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평창 롱패딩에 새 몇마리 털이 들어가는지 아세요?

기사입력 : 2017년12월04일 14:00

최종수정 : 2017년12월04일 18:08

오리·거위·앙고라토끼, 산채로 털뽑혀
동물 학대 논란으로 新소재 선호 현상
털갈이 때 채취·대체재 사용업체 증가

[뉴스핌=심하늬 기자] "와 저게 다 몇 마리야?" 직장인 전민지씨(28)는 최근 '평창 롱패딩'을 사려고 줄 선 사람들을 보며 고통받는 거위를 떠올렸다. '한 벌에 15~25마리의 털이 들어가니, 3만 벌이면 45~75만 마리.'

최근 패딩 제작 과정의 동물 학대 요소를 알게된 전씨는 동물의 털을 사용하지 않은 신소재 패딩을 사기로 했다.

지난 22일 오전 7시경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지하연결통로에 평창롱패딩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다. [뉴스핌DB]

패딩 제작 과정의 동물 학대 요소를 의식해 비건 패션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고 있다. 비건 패션이란 동물의 가죽이나 털을 사용하지 않고 만든 옷이나 가방 등을 이르는 말. 동물 털 패딩은 가볍고 따뜻해 대체재가 없다는 인식이 일반적이지만 최근에는 프리마로프트, 웰론 등 동물 털을 대체할만한 신소재 패딩이 많이 출시되고 있다.

'모피'를 보며 동물 학대를 연상하는 사람은 많지만, 일반적으로 입는 '패딩'에서 학대받는 동물을 떠올리는 이는 많지 않다. 하지만 오리털이나 거위털을 충전재로 쓰는 대다수 패딩은 동물 학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동물보호단체 페타(PETA) 등에 따르면 식용·산란용으로 사육되는 오리나 거위는 보통 생후 10주부터 마취도 없이 산 채로 털을 뜯기기 시작한다. 이때의 고통은 사람이 머리카락을 통째로 뽑히는 것과 비슷하다. 다시 털이나면 뽑히고 또 뽑히다 도살당하는데, 털을 뽑히는 고통에 쇼크사하는 오리나 거위도 있다.

산 채로 털 뽑히는 거위의 모습 <사진=PETA 동영상 캡쳐>

모자 장식에 쓰이는 라쿤 털도 마찬가지. 라쿤은 평생 비좁은 철창에 갇혀 살다 숨이 끊기기도 전에 가죽이 벗겨지며 생을 마감한다. 죽은 후에는 털의 윤기가 사라져 상품 가치가 떨어지고, 가죽이 경직돼 벗기기 어렵기 때문이다. 겨울철 니트 등에 쓰이는 앙고라는 살아있는 앙고라 토끼에게서 뽑은 털이다.

겨울철 패딩 한 벌에는 조류 15~25마리의 털이 들어간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롱패딩은 길이가 길어 보통보다 더 많은 털이 들어간다. 제조 과정에서 동물 윤리는 경제 논리에 밀리고 만다.

때문에 비건 패션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직장인 김민수씨(29)는 "거위털 패딩은 도축된 거위의 털로 만드는 줄 알았는데, 살아있는 거위가 털을 뽑히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며 "이미 산 패딩은 최대한 오래 입고, 새로 사게 된다면 동물의 털이 들어가지 않은 옷으로 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물 털을 대체할 만한 패딩 소재로는 프리마로프트, 웰론, 신슐레이트 등이 있다.

프리마로프트는 미국 군용으로 개발됐다. 합성 섬유를 이용해 천연 충전재의 '다운볼' 모양을 재현해냈다. 천연 충전재와 달리 젖더라도 단열 효과가 96% 유지되고, 세탁을 해도 쉽게 마르며 형태가 잘 유지된다.

