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부터 남녀 9명을 살해, 시신을 숨겨온 시라이시 타카히로 용의자 <사진=유튜브 캡처> |
[뉴스핌=김세혁 기자] 지난 2개월간 남녀 9명을 살해하고 시신을 숨긴 일본 연쇄살인마의 정체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시라이시 타카히로(27) 용의자는 몇 명을 죽여야 사형을 당하는지 검색하는가 하면, 문자로 피해자 입막음을 시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시신을 숨겨야만 했던 이유는 다름아닌 장롱면허였다.
■"자살 결심했다면 주변에 말하지 마라"
일본 카나가와현 자마시 일대에서 벌어진 남녀 9명 연쇄살인과 관련, 경찰은 시라이시 용의자의 휴대폰 조사 결과 매우 주도면밀한 범행임을 확인했다.
9일 요미우리에 따르면, 경찰은 용의자 스마트폰에서 "자살을 결심했다면 주변에 결코 알리지 마라"는 문자를 발견했다. 경찰은 용의자가 피해자를 불러낼 때 철저한 입막음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시라이시 용의자의 아파트 아이스박스에 담겨있던 시신 DNA 감식결과, 피해자 신원이 조금씩 밝혀지고 있다. 경찰은 9명 중 적어도 미성년자 여성 4명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했다. 용의자가 체포되기 전 휴대폰으로 접촉한 실종자들은 후쿠시마시 여고생(17), 군마현 여고생(15), 사이타마시 여고생(17), 카나가와현 여성(21), 그리고 요코스카시의 남성(20) 등 5명이다.
■"얼마나 죽이면 사형에 처해지나"…인터넷에 엽기 질문
TV아사히는 9일 뉴스를 통해 시라이시 용의자가 과거 인터넷에 올린 질문을 공개했다. 검경합동수사본부는 용의자가 몇 명을 죽여야 사형에 처해지는지 스마트폰으로 질문·검색한 사실을 밝혀냈다.
알려진 것처럼 시라이시 용의자는 지난 8월2일 트위터에 "고기가 갑자기 많이 들어왔다. 어떻게 처리해야 하냐"는 내용의 질문도 게재한 바 있다. 최근 조사에서는 용의자가 시신이 부패하면서 나는 악취를 처리하는 방법 역시 검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용의자가 피해자 시신을 잘라 아이스박스에 담는 과정을 인터넷 검색에 의존했지만 법의학자도 놀랄 만큼 정교하고 매끄러운 솜씨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檢 "시라이시 운전 못해"…시신 유기할 계획 따로 있었다
수사본부는 용의자가 시신을 더운 여름 집안에 숨길 수밖에 없었던 사정도 밝혀냈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검찰은 시라이시 용의자를 취조하는 과정에서 그가 운전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검찰 조사에서 용의자는 "운전을 못하므로 시신을 아이스박스에 넣을 수밖에 없었다"며 "언젠가 다른 방법으로 시신을 유기할 생각이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시신유기를 위해 누군가와 공모를 시도했을 가능성도 조사 중이다.
조사본부는 용의자가 운전면허는 취득했으나 운전경험이 전혀 없는 일명 '장롱면허' 소지자였다고 설명했다. 운전대를 거의 잡아보지 않은 용의자가 시신 9구를 차량으로 유기하기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랐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어린 시절 부모 별거…고교시절엔 드라마 출연
용의자의 부모는 그가 아주 어린 시절 성격차이로 별거했다. 용의자 가족과 가까운 주민들은 시라이시의 모친이 딸만 데리고 집을 나갔다고 기억했다. 다만 부친은 딸이 학교를 멀리 다녀 아내가 따라간 것뿐이라고 둘러댔다. 수사본부는 부모의 별거가 시라이시의 성장에 악영향을 준 것인지 수사 중이다.
그런가하면, 용의자는 고등학생 시절 드라마에 출연한 것으로 조사됐다. 데일리신초에 따르면, 고교시절 용의자는 일본TV 드라마 보조출연자 오디션에 응모했으며, TV에 출연한 적이 몇 차례 확인됐다. 당시 용의자는 친구들에게 "수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었다"고 자랑했다.
한편 지난달 31일, 카나가와현 자마시에 자리한 시라이시 용의자의 아파트에서 아이스박스에 담긴 남녀 시신 9구가 발견돼 열도가 충격에 빠졌다. 경찰과 검찰은 합동수사본부를 꾸리고 사건의 전말을 캐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