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부회장 등 2015년 9월부터 재단출연금 등 433여억원 뇌물
崔, 朴 대통령과 공모해 뇌물수수…뇌물 대가는 삼성합병 등
경영권승계 특혜·상속세 마련도, 국민연금에는 1388억원 손해
[뉴스핌=이성웅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전방위적인 특혜를 부여한 사실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최종 수사결과를 통해 6일 드러났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씨와 공모해 특혜의 대가로 최씨가 433여억원을 뇌물로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6일 박영수 특검팀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최씨 간 거래는 지난 2015년 9월 14일부터 시작됐다.
이 부회장을 비롯한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부문 사장, 황성수 삼성전자 대외부문 전무 등은 경영권 승계에 도움을 받는 대가로 최씨 일가에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다.
구속수감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소환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삼성의 경영권 승계 및 지배구조 개편엔 ▲삼성종합화학·삼성테크윈 등 매각을 통한 상속세 마련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순환출자 고리 해소 ▲삼성생명 금융지주회사 전환 및 중간금융지주회사 설립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등이 포함돼 있다.
이 부회장 등은 먼저 최씨가 소유한 독일 페이퍼컴퍼니인 코어스포츠와 213억원 규모의 컨설팅계약을 체결한다. 이 중 실제로 지급된 77억9735만원이 최씨 딸 정씨의 승마 훈련을 위해 사용됐다.
그러나 실제로는 허위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삼성전자 승마단의 해외 전지훈련 용역대금인 것처럼 위장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상 횡령 죄목도 추가됐다. 또 이 부회장 등이 이 자금을 독일에 송금하기 위해 허위 예금 거래신고서를 작성한 것은 특경가법 상 재산국외도피에도 해당된다.
2015년 10월 2일부터 2016년 3월 3일까진 미르·K스포츠 재단에 총 204억원을 출연했다. 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는 16억2800만원이 지원됐다. 특검팀은 이 역시 뇌물에 포함시켰다.
특검팀은 양 재단과 영재센터를 최씨가 기업들로부터 후원금 명목으로 자금을 지원받기 위해 설립한 단체라고 봤다. 특히 양 재단의 경우 출연 기업이 재단의 임원 인사권 등 재단 운영권을 갖지 못하기 때문에 박 대통령과 최씨 개인의 이익을 위해 설립된 법인이라고 판단했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지난해 11월까지도 범죄행위는 계속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부회장 등은 최씨에게 뇌물로 제공된 말(馬)이 노출될 것을 우려해 관련 서류를 조작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여기엔 범죄수익은닉 혐의가 적용됐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 등이 최씨 등에게 건넨 뇌물은 총 433억2800만원이고 이 중 계열사 자금 등으로 실제 지급된 298억2535만원을 횡령액이라고 특검은 봤다.
뇌물의 대가로 박 대통령은 국민연금에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하라는 압력을 넣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5년 6월말 경 삼성합병 당시 국민연금의 주무장관이었던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을 통해 '합병이 성사될 수 있도록 잘 챙겨보라'라는 대통령의 지시를 받는다.
이후 문 전 장관은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에게 내부 투자위원회에서 합병 찬성 결정을 하도록 한다. 이에 따라 홍 전 본부장은 약 1388억원의 국민연금 측 손해를 무시하고 합병을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팀은 수사기간 중 조사하지 못한 뇌물수수 공범인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 전반을 서울중앙지검에 인계했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