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들' 에서는 조선소를 그만둔 아빠의 이야기가 공개된다. <사진=KBS1 '사람과 사람들' 캡처> |
[뉴스핌=이지은 기자] ‘사람과 사람들’에서 조선소를 그만 둔 아빠의 프러포즈가 공개된다.
26일 방송되는 KBS1 ‘사람과 사람들’에서는 ‘아빠의 프러포즈’ 편이 전파를 탄다.
이름만 대면 다 알만한 조선소에서 반평생 일했던 정준일(60) 씨. 난을 자식들에게는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일념 하나로 앞 만 보고 달리던 그가 정년을 4년이나 남기고 사표를 던졌다.
대화가 단절되어있던 아들과 세계여행을 떠나기 위해서 사표를 쓴 것. 백수가 된 정준일 씨의 하루는 마, 삶은 달걀, 사과 반 조각, 삶은 고구마 하나로 본인만의 건강식 레시피로 시작된다.
그는 자기 몸만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23년이나 된 낡은 차 괜찮트라도 열심히 관리한다. 괜찮트라의 나이는 무려 23살. 사람의 나이로 치면 환갑이다. 그런데 내부를 들여다보면 놀라움의 연속이다. 핸들박스는 론 본네트 안에 먼지 하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지어준 이름이 괜찮트라다.
그런데 그가 가장 심혈을 기울여서 관리하는 대상은 영어 강사인 딸 선영 씨다. 내일모레 서른인 선영 씨의 옷장에는 밝고 화려한 색상의 옷보다는 단색 계열의 옷이 더 많다.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 보이고 싶은 20대 선영 씨는 미니스커트는 물론 킬힐은 언감생심이다.
아빠가 출근 시간마다 지켜 서서 복장 단속을 하기 때문. 여전히 집안에서도 부장님인 아빠와 그런 아빠 때문에 괴로운 딸. 그런 아빠의 두 번째 프러포즈가 시작된다.
아빠의 첫 번째 프러포즈는 지금은 직장인이 된 아들 정재인(30) 씨와 세계여행이었다. 학창시절 아들 재인 씨가 줄여 입은 교복 바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가위질해버린 아빠.
아빠는 아들이 바르게 자라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한 일이지만 아들에겐 그 모든 것이 간섭과 강압으로 받아들여졌다. 서로에게 불신이 쌓이면서 부자는 남보다 못한 서먹서먹한 사이가 되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먼저 손을 내민 건 아빠였다.
아들 군 전역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아들에게 세계여행을 제안한 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부자의 세계여행. 200일 동안 40개국을 여행하며 24시간 붙어 지낸 두 사람. 같이 지낸 만큼 서로를 이해할 시간도 많아졌고 지금은 누구보다 가까운 절친이 됐다.
정년보다 4년이나 일찍 사표를 내는 바람에 포기해야 했던 월급이 무려 4억 원이다. 아내 배정숙(55) 씨는 30여 년간 성실한 직장인이었던 남편의 말을 듣기로 한다. 이제는 처지가 바뀌어서 남편 대신 생활비를 버는 아내.
백화점에서 시간제로 일하는 아내를 위해 남편은 중대한 결심을 한다. 아내를 위한 아내가 되어주기로 한 것. 아내가 일터로 나가면 주부 역할은 당연지사다. 직장에서 일하느라 가정에 소홀했던 준일 씨의 두 번째 프러포즈다.
딸 몰래 제주여행을 준비한 아빠 준일 씨. 딸 선영 씨는 아빠의 그런 행동들이 불편하기만 하다. 아빠의 극심한 잔소리로 우울한 청소년기를 보내고 그런 아빠를 피하고자 해외로까지 취업했던 딸.
하지만 그렇게 해서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었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퍼주는 것만이 사랑이라고 믿었던 아빠. 오랫동안 오해와 불신의 벽에 갇혀 있던 아빠와 딸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을까.
한편 ‘사람과 사람들’은 26일 오후 7시 35분에 방송된다.
[뉴스핌 Newspim] 이지은 기자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