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지수 지난해 8월 이후 최저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가 지난해 8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뉴욕 증시가 사상 최고치로 오르고 단기 변동성을 일으킬 변수가 많지 않다는 진단에 변동성 지수가 하락했다고 분석했지만, 일각에선 충격 발생 시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21일(현지시각) 금융시장에 따르면 변동성 지수는 10.93으로 떨어져 지난해 8월 5일 이후 처음으로 11 밑으로 하락했다. 변동성 지수는 S&P500지수 옵션의 향후 30일에 대한 변동성 기대를 나타내는데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높을수록 급등한다.
지난달 미국 대선을 앞두고 23까지 올랐던 변동성 지수는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라는 이변에도 주식시장이 랠리를 펼치고 안정을 찾아가면서 점차 하락했다.
<사진=블룸버그> |
투자은행 컨버젝스의 니콜라스 콜라스 수석 전략가는 “대선이 끝나면서 투자자들은 세상을 이해한 것처럼 느끼고 있다”며 “각본이 분명해지면서 변동성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변동성 지수가 12월에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고도 전했다.
파이낸셜 리서치 슈왑 센터의 랜디 프레더릭 트레이딩 부문 이사는 “아무도 헤지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하락에 대해 헤지하는 것은 저렴하다”면서 “향후 1~2주 후나 (트럼프의) 취임까지 헤지에 대한 필요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헤지를 하지 않는 것이 옳지 않다고 할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변동성 지수가 급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1개월 후 만기를 맞는 VIX 선물과 6개월 후 만기인 VIX 선물의 차이는 올해 들어 최대치를 나타내 투자자들이 VIX 상승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변동성 지수가 11 밑으로 떨어진 후 약 2주 후인 8월 20일 미국 주식시장은 중국 금융시장에서 시작된 혼란으로 큰 폭의 약세를 보였다. 당시 S&P500지수는 2.1% 떨어진 후 다음 날 다시 3.1% 급락했고 한 주 뒤 월요일 3.6% 급락하며 변동성 지수가 53.29까지 치솟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자기만족에 빠져 위험을 제대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지 않다고 우려했다. 트레이더들은 거래량이 줄고 시장이 잠잠할 때 충격이 발생하면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지난 이틀간 뉴욕 증시의 거래량은 올해 평균치의 85%에도 미치지 못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 그룹의 에드 클리솔드 수석 미국 전략가는 “많은 신뢰도 지수가 현재 시장에 낙관론이 풍부하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그러한 낙관론이 사라질 때를 경계해야 한다”며 “변동성 지수에 관해서는 극도로 낮은 수준에서 반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