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세훈 기자] 제3지대 소멸 이후 긴 잠복기를 가졌던 후보단일화가 다시금 수면위로 부상했다. 바른정당은 '안보'를 고리로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에 3자 후보 단일화를 제안했다. 한국당과 바른정당 내부에서도 단일화의 필요성이 나오면서 반문(반문재인)연대가 실현될 수 있을지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모아진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의원총회를 마치고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을 나서 엘리베이터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바른정당은 24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3자 후보 단일화를 결정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좌파 패권세력의 저지하기 위해서 3자 단일화를 포함한 모든 대책을 강구하기로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공방을 벌이며 감정적 대립을 해왔던 한국당과도 조건 없이 단일화 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입장 선회의 명분으로 '안보'로 설정했다. 바른정당의 대주주인 김무성 의원은 의총 직후 기자들에게 "주적을 주적이라고 부르지 못하는 통수권자가 있을 수 있나"라며 반문(反文)연대를 공식화했다. 3차례의 대선 토론회를 거치며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대북 정책과 안보 정책에서 공감대를 이루며 단일화 명분이 생겼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3당 후보단일화의 전망은 어둡다. 그동안 완주 의사를 피력해 온 유 후보는 당의 이 같은 입장에 강력하게 반발했다. 유 후보 측 지상욱 대변인은 "의총에서 유 후보는 3자 후보 단일화에 대해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고 선을 그었다. 유 후보가 뜻을 꺾지 않는다면 후보 단일화를 강제할 방도가 없어 현재로선 실현가능성은 높지 않다.

홍준표 한국당 후보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에 반대의사를 밝혔다. 홍 후보는 25일 이북5도민회 방문 이후 기자들에게 "국민의당은 단일화 할 수 있는 정당이 아니다.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는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조원진 새누리당 후보, 남재준 통일한국당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 측도 거부의사를 밝혔다.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정치인에 의한 인위적 연대는 거부한다"며 "오직 국민에 의한 연대만이 가능하다. 저희는 국민의 선택을 받겠다"고 밝혔다.

다만 후보 단일화의 불씨는 살아있다. 손학규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은 "바른정당과의 단일화를 심각하게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손 위원장은 지난 22일 바른정당 이종구 정책위의장과 만나 단일화 방안을 직접 논의하기도 했다. 한국당 역시 보수후보단일화로 홍 후보의 지지율을 높인 뒤 경우에 따라 안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일단 협상을 통해서 주고받는 후보단일화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헌을 고리로 한 후보단일화가 명분이 될 수 있지만, 이는 사실상 안철수 후보를 지원하는 형태가 될 수밖에 없다"면서 "홍준표 후보 쪽은 이미 250억 원을 대출받은 상태여서 그렇게 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