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정당 결정했느냐'질문에 반 전 총장 "깊은 생각 중"
[뉴스핌=김신정 기자] 연일 민생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반기문 전 유엔(UN)사무총장이 20일 조계사 자승 총무원장을 예방했다. 반 전 총장은 모친의 영향으로 독실한 불교신자로 알려졌다.
이날 반 전 총장 측에 따르면 반 전 총장이 오전 국회 방문 직후 조계사로 이동해 자승 총무원장과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은 반 전 총장에게 "이 길 가는데 소낙비가 쏟아지는 걸 당연히 생각하시라"며 "허물과 험담도 낙으로 생각하라"고 격려했다. 반 전 총장은 이에 대해 "그런 것들이 다 공부가 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자승 원장은 또 "정치는 원칙과 소신보다 정무적 판단이 중요하다"며 "항상 국민이 원하는 쪽으로 가길 바라며 원칙과 소신만 내세우면 불통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0일 오전 서울 조계사에서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 스님을 예방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이에 반 전 총장은 "원칙을 중시하지만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사람으로 늘 중재하고 조정하고 화합하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반 전 총장은 8개월만에 여의도 국회를 방문해 정세균 국회의장과 박주선 국회부의장을 각각 예방했다.
반 전 총장은 오전 10시 정세균 국회의장실을 방문해 약 30분간 국내정치상황과 국가안보문제 등에 대화를 나눴다.
반 전 총장은 이 자리에서 "국가에 기여할 수 있을까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북한은 미사일 발사기술을 축적하고 있는데 우린 국내정치에 함몰돼 이런 문제를 소홀히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정 의장은 "미국과 중국 등으로 여러가지로 어려워지는데 반 전 총장의 경륜과 지혜가 꼭 필요한 때"라고 답했다. 이어 "정당은 결정했느냐"며 질문했고, 반 전 총장은 "(독자) 창당하는게 좋다, 여기(기존 정당)가는게 좋다, 연대하는게 좋다 많이 듣고 깊은 생각을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반 전 총장측 캠프 경제정책을 담당했던 고려대 경제학과 곽승준 교수가 캠프에서 하차하기로 했다. 곽 교수는 "개인적인 친분이 있어 반 전 총장측 귀국 준비를 도왔다"며 "이제 귀국이 마무리되고 역할이 끝나 저는 원래의 일상생활로 다시 돌아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니 정치적인 확대 해석은 하지 말아주길 당부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