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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CES 커넥티드 세상과 '데이터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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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영기 기자] "2014년의 세상은 이미 문화가 생물학적 족쇄에서 스스로 해방시키는 중이다. 우리는 외부세계는 물론, 우리의 신체와 마음까지 조작할 능력을 갖추고... 이 능력은 위험한 속도로 발달하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영역의 활동이... 재검토의 대상이 되고 있다. 법률가는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정체성 이슈를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으며..."

최근 베스트셀러인 유발 하라리(Yuval Harari)책 '사피엔스'의 내용이다. 욕망 자체를 설계할 기술 수준에 조만간 도달할 우리가 마주하는 진정한 문제는 '우리는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가'라는 것이다.

후속 책 '호모 데우스'(Homo Deus)에서 하라리는 이 문제를 계속 제기한다.

빛의 속도로 진보하는 기술은 인간을 더 이상 한계를 갖지 않는 신으로 만들어 버리고, 신이 된 인간(호모 데우스)은 새로운 종교를 만들어 낸다. 한계가 없이 많은 데이터가 무한한 믿음을 가져다 주는 '데이터 교'(Dataism)다.

하지만 미래의 개개인은 글로벌 네트워크가 매 순간 모니터링하는 하나의 '생화학적 서브시스템'에 지나지 않게 된다. 

하라리는 "이 네트워크가 매 순간 우리가 어떻게 느끼는지조차 알려주게 될 것"이라면서도, '지능'이냐 '존재의식'이냐라는 문제까지 대답해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뜬금없는 '데이터 교' 얘기는 지난주 미국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전시된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s)를 보면서 떠올린 것이다.

올해 CES에 차 앞유리를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로 대체하는 기술이 전시되었는데, 관련업계는 이 기술을 활용 차 앞유리를 '광고판'으로 만들 작정이란다. 운전자가 운전할 때 음식과 휴식 그리고 연료를 생각하기 마련인데, 이 운전자의 소비패턴에 맞춰 주유소나 커피숍 등을 알려준다는 것이다.

이번 CES에서 단연 인기는 커넥티드 기술이라고 한다. 전세계 기술자들이 칫솔에서부터 자동차, 샤워, 신발에 이르기까지 일상 제품을 스마트한 '커넥티드 장치'로 바꾸는데 몰두하는 것을 하라리의 통찰력을 빌리면 이상할 것이 없다.

소비자용 첨단기술 제품의 일차적 효과는 제한적이다. 하지만 커넥티드 장치의 이차적인 효과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것이 어쩌면 '브렉시트(Brexit)'나 도널트 트림프(Donald Trump) 차기 미국 대통령보다 우리사회에 더 큰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는 누가 데이터를 수집하고 소유하고 사용하는가에 있다.

데이터라는 주제는 너무 진부해졌다. 그래서 '섹시한' 표현이라면서 데이터를 디지털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은 '새로운 석유'라고 부르기도 한다. 실제로 데이터는 석유보다 훨씬 더 중요할 수 있다. 데이터가 점차 경제적 가치를 결정하고 권력관계를 바꾸면서 우리 삶의 가장 깊숙한 곳으로 스며들 것이다.

데이터가 우리 삶을 파고 드는 속도와 범위는 엄청나다.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Gartner)는 2016년에 하루 55억개의 커넥티드 장치가 온라인 상에서 운영됐다고 집계하면서 이 숫자가 2020년까지 총 208억개로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IBM에 따르면 우리는 매일 2경5000조 바이트의 데이터를 생성한다. 전세계 모든 데이터의 약 90퍼센트가 최근 2년간 만들어졌다는 의미다.

이 데이터를 사용해서 얻는 효과를 가늠하려면 역시 광고업계를 살펴보면 될 듯하다. 커넥티드 카에서 '앞유리'를 '광고판'으로 활용하려는 업계의 움직임이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페이스북(Facebook)과 구글(Google)은 지난해 4분기에 미국에서 디지털 광고에 지출되는 신규 예산의 85%를 빨아들였다고 한다. 이는 데이터를 사용해 가장 가능성이 큰 소비자를 찾아내고 이를 대상으로 광고를 게재 할 수 있어 가능했다.

물론 커넥티드 기술은 소비자에게 커다란 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데이터의 상용화는 하라리의 지적대로 개인의 정체성과 정보보안, 그리고 프라이버시 문제를 야기한다.

