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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북한·노근리·광주…예술가들이 '사회'를 보는 방법

기사입력 : 2017년11월10일 08:36

최종수정 : 2017년11월10일 08:36

성능경 작가 '신문 읽기' <사진=국립현대미술관>

[뉴스핌=이현경 기자] 예술가의 사회 참여활동은 남다르다. 저마다 자신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미디어를 선택했다. 행위 예술가는 자신의 몸을 통해서, 건축가들은 도시를 통해서, 사진가는 자신의 렌즈로 바라보는 세상을 프레임에 담았다.

사회적 메시지를 얹은 예술품은 이 시대를 동행하고 있는 이들에게 더욱 큰 울림을 준다. 또한 역사적인 기록물이 되어 다음 세대를 향한 교훈과 조언, 학습을 시켜주며 이것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인류의 재산이 되어가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는 ‘역사를 몸으로 쓰다’ 전이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1960년대 이후 최근까지 예술 매체로서의 신체와 몸짓이 우리를 둘러싼 사회, 역사, 문화적 맥락과 관심을 드러내 왔는가에 초점을 맞췄다.

박찬경 작가 '소년병' <사진=국립현대미술관> 

1976년 유신정권 당시의 언론 검열 상황에 대한 저항 퍼포먼스 ‘신문 읽기’를 펼친 성능경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신문 읽기’는 신문 기사는 자르고 투명통에 담고, 광고와 사진만 남은 신문을 벽면의 패널에 하루 게재하고 다음날에도 이와 같은 행동을 이어간다. 이는 분리수거 행위에 가까우며 1970년대라는 시대적 상황의 맥락에서 보면 권력에 대한 작가의 저항 정신이 스며있다.

미디어 아티스트이자 영화감독인 박찬경은 2017년 신작 ‘소년병’을 선보였다. 그는 냉전 상황에서 남북의 관계에 대해 초점을 맞췄다. 그는 인민군 병사가 산속을 배회하는 이야기를 찍었다. 북한에 대한 이념적, 정치적 관계의 프레임과 거리를 두고 휴머니즘적인 시선으로 표현했다. 이와 같은 의도에 대해 박찬경 감독은 “어떻게 보면 일상적인 이미지 접근이 더 위험할 수도 있고,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점을 보면 더욱 재미있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을 거다”라고 전했다.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에서는 ‘2017 서울 사진축제’ 행사 중 일환으로 ‘성찰의 공동체: 국가, 개인 그리고 우리’가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한국사회 안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과 시대적 상처를 사진작가들의 시선으로 담고 있다.

임안나 작가 ‘Restructure of Climax Scene#1’(위)<사진=서울시립미술관>

권순관 작가는 60년간 은폐됐던 노근리 사건에 관심을 가졌다. 그는 300여 명이 암매장된 것으로 추정된 숲의 모습을 렌즈로 바라봤다. 그는 질서, 지식으로 주어지는 역사에 대면하기보다 개인의 취향을 바탕으로 작품을 담기로 기획했다. 이에 그의 작품이 전시된 곳에는 미군기지에서 채취한 소리도 흘러나온다. 그가 생각하기로 노근리에는 침묵과 풀벌레 소리, 전차 소리가 있을 것으로 짐작했고 이에 상상을 더해 '어둠의 계곡'을 완성했다. 

임안나 작가는 ‘Restructure of Climax Scene#1’을 통해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의 작품의 피사체는 탱크다. 그는 무기를 보는 일반인들의 시선은 영화에서 통용되는 이미지에 머물러있고 ‘나’와는 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 폐무기(전시된 탱크와 같은 것) 앞에서 무심코 사진을 찍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고 무의식적인 행동 습관이다. 또한 탱크 전시장에서는 전시 기획 배경과 관련한 설명보다 탱크의 성능과 스펙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Restructure of Climax Scene#1’으로 임 작가는 전쟁과 나와의 관계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관객에게 선사했다.

임종진 작가는 ‘오월광주에 서다’ 작업으로 아무런 죄 없이 국가로부터 간첩이라는 판결을 받고 고문을 받고 상처를 받은 이들을 재조명했다. 임 작가는 이들의 심리치료를 돕고 있다. 과거 구타를 받았던 곳, 죽음을 대면했던 장소를 직접 찾아 사진을 찍으면서 과거의 아픔과 대면하며 치료하는 과정이다. 임 작가는 작품에 대해 “개인의 자존감을 무너뜨린 장소에서 옛날의 기억을 지속해서 만나며 자신을 살피고 돌아보는 과정을 담은 것”이라면서 “최근 이분들은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사진으로 자신의 삶을 재생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가슴 뭉클하게 하는 전시다.

