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위해 농축산업 협상 카드로 동원할 수도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본격적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협상을 앞두고 미국 농가가 초긴장 상태다.
로펌까지 동원해대대적인 로비를 벌이며 미국 영농 축산 업계가 요구하는 것은 재협상 대상에서 제외시켜 달라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NAFTA를 역사상 최악의 무역협정이라고 몰아세우며 탈퇴 가능성마저 내비친 것은 수백 만개에 이르는 제조업계 일자리를 앗아갔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영농과 축산업계의 상황은 다르다고 로이터가 13일 보도했다.
23년간 유지된 NAFTA는 관련 업계에 안정적이고 수익성이 높은 캐나다와 멕시코 시장의 진입을 보장했다. 북미의 두 시장이 미국 농업 수출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를 웃도는 상황이다.
미국의 영농 및 축산 업계가 NAFTA 재협상을 앞두고 긴장하는 것은 트럼프 정부가 제조업계에 보다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내기 위해 농축산 부문을 협상 카드로 동원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가령, 트럼프 협상 팀이 미국 제조업계의 교역 여건을 개선하는 대신 농산물에 대한 관세를 부활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단순한 협상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멕시코의 곡물과 유제품, 축산물 수출 시장을 다른 경쟁국에 뺏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무역대표부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다음주 NAFTA 재협상의 주요 논제들을 의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보고 시한을 앞두고 미국 농축산 업계는 무역대표부가 마련한 협상의 얼개와 농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들을 면밀히 살피는 한편 적극적인 로비를 펼치고 있다.
미국 면화 생산자들이 NAFTA 협상이 불리한 방향으로 전개될 경우 관련 상품의 제조와 유통, 마케팅을 포함해 12만5000개의 일자리가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농축산 업계의 로비는 라이트하이저 대표뿐 아니라 윌버 로스 상무장관, 소니 퍼듀 농무장관까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편 NAFTA가 도입된 지난 1994년 40억달러에 불과했던 미국 농가의 멕시코 수출액은 올해 185억달러로 불어날 전망이다. 캐나다를 포함할 경우 NAFTA 체제 하에 농가 수출액은 총 4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