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스타트업 붐에 따라 중국에서 천문학적 자산을 보유한 20대 청년 부호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부모의 부를 대물림하는 경우가 많았던 과거의 부호와 달리 최근에는 자신의 능력과 사업으로 부를 축적한 젊은 부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이 최근 발표한 '2016 중국 90허우(90년대 이후 출생자) 부호 리스트'에 따르면 자산 순위 상위 1~10위의 부호는 모두 25세 이하다. 17세 부호도 눈에 띈다.
성별로는 남자 부호 6인, 여성 부호 4인으로 지난해보다 여성 청년 부호의 비중이 낮아졌다. 그러나 여성 부호의 '자산 파워'는 지난해보다 월등이 높아졌다. 순위에 오른 4인의 여성부호 자산 합계는 120억4400만위안으로 1인당 평균 자산 규모는 25억위안에 달한다. 반면 올해 10위권 안에 진입한 남성 부호의 자산 합계는 12억8000만위안으로 1인당 평균 자산은 2억2000만위안으로 여성 부호보다 훨씬 적다.
90년대 이후 출생한 청년 부호들의 직업 업종도 과거 부호보다 다양해졌다. 부동산 개발과 투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던 예전과 달리 20대 청년 부호의 자산 축적은 IT, 제조업, 연예 등 분야를 주축으로 이뤄졌다. 부동산을 통해 부호 반열에 진입한 청년 부호의 비중은 20%에 그친다.
물론 청년 부호 대다수는 막강한 재력을 가진 부모 혹은 조부를 가진 '금수저' 출신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선대의 재산을 물려받는데 만족하지 않고 자신의 회사를 창업하거나 다른 기업에 투자하며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자산 규모 1위는 올해 25세의 지카이팅(紀凱婷) 룽광부동산(龍光地産) 비등기 이사가 차지했다. 지카이팅은 홍콩 상장사인 룽광부동산 이사회 주석 지하이펑의 딸로 자산 규모가 80억위안(야 1조 4000억원)에 달한다. 룽광부동산은 중국 대륙의 중고급 주택 개발사로 선전에 본사를 둔 대기업이다. 지카이팅은 룽광부동산의 지분 85%를 보유하고 있다.
2위 허위쥔젠은 투자업계에서 떠오르는 '샛별'이다. 그는 폐수처리 업체이자 환경보호 관련 기업인 싱훠환징(星火環境)의 대주주다.
허위쥔젠 역시 '금수저' 출신이기는 하다. 싱훠환징은 그의 조부때부터 허우 일가가 대주주로 있던 회사다. 그러나 허우쥔젠은 선대의 자산에 기대지 않고 싱가포르에서 학업을 마치고 귀국한 후 전문 투자자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3위에 오른 리쉬는 장외시장인 신삼판 투자를 통해 4억위안의 부호가 됐다. 그의 조부 역시 옌자오 출신의 부호이긴 하지만 자력으로 투자해 성공한 사례다.
4위의 야오상쿤은 전형적인 '흙수저' 출신 자수성가형 사업가다. 후난(湖南)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14세에 학교를 자퇴하고 2008년 상하이로 건너가 사업에 뛰어들었다. 2010년 초반까지 IT 사업으로 자산을 축적한 그는 현재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간쿤그룹(乾坤集團)의 이사장이다. 현재나이 21세에 불과하지만 자산 규모는 3억5000만위안에 달한다.
2015년 3억위안을 증시에 투입해 증시 사수의 '국가팀'으로 활발히 활동한 전력도 유명하다. 그러나 이후 대규모 주식투자로 막대한 손실을 입어 기업이 위기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야오상쿤은 짧은 기간 내 기업 경영 정상화에 성공했고 현재 7000만위안의 세금을 납부하는 중견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재계에서는 야오상쿤을 90허우 창업자의 '모범 사례'로 칭송하고, 간쿤기업의 성장과 위기, 그리고 재기를 '간쿤의 기적'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5위 루한과 6위의 왕카이쥔은 톱스타로 성장해 어린 나이에 청년 부호가 됐다. 유명 연기자인 루한의 영화 개런티와 각종 행사 참여 수입은 2억7000만위안(약 465억3990만원)에 달한다.
왕카이쥔은 17세로 최연소 청년 부호의 타이틀을 거머줬다. 가수인 그는 광고 수입으로만 2어4800만위안의 자산을 축적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