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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칼날 위에”...日 모리토모 사학스캔들, 정계를 뒤흔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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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까지 관련된 사학 비리로 직격탄 맞아
리더십에 구멍 생기며 장기집권 플랜에도 빨간불
금융 시장에서는 '아베노믹스' 종료 경계감 확산

[뉴스핌=오영상 전문기자] ‘모리토모(森友) 스캔들’이 일본 정계를 뒤흔들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晉三) 총리의 낙승이 예상됐던 올 가을 자민당 총재 선거에 빨간불이 커졌고, 아베 총리의 구심력이 저하되면서 개헌 일정 등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시장에서는 아베 총리 퇴진에 대한 경계감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모리토모 스캔들이란 사학재단 모리토모 학원이 국유지를 감정가의 1/10 수준(약 95억원의 토지를 14억원에 매입)의 헐값에 매입하는 과정에 아베 총리와 부인 아키에(昭恵) 여사가 관여했다는 의혹을 말한다. 아키에 여사가 이 학원의 초등학교 명예 교장을 지내기도 해 ‘아키에 스캔들’이라고도 불린다.

지난해 2월 처음 문제가 불거진 뒤 야당 국회의원들이 관련 문서의 제출을 요구했고, 일본 재무성은 5월 문서를 공개했다. 모리토모 문제는 공개된 문서에 조작 의혹이 제기되면서 일본 정계를 뒤흔드는 스캔들로 확대됐다.

지난 3월 2일 아사히신문은 재무성이 국회에 제출한 문서 내용 일부가 삭제되거나 변경됐다고 보도했다. 작성 당시 문서에 기재됐던 ‘본건의 특수성을 감안’, ‘특례 처리에 대한 재무성 승인 결재 완료’ 등의 문구가 삭제됐고, 학원 측의 ‘요청’이라는 문구가 ‘제안’으로 바뀌었다는 것. 아베 총리와 아키에 여사, 일부 정치인들의 이름도 삭제됐다고 지적했다.

사건이 확대되면서 지난 7일엔 당시 매각 문서 작성을 담당했던 긴키(近畿) 재무국 소속 남성 직원이 자살했고, 9일에는 당시 재무국장이었던 사가와 노부히사(佐川宣壽) 국세청장이 사임했다. 조작 의혹을 완강히 부인했던 재무성은 결국 지난 12일 과거 국회에 제출했던 문서가 의도적으로 조작됐다는 점을 인정했다. 재무성에 따르면 조작된 문서는 총 14건에 이른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부인 아키에 여사. <사진=AP/뉴시스>

◆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 빨간불...개헌 일정도 불투명

일본 야당과 여론은 일제히 아베 정권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제1 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대표는 “도저히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며 “국회 보고자료 조작이 1년 간 이어져왔다는 건 아베 정부의 문제를 넘어 일본 의회제 민주주의를 흔드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여론도 들끓었다. 재무성의 조작 인정 발표 후 총리 관저 앞에는 분노한 시민들이 모여 들었다. 시민들은 ‘아베는 물러나라’ ‘아베 내각은 총 사퇴하라’고 외치며 분노를 표출했다. 시위에 참가한 사토 히로미(佐藤ひろみ·71)씨는 “정부가 직원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직원이 멋대로 조작을 할 리가 없다”며, 아베 총리의 책임을 추궁했다.

‘아베의 1강 독주’, ‘대항마가 없다’던 아베 총리의 입지가 흔들리면서 오는 9월 치러지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13일 산케이신문이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총리 후보 지지율에서 아베 총리는 30.0%,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은 28.6%를 기록했다. 둘 간의 격차는 1.4%포인트에 불과하다. 1월말~2월초까지만 해도 아베 총리는 35%, 이시바 전 간사장은 17%에 불과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여당 내 야당으로 불리며 대표적인 아베 총리의 비판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지방에서 인기가 높아 아베 총리의 대항마로 꼽힌다. 2012년 자민당 총재 경선에서는 1차 투표에서 아베 총리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자민당은 아베 총리의 장기 집권을 위한 포석으로 당 규약을 개정해 총재 연임을 기존 2회(6년)에서 3회(9년)로 늘렸다. 자민당 총재 연임은 아베가 총리직을 계속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지금은 자민당 내에서도 비판이 속출하는 상황이다. 당 내 최고 의사결정 기구의 하나인 자민당 총무회는 13일 “정말로 중대한 문제다.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며, 아베 총리에게 철저한 진상 해명을 요구했다.