건축 단체의 사회 활동 <사진=이현경 기자>

건축가들 역시 사회를 향한 목소리를 꾸준히 내고 있었다. 이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내년 2월18일까지 열리는 ‘종이와 콘크리트:한국 현대건축 운동 1987-1997’에서 확인할 수 있다.

1987년부터 1991년까지 활발하게 활동한 청년건축인협회는 진보적인 건축운동단체다. 이들은 건축운동의 방향, 건축 관련 법제도, 주거 및 도시 문제, 건축의 노동조건에 주목했다. 또한 건축사 특별전형제도 폐지 운동, 용산미군기지 활용 방안으로서 공공임대주택 건설 제안, 인천 철거민 집단 이주지 설계, 대단위 개발에 대한 대안으로서 도심지 내 소필지 재건축 기획에 대해서도 고심했다. 청건협은 5회에 걸쳐 ‘청년건축’을 발간했다.

4.3그룹(1990~1994)은 건축가로서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한 학습을 계기로 건축가 14명이 모인 단체다. 당시 30~40대 건축가들이 그 동안의 실무를 통해 작업을 발표하고 건축을 설명하는 언어를 탐구했다. 이들은 이후 서울건축학교, 경기대 건축전문대학원 등 교육 단체로 활동 범위를 옮겼다. 파주 출판도시 등 2000년대 초 중요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오늘날 한국을 대표하는 주요 건축가로 성장했다.

‘건축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도 빼놓을 수 없다. 1993년부터 2000년까지 활동한 이 단체는 1993년 5월 설계, 감리 분리 방안에 반대하는 소장 건축가들을 주축으로 결성됐다. 이들은 건축 인허가 과정에 만연하던 부정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a마크 운동’을 벌이는 등 사회활동에 관심을 기울였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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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통령 탄 헬기 추락…'악천후' 탓 수색 난항으로 생사 불명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일행을 태운 헬기가 19일(현지시간) 추락했지만 기상 악화로 수색 활동이 난항을 겪으면서 아직까지 생사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날 이란 내무부는 라이시 대통령이 탑승한 헬기가 북서부 동아제르바이잔주(州) 중부 바르즈건 인근의 디즈마르 산악 지대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날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국경 인근에 건설한 아라스강의 댐 준공식에 참석했다가 돌아오는 길이었다. 사고 헬기에는 라이시 대통령과 함께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 말리크 라흐마티 동아제르바이잔 주지사, 타브리즈 지역 종교지도자 아야톨라 모하마드 알하셰미, 경호원 등이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앞서 사고 헬기가 비상착륙 했다고 보도했다가 내무부 확인을 거친 뒤 추락으로 표현을 바꿨다. 아흐마드 바히디 이란 내무장관은 "사고 접수 후 구조대 40개 팀을 급파했으나 악천후와 험한 산악 지형 때문에 수시간이 지났지만 구조대가 사고 현장에 아직 도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헬기 추락 인근 지역에 구조대가 급파됐으나 안개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모습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5.20 kwonjiun@newspim.com 이란 정부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헬기 추락으로 라이시 대통령과 압돌라히안 외무장관의 생사가 위기"라며 "우리는 여전히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지만 현장에서 나오는 정보는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사고 헬기에 타고 있던 승무원 한 명과 또 다른 탑승자 한 명이 구조대원들과 접촉했다는 증언도 나왔고, 헬리콥터 위치를 파악했다는 보도도 나왔으나 국제적십자사 조직인 이란 적신월사는 보도를 부인했다. 이란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헬리콥터가 추락한 이후 라이시의 안전을 기원한다면서도 이번 사태로 국정 혼란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신께서 존경하는 라이시 대통령과 그의 동료들을 국가의 품으로 돌려주시기를 바란다. 우리 모두는 이들의 안전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이라크, 튀르키예 등 인근 국가와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은 구조와 수색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헬기 사고 소식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수색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러시아에서는 마리아 자하로바 외교부 대변인이 "실종 헬기 수색과 사고 원인 조사에 필요한 모든 도움을 건넬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외무부는 성명에서 "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란 이슬람 공화국을 지지하고 있으며 이란이 필요로 하는 모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도 이번 사고를 예의주시 중이다. 백악관은 조지아주를 방문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고를 보고받았다고 밝혔고 미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라이시 대통령이 탄 헬기 사고 보도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소셜미디어 엑스에 글을 올려 "이란 대통령과 외무장관을 태운 헬기가 예기치 않게 비상 착륙했다는 뉴스를 보고 있다"며 "EU 회원국 및 파트너들과 함께 상황을 긴밀히 주시 중"이라고 전했다. kwonjiun@newspim.com 2024-05-20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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