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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주식시장에서 랠리를 펼친 미국 주요 은행들의 실적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들 은행의 실적이 추가 상승 근거를 제공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높아진 기대감에 실적 발표나 전망이 쉽게 투자자들을 실망시킬 수 있다고 조언한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오는 13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간체이스, 웰스파고, PNC파이낸셜이 최근 분기 실적을 내놓는다. 다음 주에는 모간스탠리, 시티그룹, 골드만삭스도 실적 발표를 이어간다.
은행들은 지난해 말 사상 최고치로 오른 뉴욕 증시 랠리를 이끌었다. SPDR S&P 은행 ETF(상장지수펀드)는 대선 이후 24% 이상 급등했고 금융주는 같은 기간 17%가량 올라 SP500 지수 편입 기업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 때문에 은행들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도 높다. 바클레이스의 제이슨 골드버그 애널리스트는 역사적으로 4분기 실적이 실망스러웠지만 이번에는 대형 은행들의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수치 자체보다는 경영 여건이 변화하고 있다는 경영진의 설명에 주목하고 있다. JP모간 증권의 데빈 라이언 애널리스트는 “실적이 기대를 못 채울 것 같지는 않다”면서 “여건이 변하고 있다는 경영진으로부터의 코멘트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뱅크오브아메리카의 4분기 주당순이익이 1년 전보다 36%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애널리스트는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높아진 금리에서 가장 큰 수혜를 입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시장은 JP모간의 순익이 7.6% 증가하고 웰스파고는 2.9%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실적 발표에서 가장 시장 영향력이 클 것으로 보이는 부분은 올해 전망이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의 규제 완화 정책과 낮은 세율에 대한 기대를 은행들이 전망에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가 관심사다.
정책 기대가 높은 상황에서 막상 은행들이 이를 ‘충분히’ 낙관하지 않을 경우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에드워드 존스의 새넌 스템 애널리스트는 “(규제 완화는) 시장이 예상한 것보다 느릴 것”이라며 “금융 규제가 새 정부의 우선순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날 당선 이후 처음 기자회견에 나선 트럼프 당선인은 규제 완화나 세율 인하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WSJ은 실적 발표에 나서는 세 곳의 주요 은행 주식이 올해 순익 전망 대비 평균 14배에 거래되고 있어 실적이 혼조될 경우 차익실현에 취약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최근 들어 금융주 옵션 거래에서 약세 베팅이 늘어났다는 점도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