오픈 데이터 연구소(Open Data Institute) 공동설립자 나이젤 샤드볼트(Nigel Shadbolt)는 파이낸셜타임즈(FT) 팝캐스트에서 "데이터를 생성하는 개인과 데이터를 소유하고 이용하는 거대 기업 간의 막대한 비대칭성에도 불구하고 프라이버시를 포기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프라이버시를 침해한 기술로 다시 프라이버시를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차례 혁명은 소비자들이 자신의 데이터에 대한 통제권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개인의 정체성과 프라이버시를 흔들지 않는 미래를 꿈궈본다. 뜬금없는 생각을 나만 하는 것이 아니어서 다행이다. 감당하지도 못하는 큰 문제를 머리에 넣고 다닌다는 핀잔도 면할 수 있을 듯해서 개운하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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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판 다이소, '와우샵' 초저가 승부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이마트가 5000원 이하 초저가 생활용품 편집숍 '와우샵(WOW SHOP)'을 앞세워 다시 한 번 초저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사실상 다이소가 독점해온 시장을 정조준한 행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 형태의 '와우샵'을 시범 운영 중이다. 지난 17일 왕십리점에 약 20평 규모로 도입한 데 이어 연말까지 은평점(19일), 자양점(24일), 수성점(31일) 등 총 4개 점포로 확대한다. 와우샵 은평점 전경. [사진=이마트 제공] 와우샵은 전 상품을 1000원·2000원·3000원·4000원·5000원 균일가로 판매하는 것이 핵심이다. 초저가 생활용품 1340여 개 중 64%를 2000원 이하, 86%를 3000원 이하로 구성해 가격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마트는 앞서 2018년 '삐에로쇼핑'을 통해 유사한 초저가 실험에 나섰지만 2년 만에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삐에로쇼핑은 '오프프라이스+초저가'를 콘셉트로 1000원대 상품부터 브랜드 이월 상품까지 혼합 진열하고 미로형 동선과 자극적인 매장 연출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매장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상시 저가 매장인지 할인 전문점인지 소비자 인식이 흐릿했고 대형마트와 분리된 독립 매장 구조로 집객과 회전율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한 점이 한계로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와우샵이 삐에로쇼핑과는 다른 출발선에 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와우샵은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으로 운영돼 기존 고객 트래픽을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고 전 상품을 1000원~5000원 균일가로 단순화해 가격 메시지도 명확하다. 무엇보다 이마트 해외 직소싱과 품질 관리 역량을 앞세워 '싼 가격이지만 믿을 수 있는 상품'이라는 인식을 강화하려는 전략이 눈에 띈다. 다이소 김포 장기점 매장 전경. [사진=다이소] 이 같은 평가의 배경에는 초저가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성공 공식'이 존재한다는 점도 작용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다이소다. 다이소는 균일가, 생활필수품 중심, 언제 방문해도 저렴한 가격이라는 단순한 포지션을 수십 년간 흔들림 없이 유지해왔다. 복잡한 기획이나 과도한 연출 대신 소비자가 기대하는 가격과 품목을 정확히 충족시켰고 전국 단위 점포망을 통해 일상 동선 속 구매를 자연스럽게 만들었다.  와우샵의 성패를 가를 관건은 결국 '지속성'이다. 일회성 화제에 그치지 않고 상시 초저가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대형마트라는 기존 경쟁력 위에 초저가 포맷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과거 삐에로쇼핑과는 구조적으로 다르다고 본다. 와우샵이 단기 실험을 넘어 이마트 매장의 고정 코너로 안착할 경우 초저가 시장의 판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마트는 올해 들어 와우샵 외에도 4950원 화장품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 880원부터 4980원까지 가격을 고정한 '5K프라이스', 노브랜드 확대 등 초저가 실험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는 과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소비자가 체감하지 못하는 10원, 100원 차이는 의미가 없으며, 상식 이하 가격으로 팔아야 한다"고 강조해온 가격 철학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중간 가격대는 사라지고 '초저가와 프리미엄만 살아남는다'는 그의 판단이 최근 이마트의 전방위 초저가 전략으로 다시 구현되고 있다는 평가다. mkyo@newspim.com 2025-12-2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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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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