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련형 전자담배 '릴' 출시..BAT·필립모리스에 도전장
거대유통망에 가격경쟁력까지..셈법 복잡해진 전자담배
[뉴스핌=전지현 기자] 국내 담배업계 1위 KT&G가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 뛰어들면서 외국계 담배회사인 필립모리스·BAT와 3파전에 돌입했다.
(사진 위측부터 좌측 아래까지). KT&G '릴', BAT '글로', 필립모리스 '아이코스'. <사진=각사> |
7일 KT&G는 궐련형 전자담배 '릴'을 첫 공개한 후 20일부터 서울 및 일부 수도권 GS25매장서 단독판매에 나설 것을 밝혔다. KT&G가 기존 궐련 담배 외 새로운 카테고리 담배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KT&G '릴'을 사용하는 전용 담배 '핏'은 캡슐을 활용, 앞서 시장을 선점한 필립모리스 '아이코스'와 BAT '글로'에 차별화를 꾀했다.
가격 역시 '아이코스'의 전용 담배 '히츠'와 BAT코리아 '글로'의 '네오스틱'과 동일한 4300원에 내놨다. 최근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상 가능성에 5000원대까지 올려야 한다는 경쟁사 주장에 아랑곳하지 않은 셈이다.
임왕섭 KT&G 제품혁신실 상무는 "향후 세제 문제 등으로 세금이 오르면 스틱 가격 인상을 검토할 예정"이라면서도 "현재는 가격인상을 고려하지 않는다. 시장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끝내지 못한 유해성분 임상실험, 향후 논란 가능성
관련업계는 소문만 무성했던 KT&G '릴'이 '가격경쟁력'과 거대영업망을 바탕으로 전자담배 시장 '다크호스'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KT&G는 출시 초기 서울권 편의점 GS25를 통해 시장가능성을 엿본 뒤, 추후 지방까지 확대할 계획임을 빼놓지 않아 거대 영업망을 통한 물량 공세를 예고했다.
임 상무는 "지방 판매는 시장을 확대하면서 단계적으로 살필 것"이라며 "첫 전자담배이기 때문에 사용자 측면에서 어떤 것이 발생할 수 있는지 알수 없었다. 확대 계획은 추후 밝히겠다"고 했다.
특히 담배업계 '절대강자'는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진출 후발주자라는 점을 감안한 듯 독특한 마케팅도 도입했다. 최근 전자담배 디바이스의 잦은 고장으로 소비자 불만이 급증한 데 따른 해결책으로 찾아가는 A/S란 서비스를 실시한다. 이 서비스는 KT&G 고객센터를 통해 기기 A/S를 접수하면 전담직원이 직접 소비자가 있는 곳으로 방문하는 제도다.
다만, KT&G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유해성 논란에 대해선 구체적인 수치를 제공하지 않아 섣부른 제품 출시 아니냐는 논란도 일 전망이다. 필립모리스와 BAT는 '아이코스'와 '글로' 출시 당시, 타르와 니코틴 등 유해성분에 대한 면밀한 공개로 안전성 입증에 노력을 기울인 반면, KT&G는 수치는 커녕 임상실험 결과조차 아직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임 상무는 "기존 담배에서 나오는 유해성분 측정과 이 성분들이 얼마나 저감되는지에 대한 단계까지는 확인했다"면서도 "임상실험 등 추가실험은 시간이 부족해 결과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KT&G 릴의 등장에 편의점업계 역시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 1위 CU가 궐련형 전자담배 '다크호스'로 떠오르는 KT&G '릴' 독점 판매권을 GS25에 빼앗기면서 전자담배 '경쟁' 주도권 싸움에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앞서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전자담배 아이폰'으로 불리는 '아이코스' 초기 독점판매로 '아이코스 효과'를 누렸다. 당시 BGF리테일의 아이코스 GP(매출총이익)마진은 기기(충전식 전자장치)가 6%, 히트스틱 9% 수준일 것으로 추정되면서 기존 일반담배와 유사한 수준의 마진을 거둬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GS25는 BAT '글로'의 단독판매에 나서며 바짝 뒤를 추격했지만, 글로 판매망이 최근 CU까지 확대되자, '릴' 단독판매권을 따냈다. 때문에 관련업계는 현재 점포수 경쟁이 치열한 편의점 '1위 쟁탈전'에 추후 GS25에 '릴 효과'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릴은 기존 경쟁사들의 단점을 보완한 반면, 가장 많은 영업사원 수를 보유한 거대 유통망으로 중장기 시장점유율이 40%까지 달성 가능할 것"이라며 "기존 업체들의 수성 전략을 어떻게 펼쳐나갈지 관심이 집중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