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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칼날 위에”...日 모리토모 사학스캔들, 정계를 뒤흔들어

기사입력 : 2018년03월16일 14:12

최종수정 : 2018년03월16일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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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까지 관련된 사학 비리로 직격탄 맞아
리더십에 구멍 생기며 장기집권 플랜에도 빨간불
금융 시장에서는 '아베노믹스' 종료 경계감 확산

[뉴스핌=오영상 전문기자] ‘모리토모(森友) 스캔들’이 일본 정계를 뒤흔들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晉三) 총리의 낙승이 예상됐던 올 가을 자민당 총재 선거에 빨간불이 커졌고, 아베 총리의 구심력이 저하되면서 개헌 일정 등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시장에서는 아베 총리 퇴진에 대한 경계감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모리토모 스캔들이란 사학재단 모리토모 학원이 국유지를 감정가의 1/10 수준(약 95억원의 토지를 14억원에 매입)의 헐값에 매입하는 과정에 아베 총리와 부인 아키에(昭恵) 여사가 관여했다는 의혹을 말한다. 아키에 여사가 이 학원의 초등학교 명예 교장을 지내기도 해 ‘아키에 스캔들’이라고도 불린다.

지난해 2월 처음 문제가 불거진 뒤 야당 국회의원들이 관련 문서의 제출을 요구했고, 일본 재무성은 5월 문서를 공개했다. 모리토모 문제는 공개된 문서에 조작 의혹이 제기되면서 일본 정계를 뒤흔드는 스캔들로 확대됐다.

지난 3월 2일 아사히신문은 재무성이 국회에 제출한 문서 내용 일부가 삭제되거나 변경됐다고 보도했다. 작성 당시 문서에 기재됐던 ‘본건의 특수성을 감안’, ‘특례 처리에 대한 재무성 승인 결재 완료’ 등의 문구가 삭제됐고, 학원 측의 ‘요청’이라는 문구가 ‘제안’으로 바뀌었다는 것. 아베 총리와 아키에 여사, 일부 정치인들의 이름도 삭제됐다고 지적했다.

사건이 확대되면서 지난 7일엔 당시 매각 문서 작성을 담당했던 긴키(近畿) 재무국 소속 남성 직원이 자살했고, 9일에는 당시 재무국장이었던 사가와 노부히사(佐川宣壽) 국세청장이 사임했다. 조작 의혹을 완강히 부인했던 재무성은 결국 지난 12일 과거 국회에 제출했던 문서가 의도적으로 조작됐다는 점을 인정했다. 재무성에 따르면 조작된 문서는 총 14건에 이른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부인 아키에 여사. <사진=AP/뉴시스>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 빨간불...개헌 일정도 불투명

일본 야당과 여론은 일제히 아베 정권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제1 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대표는 “도저히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며 “국회 보고자료 조작이 1년 간 이어져왔다는 건 아베 정부의 문제를 넘어 일본 의회제 민주주의를 흔드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여론도 들끓었다. 재무성의 조작 인정 발표 후 총리 관저 앞에는 분노한 시민들이 모여 들었다. 시민들은 ‘아베는 물러나라’ ‘아베 내각은 총 사퇴하라’고 외치며 분노를 표출했다. 시위에 참가한 사토 히로미(佐藤ひろみ·71)씨는 “정부가 직원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직원이 멋대로 조작을 할 리가 없다”며, 아베 총리의 책임을 추궁했다.

‘아베의 1강 독주’, ‘대항마가 없다’던 아베 총리의 입지가 흔들리면서 오는 9월 치러지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13일 산케이신문이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총리 후보 지지율에서 아베 총리는 30.0%,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은 28.6%를 기록했다. 둘 간의 격차는 1.4%포인트에 불과하다. 1월말~2월초까지만 해도 아베 총리는 35%, 이시바 전 간사장은 17%에 불과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여당 내 야당으로 불리며 대표적인 아베 총리의 비판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지방에서 인기가 높아 아베 총리의 대항마로 꼽힌다. 2012년 자민당 총재 경선에서는 1차 투표에서 아베 총리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자민당은 아베 총리의 장기 집권을 위한 포석으로 당 규약을 개정해 총재 연임을 기존 2회(6년)에서 3회(9년)로 늘렸다. 자민당 총재 연임은 아베가 총리직을 계속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지금은 자민당 내에서도 비판이 속출하는 상황이다. 당 내 최고 의사결정 기구의 하나인 자민당 총무회는 13일 “정말로 중대한 문제다.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며, 아베 총리에게 철저한 진상 해명을 요구했다.