프리마로프트 소재로 만든 패딩. <사진=에이글>

국내 기업인 세은텍스가 특허를 가지고 있는 '웰론' 소재는 오리털 대체재로 개발됐다. 합성 섬유로 만들어 냄새가 적고 알레르기도 적게 유발한다. 조성준 세은텍스 총괄팀장은 "기능, 보온력, 필파워, 벌키(부푸는 정도) 등이 덕다운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단점은 무게. 덕다운 1kg의 기능을 위해서는 웰론 1.2kg 정도가 필요하다. 조성준 팀장은 "최근 관련 문의가 많이 늘었다"고 전했다.

동물 윤리를 지키며 천연 충전재를 채취한 회사도 있다. 미국 의류업체 '파타고니아'는 새가 털갈이 중일 때 모은 털이나 도축된 새의 털만 사용한다. 살아있는 조류에게서 억지로 뽑은 털은 안 쓴다. 파타고니아는 시즌마다 제품을 생산할 때 유통과정 추적 조사를 실시한다.

동물보호단체 등 전문가들은 소비자의 인식이 바뀌어야 신소재 연구 등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궁극적으로 동물 학대도 줄 것이라고 말한다. 동물보호단체 '동물을 위한 행동'의 한 활동가는 "조류의 털로 만든 패딩이 많이 생산되고 인기를 끄는 것은 수요의 문제이므로 제조사나 기업을 비판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사회 전반의 인식이 변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심하늬 기자 (merongya@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서울 전역 올 첫 폭염주의보 [서울=뉴스핌] 최수아 기자 = 서울 전역에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기상청은 30일 오후 12시를 기해 서울 전역과 경기도 과천, 성남, 구리, 화성에 폭염주의보를 발효했다. 같은 시각 경기도 가평, 광주는 폭염주의보가 폭염경보로 격상됐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 낮 최고기온이 30도까지 올라 후덥지근한 날씨를 보인 29일 서울 광화문 광장 분수대에서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5.06.29 yooksa@newspim.com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경우 내려진다. 폭염경보는 체감온도 35도 이상이 2일 이상 지속되거나, 광범위한 지역에서 심각한 피해가 예상될 경우 발효된다.   체감온도는 기온에 습도, 바람 등의 영향이 더해져 사람이 느끼는 더위나 추위를 정량적으로 나타낸 온도다. 온도와 습도가 10%p 증가시마다 체감온도가 1도 가량 증가한다.  앞서 전날 저녁 이날 오전 9시까지 서울은 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돼 올해 첫 열대야가 발생했다.  geulmal@newspim.com 2025-06-30 13:21
사진
"7월 1일 출석하라" 재통보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내란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오는 7월 1일 오전 9시에 2차 대면조사를 위해 출석해 달라고 통보했다. 박지영 내란 특검보는 29일 저녁 서울고검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소환 일정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 측 의견을 접수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해 7월 1일 오전 9시에 출석하라고 통지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29일 새벽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에 마련된 내란특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2025.06.29 leehs@newspim.com 박 특검보는 "(소환 일정) 협의는 합의가 아니"라며 "결정은 수사 주체가 하는 것이고 윤 전 대통령 측 의견을 접수한 뒤 특검의 수사 일정이나 여러 필요성 등을 고려해 출석 일자를 정해서 통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변호인단 측의 반응은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측에 오는 30일 출석하라고 통보했으나, 윤 전 대통령 측은 방어권 보장 등을 이유로 오는 7월 3일 이후로 조사 일정을 잡아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특검팀이 당초 날짜보다 하루 늦은 7월 1일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재통보한 것이다. 특검팀은 경찰청에 수사방해 사건 전담 경찰관 파견을 요청했다고도 밝혔다. 윤 전 대통령 측이 지난 28일 첫 대면조사에서 박창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총경) 교체를 요구하며 조사를 거부한 행위가 특검법상 수사방해 행위에 해당한다고 특검팀은 판단하고 있다.  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이) 변론의 영역을 넘어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이는 특검법에서 정한 수사방해 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며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 특검은 수사방해 사건을 전담할 경찰관 3명을 경찰청에 파견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검법 수사 대상에 보면 일련의 수사 방해나 재판 방해도 수사의 대상이 돼 있다"며 7월 1일 2차 대면조사에서도 박 총경이 계속 조사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hong90@newspim.com 2025-06-29 22:1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