나카노 고이치 조치대학교 정치학 교수는 “현 상황은 대내외적으로 아베 총리 사상 가장 큰 위기”라며 “아베 총리가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해 현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내각 지지율도 하락하고 있다. 13일 발표된 NHK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베 내각을 지지한다고 답변한 사람은 전월보다 2%포인트 하락한 44%였다. 반면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은 38%로 지난달에 비해 4%포인트 상승했다. 산케이신문과 요미우리신문의 조사에서는 전월에 비해 6%포인트나 급락했다.

아베 총리가 일생의 과제로 삼고 추진하는 개헌 일정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아베 총리는 연내 개헌안의 국회 발의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일하는 방식 개혁’ 법안이 좌초된 데 이어 사학 스캔들까지 터지면서 강력했던 리더십에 구멍이 생겼다. 요미우리신문은 “모리토모 스캔들로 ‘국민적 (개헌) 논의’를 벌일 만한 기운이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립 여당을 구성하고 있는 공명당의 반응도 차갑기만 하다.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는 “행정부가 신뢰를 잃었다. 입법부를 경시한 일은 용납할 수 없다”며, 당장의 문제를 우선 처리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아베 정권을 규탄하는 시위대의 모습.<사진=NHK>

◆ 시장에서는 ‘아벡시트’ 경계감 확대

금융 시장에서는 ‘아벡시트(Abexit)’에 대한 경계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번 스캔들이 아베 총리의 사임으로 이어져 그동안 시장을 부양해 왔던 ‘아베노믹스’가 조기 종료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벡시트는 ‘아베노믹스(Abenomics)’와 ‘엑시트(Exit)’를 합친 말로 아베 총리의 퇴진을 의미한다.

투자자들이 아베노믹스에 희망을 품게 된 주된 이유는 정부와 재무성, 일본은행(BOJ)이 호흡을 맞춰 일관되게 정책을 추진해 왔다는 점이다. 경제 성장과 디플레이션 탈피를 위한 과감한 금융완화정책은 엔화 약세와 주가 상승을 가져왔다.

JP모간체이스의 사사키 토루 일본 시장 리서치 책임자는 “글로벌 투자자에게 아베노믹스는 주가 상승, 엔화 약세, 일본 경제의 개선”이라며, “아베 총리의 퇴진은 투자자들의 인식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즈호은행의 가라카마 다이스케도 “아베 정권이 퇴진하면 (대규모 양적완화를 주도하는) BOJ의 구로다 하루히코(黒田東彦) 총재의 퇴임 리스크도 불거질 것”이라며, “이는 양적완화 중단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벡시트에 대한 경계감은 주가 하락과 엔고를 부추기고 있다. 모닝스타 다이렉트가 해외시장의 일본주식 상장지수펀드(ETF) 약 70개를 집계한 결과, 3월 들어 유출 금액은 21억달러(약 2조2000억원)에 달했다. 금융정보서비스회사 ‘퀵(QUICK)’의 3월 외환 조사에서는 3월말 환율 예상이 평균 1달러=106.39엔으로 지난 2월말 조사에 비해 3.60엔 엔고 수준을 나타냈다.

최근 1년간 엔/달러 환율 추이<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 파문 점점 확대...추가 폭로 이어져

아베 총리는 재무성이 조작 사실을 인정한 직후 “행정 수반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국민들께 깊이 사죄드린다”며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전반적으로 해명하기 위해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모리토모 스캔들은 그야말로 점입가경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파문이 가라앉기는커녕 추가 폭로가 이어지고 새로운 사실들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13일에는 결재 문서에 첨부돼 있던 메모가 추가로 삭제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재무성은 지금까지 결재 문서 조작에 대해 재무국의 지시로 지난해 2월 하순부터 4월에 걸쳐 이루어졌다고 설명했지만, 새롭게 밝혀진 메모의 삭제는 그보다 전에 긴키(近畿) 재무국의 독자적 판단으로 이루어졌다. 이 메모에는 긴키 재무국이 국유지 계약에 대해 재무성과 상의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내용이 적혀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15일에는 지난 5일 국토교통성이 문서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총리 관저에 보고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재무성 발표가 있기 1주일 전 이미 문서 조작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다는 말이다. 이에 일부에서는 문서 조작에 총리 관저도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으며, 야당 내에서는 (5일부터 11일까지) 왜 총리 관저에서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또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살한 긴키(近畿) 재무국 직원이 “위로부터의 지시로 문서를 조작했다”는 내용의 메모를 남겼다고 보도했다. 오는 19일에는 사가와 전 국세청장을 국회에 소환해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집중 심문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입헌민주당 등 야당은 아키에 여사의 국회 출석도 요구하고 있다.

집권 이후 최대의 위기에 봉착한 아베 총리가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지. 아베 총리는 그야말로 백척간두와도 같은 칼끝에 위태롭게 서있다.

 

[뉴스핌Newspim] 오영상 전문기자 (goldendo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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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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