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비회원 산유국 공급 전망치 첫 상향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시장의 수급 균형이 목표 수준에 근접했다는 진단을 내렸다.
산유국들의 대대적인 감산에 따라 재고 물량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는 것. 다만 미국 셰일 업계가 시장 질서를 흔들어놓을 수 있는 잠재 리스크라는 지적이다.
송유관 <출처=블룸버그> |
13일(현지시각) OPEC은 산유량과 재고 물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한 데 따라 원유시장이 목표 수준만큼 균형점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모하마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은 이날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원유 공급 과잉 규모가 5년 평균치 대비 1억3000만배럴 웃도는 수준까지 축소됐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OPEC이 제시한 전망치인 1억5400만배럴을 밑도는 수치다. OPEC 이외에 러시아를 포함한 비회원 산유국들이 적극적인 감산에 참여한 결과로 풀이된다.
산유국들이 감산에 돌입하기 전 원유 공급 과잉 규모는 3억8000만배럴에 달했다. 과잉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감산에도 불구하고 유가는 상승 폭이 크게 제한됐다.
바르킨도 사무총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원유 시장의 펀더멘털이 최근 수년래 가장 강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며 “글로벌 경제의 성장 회복이 산유국의 감산과 함께 유가 안정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OPEC의 산유량이 내년 말까지 현 수준에서 유지될 경우 전세계 원유 재고 물량이 2억7400배럴 가량 추가로 감소할 전망이다.
다만, OPEC은 미국 셰일 업계의 공급 확대가 앞으로 원유시장 수급과 유가 안정을 해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OPEC은 이날 월간 보고서를 통해 2018년 비회원 산유국의 공급 전망치를 하루 30만배럴 상향 조정했다. 특히 미국 셰일 업계의 생산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OPEC이 비회원 산유국들의 공급 전망을 상향 조정한 것은 지난 여름 데이터를 제공하기 시작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내년 미국 석유업계의 생산 증가 폭이 하루 18만배럴 늘어난 110만배럴에 이를 것으로 OPEC은 전망했다. 또 올해 원유시장의 지속 여부가 미국의 공급 추이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