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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회장이 한민구 국방장관 피하는 이유

기사입력 : 2017년01월16일 09:26

최종수정 : 2017년01월16일 09:34

중국 보복 위협에 사드 배치 성주골프장 계약 신경전
국방부 "성주골프장 감정평가 결과 이르면 17일 공개"

[뉴스핌=이영태 기자]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부지 교환 문제를 담판 짓기 위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의 회동을 타진했다가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사드가 배치될 경북 성주군 롯데스카이힐골프장(이하 성주골프장)에 대한 감정평가 결과를 이르면 17일 공개할 예정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한국일보는 16일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신 회장이 한 장관을 피하는 이유는 사드 부지 확보를 위해 어떻게든 롯데를 구슬려야 하는 국방부와 중국의 보복조치를 의식해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롯데 간 신경전 때문이라고 전했다.

정부 소식통은 "최근 국방부가 한 장관과 신 회장 간의 면담을 제안했지만 롯데 측에서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다급해진 국방부가 롯데의 수장과 직접 만나 사드 부지 교환 문제를 마무리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지난달 말 경기 남양주의 군용지와 사드가 배치될 경북 성주군 롯데 골프장의 토지 감정평가를 마쳤지만 결과를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 측이 이달 3일 감정평가액을 확정할 이사회를 열려다 계속 늦추고 있는 탓이다. 그 사이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중국은 롯데에 대한 보복 강도를 높이며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국방부와 롯데 간 부지 교환은 사드 배치를 위한 첫 관문이다. 이후 주한미군에 토지를 공여하고 기지 설계와 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쳐 성주에 배치를 완료하는 게 국방부의 당초 로드맵이다. 그러나 부지교환 계약이 성사되지 못하면 사드 배치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한민구 장관은 신 회장과의 회동에 대해 한국일보 측에 "우리 기업들이 어려운 상황인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사드 부지 교환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말할 수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현재 롯데그룹은 중국 내 100곳이 넘는 롯데마트 중 상당수가 세무조사를 받았으며 각종 개발 사업의 인·허가 절차도 석연찮은 이유로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3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에서 최근 한국산 화장품과 전기차 배터리 등에 대한 중국 정부의 무역규제가 강화되는 데 대해 우려의 뜻을 나타냈으나 중국은 차별적 조치는 아니라며 '사드 보복'과 관계없다는 주장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 성주골프장 감정평가 결과 이르면 17일 공개

한편 사드 포대가 배치될 성주골프장에 대한 감정평가 결과는 이르면 17일 공개된다.

국방부가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부지로 확정한 경북 성주군 초전면 롯데스카이힐 성주골프장.<사진=뉴시스>

연합뉴스는 이날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우리와 롯데가 성주골프장 및 이 땅과 교환할 경기도 남양주 군용지에 대해 진행한 감정평가 결과가 나와 조만간 이를 발표할 계획"이라며 "보복으로 볼 수 있는 중국 측 조치가 이어지고 있지만, 북한 핵·미사일 방어를 위한 사드배치는 차질없이 진행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성주골프장의 감정평가액은 1000억원을 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기준으로 성주골프장(148만㎡)의 재무제표상 장부가격은 850억원이고 공시지가는 450억원이다. 남양주 군용지(20만㎡)의 공시지가는 1400억원으로 훨씬 비싸다.

국방부는 남양주 군용지 중 성주골프장 감정평가액에 해당하는 가치만큼만 분할해 롯데 측에 넘길 계획이다. 국방부의 다른 관계자는 "이달 안에는 롯데 측과 부지를 교환하는 계약을 체결해 사드 부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성주골프장을 확보하면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미군에 사드 배치를 위한 부지를 공여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성주골프장 전체가 아닌 사드포대 운용에 필요한 만큼의 부지만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후 설계 및 환경영향평가, 기지 건설 등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한미 양국은 조기 대선 가능성 등 국내 정치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드 배치 시기를 최대한 앞당긴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성주골프장에는 미국 텍사스주 포트 블리스에서 운용 중인 사드 4개 포대 중 1개 포대가 이동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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