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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삼성 BHP 이어 악조-PPG M&A에 개입

기사입력 : 2017년04월13일 16:18

최종수정 : 2017년04월14일 07:41

공격적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 '소액주주 운동'

[뉴스핌=이영기 기자] 공격적인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 어드바이저(이하 엘리엇)가 세계 최대 페인트 회사 인수합병(M&A)에 개입했다. 미국회사 PPG가 네덜란드 악조노벨(AkzoNobel, 이하 악조)을 224억 유로에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거절한 악조 회장 안토니 버그만스를 몰아내기 위해 임시주주총회(EGM) 개최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응해 악조는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를 PPG와 공유하려 했다며 3%지분을 가진 주주 엘리엇을 고발했다. 엘리엇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의 합병에 반대했던 엘리엇 매너지먼트의 유럽계 자회사라서 악조와 엘리엇 간의 갈등 전개가 더욱 주목된다.

12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 최대 페인트 회사 악조가 전날 엘리엇과 그에 동조하는 투자자들이 버그만스 회장을 몰아내려는 움직임에 대응하면서 발견한 엘리엇의 이메일이 악조의 기업가치와 직결되는 정보와 함께 PPG의 인수를 돕는 전략을 담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날 악조는 엘리엇의 이메일을 근거로 엘리엇를 네덜란드 당국에 고발을 했다.

악조 측은 "이메일에는 엘리엇이 주주총회에서 버그만스 회장을 공격한다는 내용을 PPG에 미리 알리려 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가격에 민감한 정보를 PPG와 공유하려 했기 때문에 정부 당국에 이를 고발했다"고 설명했다.

<출처: 블룸버그>

버그만스 회장은 악조 기업가치를 저평가했다는 이유로 PPG가 제시한 인수 제안을 두 차례나 거절한 인물이다.

악조 지분을 3% 남짓 보유한 엘리엇은 이날 악조에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요구했다. 엘리엇은 버그만스 회장을 퇴진시키자고 지분 10%이상을 보유한 투자자들을 설득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악조는 네덜란드법에 따라 14일 이내에 주주총회 개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미국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유럽계 자회사인 엘리엇은 이메일 내용에 대해 부인하지 않고 단지 그 내용이 법률상 아무 문제가 없다고 FT에 해명했다. PPG도 "첫번째 인수 제안이 3월 9일 공개적으로 거절됐을 때나 이후 두 번째 인수 제안이 3월22일 거절될 때까지 악조 주주와는 어떤 소통도 없었다"고 밝혔다.

◆ 악조, 삼성과 BHP 공격한 엘리엇 막아낼까

엘리엇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의 합병에 반대했던 엘리엇 매너지먼트의 유럽계 자회사이고 지금은 호주 최대 광산업체 BHP빌리턴(이하 BHP)을 공격하고 있어 향후 악조와 엘리엇간의 갈등 전개가 주목된다.

먼저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지난 2015년 6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의 합병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전체 의결권 주식수의 7.12% 정도를 보유하고 있던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합병 계획안은 삼성물산의 가치를 상당히 과소평가 했을 뿐 아니라 합병조건 또한 공정하지 않다"라고 주장했다.

또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지난해 10월 삼성전자 이사회에 보낸 서신을 통해 삼성전자 지주회사로의 전환, 뉴욕증시 상장, 특별 배당 실시, 사외이사 확대 등을 요구했다고 지난 3월 월스트리트저널(WSJ)가 보도하기도 했다.

엘리엇는 현재 호주 최대 광산업체 BHP를 두고 비슷한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4.1%를 보유한 엘리엇은 BHP가 호주본사를 중심으로 단일 회사로 지배구조를 개편한 후 런던증시와 시드니증시에 동시 상장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또 미국 석유사업부문을 떼내어 뉴욕거래소에 상장하고 그 자금으로 자사주 매입을 해야 한다는 것.

이에 대해 BHP는 지난 8개월간 엘리엇과 이 문제를 논의한 결과 엘리엇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결론을 냈다.

FT는 "결론은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것"이라며 "현상유지를 하자는 것은 주주 가치를 극대화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기업 성과도 개선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엘리엇의 공격을 전했다.

이렇게 한국의 삼성과 호주의 BHP를 공격하는 엘리엇를 악조가 방어해낼지 관심이 쏠린다.

PPG의 인수 제안에 대한 악조의 반응과 관련해서도 FT는 "이사회에서 기업인수 제안을 거절할 권리가 있지만, 무작정 이를 거절하는 것도 문제이므로 이제 다시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관측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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