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자본비율 우려 해소돼…필요시 자본확충 수단으로도 사용 가능
[뉴스핌=이지현 기자] IBK기업은행이 보유중인 KT&G의 주식을 매각하지 않기로 했다. 기업은행은 외환위기 당시 정부로부터 현물 출자 받은 KT&G의 주식을 당초 올해 연말까지 매각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경영환경 개선에 따라 매각보다 보유가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IBK기업은행은 보유중은 KT&G주식의 연내 매각 결정을 철회한다고 20일 공시했다. 기업은행은 IMF 위기 당시 정부로부터 KT&G주식 951만485주(6.9%)를 현물 출자 받았다.
<사진=기업은행> |
기업은행은 2018년부터 위험가중치가 100%에서 318%로 확대된다는 판단에 따라 올해 연말까지 보유 주식을 전량 매각하기로 지난 2015년 의결했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2015년 이사회 결정 당시 자기자본비율이 12.39%로 동종업계 평균치를 하회해 주식매각을 통한 선제적 자기자본비율 개선이 필요 했었다"면서 "하지만 현재는 대손준비금에 대한 규제 완화와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지속적인 자본 확충으로 자본 적정성 관련 매각 사유가 상당부분 해소됐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기업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은 14%를 넘어 금융당국 규제수준을 웃돈다. 올해 상장주식 위험가중치 유예기간이 종료되면 KT&G주식의 위험가중치가 318%로 적용돼, 내년 기업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은 올해보다 0.16%포인트 떨어지지만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
기업은행은 주식 보유를 통한 배당 수입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주식을 처분하게 되면 매년 약 350억원의 배당수입을 더 이상 받을 수 없다. 지금까지 기업은행이 KT&G주식 보유로 번 배당수입은 약 3518억원이다.
또 2018년 이후 KT&G주식 매각을 통해 유사시 자본확충 방안으로 사용하는 것도 고려했다고 기업은행 측은 설명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금융상품 국제회계기준인 IFRS9에 따르면 매각이익은 전액 자본으로 편입되고 위험가중자산은 감소한다.
은행 내부적으로 이를 시뮬레이션 해 본 결과, 내년 이후 매각하면 현 주가 기준 약 0.24%포인트의 자기자본비율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결국 KT&G주식은 자본비율 보전재원으로 활용 가능한 가용자산으로서 장기적으로 은행 재무안정성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매각 철회는 자기자본비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영상황 등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면서 "매각여부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매각 기한인 연말을 앞두고 신속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