미칼과 LG화학이 경쟁적으로 생산설비를 늘리고 있다. 연간 약 10조원 규모의 국내산 에틸렌 시장의 60%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양사의 1위 싸움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9일 한국석유화학협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과 LG화학은 에틸렌 생산규모를 확대하는 동시에 고부가가치 화학제품 생산을 위한 설비 증설에 나섰다.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를 추출해 만드는 에틸렌은 합성섬유나 합성수지 등 다양한 화학제품의 중간재로, 롯데케미칼(283만t), LG화학(220만t), 여천NCC(191만t), 한화토탈(109만t) 등이 주로 생산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013년 현대오일뱅크와 에틸렌의 원료가 되는 경질납사와 혼합자일렌 등을 생산하는 합작투자사(현대케미칼) 설립에 이어 에틸렌 설비를 또 다시 추가해, LG화학을 확실히 제칠 방침이다.
조만간 에틸렌 증설계획을 발표할 예정인 롯데케미칼은 현 여수 제1공장 내 내년 상반기 착공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재계 이슈와 관련해 사정이 누그러지면 에틸렌 증설 계획을 공식화 할 예정"이라며 "증설 후 LG화학을 확실히 앞설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LG화학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LG화학은 2019년까지 총 2870억원을 투자해 충남 서산 대산공장에 NCC(나프타분해시설)공장 에틸렌 설비를 23만t 증설하기로 결정했다. 증설이 완료되면 연간 생산규모는 104만t에서 127만t이 되고 총 생산규모는 243만t이 된다.
LG화학 관계자는 "NCC 증설은 고부가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필요한 기초 원료를 확보하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경쟁사 대비 확실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두 기업이 경쟁적으로 몸집 불리기에 나선 것은 에틸렌 시장에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기 때문이다. 양사는 저유가에 따른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 값) 확대로 호실적을 기록해왔다. 하지만 유가가 급변동할 경우 국내외 경쟁업체를 누르기 위한 본격적인 치킨게임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은 예의주시 할 상황이다.
기회도 충분하다. 연간 에틸렌 수요는 약 1억5000만t 가량인데 내년부터 수요 증가율은 약 4%, 약 600만t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 중국 석탄가격 상승으로 인한 에틸렌 생산 감소와 독일 NCC공장 폭발사고 등 공급부족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에틸렌을 뽑아내는 방식은 원료에 따라 세 가지로 나뉘는데 중국은 석탄을 기반으로 한 석탄분해방식(CTO)으로 에틸렌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중국의 석탄가격이 오르면서 우리나라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시황 하강폭이 과거처럼 크지 않을 것"이라며 "차후 전망이 밝은 셰일가스 기반 생산라인 등에 대한 투자로 에틸렌 시장을 선점하는 사례도 나올 것이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