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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장관의 첫 타깃 '파리바게뜨'…노동부, 강력 시정 요구

기사입력 : 2017년09월21일 15:38

최종수정 : 2017년09월28일 16:55

고용부, 불법파견 제빵기사 5378명 직접고용 지시
'임금꺾기' 통한 체불임금 110억원도 지급해야
파리바게뜨 "불법파견은 있을 수 없다" 항변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취임 한달여를 맞은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의 첫 타깃은  SPC그룹의 파리바게뜨였다. 그동안 불법파견·임금체불 논란을 빚어온 파리바게뜨에 대한 강력한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고용노동부(이하 고용부)는 지난 7월 11일부터 2달 간 6개 지방고용노동청이 합동으로 실시한 파리바게뜨 본사, 협력업체, 가맹점 등 전국 68개소에 대한 근로감독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고용부는 파리바게뜨가 가명점 근무 제빵기사를 불법파견으로 사용했다며, 파리바게뜨에 대해 제빵기사 등 5378명을 직접 고용하도록 시정지시하고, 미이행 시 사법처리 및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제빵기사에 대한 연장근로수당 등 110억1700만원이 미지급된 사실도 확인했다. 미지급 수당을 조속히 지급하도록 시정지시하고 미이행 시 바로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이다.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파리바게뜨 앞을 시민이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NO' 본사 지시 일부 인정 "가맹점을 위한 일" 

이날 고용부가 발표한 근로감독 결과의 핵심은 파리바게뜨가 협력사 소속의 제빵기사들을 불법파견(무허가 파견 등) 형식으로 사용했는지 여부다. 파리바게뜨는 가맹점주가 신규 점포를 열거나 가맹점주가 바뀌는 경우 편의를 제공하고자 협력사에 소속된 제빵기사들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했다. 

고용부는 파리바게뜨가 협력사 소속의 제빵기사 등에 대해 사실상 직접 지휘·명령을 지시하며,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상 사용사업주로서의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계약의 명칭·형식을 불문하고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해, 파리바게뜨가 형식상 계약당사자가 아니라고 해도 실질적으로 사용사업주로서의 역할을 했다면 불법파견이 성립한다고 강조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실제 파리바게뜨가 제빵기사에 대해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가맹사업법) 상 교육·훈련 외에도 채용·평가·임금·승진 등에 관한 일괄적인 기준을 마련해 시행했다"며 "파리바게뜨 소속 품질관리사(QSV)를 통해 출근시간 관리는 물론, 업무에 대한 전반적인 지시·감독을 함으로써 가맹사업법의 허용범위를 벗어나 파견법상 사용사업주로서 역할을 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협력업체는 파견사업주, 파리바게뜨는 사용사업주가 되며, 협력업체·파리바게뜨 모두 파견법상 무허가 파견, 파견대상 업무 위반 등 불법파견의 책임을 지게 된다는 의미다. 

임영미 고용부 고용차별개선과장은 "파리바게뜨는 지역별 제빵기사들을 카카오톡 단체방에 묶어 놓고 시도때도 없는 업무지시를 했다"며 "노무를 직접 지휘했다는 점에서 명백히 '사용사업주'의 역할을 했기 때문에 불법파견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불법파견은 있을 수 없다"며 "본사 차원의 지시가 일부 있었던 건 인정하지만 가맹점주들의 매출관리를 위한 일"이라고 항변했다.

이어 "프랜차이즈는 가맹점주들의 매출이 올라야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기 때문에 빵맛을 좌우할 수 있는 제빵기사들에게 더 관심을 쏟을 수 밖에 없다"며 "도를 넘어선 강압적인 업무 지시는 절대 이뤄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용부는 이번 근로감독 결과에 따라 파리바게뜨에 대해 제빵기사 등 5378명을 직접 고용하도록 시정지시하고, 미이행 시 사법처리 및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정형우 고용부 근로기준정책관은 "제빵기사들이 실제로 파리바게뜨 본사의 지휘·명령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음에도 프랜차이즈 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노동관계법의 사각지대가 되어선 안된다"며 "노동관계법상 보호가 취약한 업종에 대한 선제적 감독을 실시해 취약 노동계층에 대한 보호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파리바게뜨 논란, 또 하나의 쟁점은 '임금꺾기' 

파리바게뜨 논란의 또 하나의 쟁점은 제빵기사에 대한 '임금꺾기'다. 임금꺾기는 근로자들의 연장근로 시간을 전산조작 등을 통해 최소화해 임금을 미지급하는 편법 중 하나다.  

고용부는 파리바게뜨가 11개 협력사 소속 제빵기사들에 대한 전산자료를 변경(소위 꺾기)하는 등의 방법으로 연장·휴일근로수당 등 총 110억1700만원을 미지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각종 고정수당을 통상임금에 미산입함으로써, 포괄약정 연장근로(월 20시간)에 대한 수당 과소지급액 10억100만원, 약정 연장근로시간 초과 실근로시간에 대한 수당 12억7000만원 등이 대표적이다.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전경. <사진=뉴스핌DB>

고용부 관계자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 디지털포렌식팀이 전체 제빵기사 등에 대한 전산자료를 일일이 확인·검토한 결과 상당금액이 미지급된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고용부는 제빵기사들의 임금 지불을 담당하고 있는 협력사가 연장·휴일근로수당 등 총 110억1700만원의 미지급액을 조속히 지급하지 않을 경우 곧 바로 사법처리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11개 협력사 측 주장은 고용부의 주장과 다소 차이가 있다. 고용부가 단순히 제빵기사들의 출퇴근 시간 전산자료만 놓고 무조건 임금을 지불해야 하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더욱이 고용부가 근로감독을 시작한 7월 연장근로수당에 대한 미지급액 48억을 이미 제빵기사들에게 지급했는데, 점포 오픈 전 10~30분 먼저 출근한 시간까지 전부 지급하라고 하니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11개 협력사 중 A 대표는 "원래 제빵기사들과 계약한 근무시간은 7시부터 5시까지다. 제빵기사들이 연장근무한 경우 본인이 직접 회사에 임금을 요구할 수 있고 정당한 근무가 인정되면 연장근로에 따른 임금을 지급해 왔다"며 "오전에 일찍 출근하는 제빵기사들에 대한 초과임금까지 무조건적으로 지급하라고 하는 고용부 주장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항변했다. 

이어 B 대표는 "제빵기사들의 근무태만도 적지 않게 이뤄지는 것이 사실이다. 오전에 출근이 늦거나 오후에 볼일이 있다며 오랜시간 시간을 비우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며 "단순히 출퇴근 앱에 기록된 전산자료만 놓고 출근시간을 체크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정성훈 기자 (j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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