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전날 급락에 이어 내림세로 출발한 뉴욕증시가 보합권에서 혼조 양상을 나타냈다. 다우존스 지수와 S&P500 지수는 9주만에 주간 기준 내림세로 돌아섰다.
이날 낙폭이 좁혀졌지만 투자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개혁안이 표류할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전날 상원이 내놓은 법인세 인하 1년 연기안이 추세적인 하락 반전을 초래하지는 않더라도 단기적인 조정의 빌미로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10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는 39.73포인트(0.17%) 떨어진 2만3422.21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2.32포인트(0.09%) 내린 2582.30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0.89포인트(0.01%) 소폭 오른 6750.94에 거래됐다.
새로운 상승 모멘텀이 등장하지 않은 가운데 공화당 상원의 법인세 인하 연기 움직임에 대한 실망감이 전날에 이어 투자 심리를 압박했다.
지난주까지 8주 연속 오르는 기록을 세운 다우존스 지수가 9월 이후 처음으로 주간 기준 하락했고, 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 지수가 최근 1개월 사이 2.2% 하락하는 등 주가 상승 동력이 꺾이는 조짐이 뚜렷하다.
미국 3분기 기업 실적이 대체로 호조를 이뤘고, 매크로 경제 지표 역시 개선되고 있지만 세제개혁안의 통과나 그 밖에 새로운 모멘텀이 제시되지 않을 경우 밸류에이션 부담을 이겨내기 어렵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캐피털 증권 운용의 켄트 잉겔크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개혁안이 의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주가 향방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BTIG의 케이티 스톡턴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단기적인 과매수 상태가 주가를 압박하고 있다”며 “앞으로 1~2주에 걸쳐 주식시장이 조정을 거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식시장이 지난 수 주일 동안 세금 인하에 대한 기대로 랠리를 펼친 만큼 모멘텀 상실이 가격에 반영되는 과정이 전개될 것이라는 얘기다.
필라델피아 트러스트의 리처드 시첼 최고투자책임자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주식시장이 지금까지 세제개혁안을 둘러싼 워싱턴의 움직임과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형성했다”며 “여기에 주가가 더 이상 저렴하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장기적으로 보다 매력적인 대체 자산을 찾는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종목별로는 실적 호조를 기록한 IT 섹터와 유통주가 강세를 나타냈다. 그래픽 칩 업체 엔비디아가 전날 장 마감 후 내놓은 3분기 성적표를 호재로 5% 이상 뛰었고, JC페니 역시 시장 예상치를 넘어선 실적에 14% 폭등했다.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미시간대학이 발표한 11월 소비자신뢰지수 예비치가 97.8을 기록해 전월 최종치 100.7과 시장 전망치 100.7을 밑돌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