나카노 고이치 조치대학교 정치학 교수는 “현 상황은 대내외적으로 아베 총리 사상 가장 큰 위기”라며 “아베 총리가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해 현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내각 지지율도 하락하고 있다. 13일 발표된 NHK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베 내각을 지지한다고 답변한 사람은 전월보다 2%포인트 하락한 44%였다. 반면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은 38%로 지난달에 비해 4%포인트 상승했다. 산케이신문과 요미우리신문의 조사에서는 전월에 비해 6%포인트나 급락했다.

아베 총리가 일생의 과제로 삼고 추진하는 개헌 일정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아베 총리는 연내 개헌안의 국회 발의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일하는 방식 개혁’ 법안이 좌초된 데 이어 사학 스캔들까지 터지면서 강력했던 리더십에 구멍이 생겼다. 요미우리신문은 “모리토모 스캔들로 ‘국민적 (개헌) 논의’를 벌일 만한 기운이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립 여당을 구성하고 있는 공명당의 반응도 차갑기만 하다.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는 “행정부가 신뢰를 잃었다. 입법부를 경시한 일은 용납할 수 없다”며, 당장의 문제를 우선 처리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아베 정권을 규탄하는 시위대의 모습.<사진=NHK>

시장에서는 아벡시트경계감 확대

금융 시장에서는 ‘아벡시트(Abexit)’에 대한 경계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번 스캔들이 아베 총리의 사임으로 이어져 그동안 시장을 부양해 왔던 ‘아베노믹스’가 조기 종료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벡시트는 ‘아베노믹스(Abenomics)’와 ‘엑시트(Exit)’를 합친 말로 아베 총리의 퇴진을 의미한다.

투자자들이 아베노믹스에 희망을 품게 된 주된 이유는 정부와 재무성, 일본은행(BOJ)이 호흡을 맞춰 일관되게 정책을 추진해 왔다는 점이다. 경제 성장과 디플레이션 탈피를 위한 과감한 금융완화정책은 엔화 약세와 주가 상승을 가져왔다.

JP모간체이스의 사사키 토루 일본 시장 리서치 책임자는 “글로벌 투자자에게 아베노믹스는 주가 상승, 엔화 약세, 일본 경제의 개선”이라며, “아베 총리의 퇴진은 투자자들의 인식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즈호은행의 가라카마 다이스케도 “아베 정권이 퇴진하면 (대규모 양적완화를 주도하는) BOJ의 구로다 하루히코(黒田東彦) 총재의 퇴임 리스크도 불거질 것”이라며, “이는 양적완화 중단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벡시트에 대한 경계감은 주가 하락과 엔고를 부추기고 있다. 모닝스타 다이렉트가 해외시장의 일본주식 상장지수펀드(ETF) 약 70개를 집계한 결과, 3월 들어 유출 금액은 21억달러(약 2조2000억원)에 달했다. 금융정보서비스회사 ‘퀵(QUICK)’의 3월 외환 조사에서는 3월말 환율 예상이 평균 1달러=106.39엔으로 지난 2월말 조사에 비해 3.60엔 엔고 수준을 나타냈다.

최근 1년간 엔/달러 환율 추이<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파문 점점 확대...추가 폭로 이어져

아베 총리는 재무성이 조작 사실을 인정한 직후 “행정 수반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국민들께 깊이 사죄드린다”며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전반적으로 해명하기 위해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모리토모 스캔들은 그야말로 점입가경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파문이 가라앉기는커녕 추가 폭로가 이어지고 새로운 사실들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13일에는 결재 문서에 첨부돼 있던 메모가 추가로 삭제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재무성은 지금까지 결재 문서 조작에 대해 재무국의 지시로 지난해 2월 하순부터 4월에 걸쳐 이루어졌다고 설명했지만, 새롭게 밝혀진 메모의 삭제는 그보다 전에 긴키(近畿) 재무국의 독자적 판단으로 이루어졌다. 이 메모에는 긴키 재무국이 국유지 계약에 대해 재무성과 상의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내용이 적혀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15일에는 지난 5일 국토교통성이 문서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총리 관저에 보고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재무성 발표가 있기 1주일 전 이미 문서 조작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다는 말이다. 이에 일부에서는 문서 조작에 총리 관저도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으며, 야당 내에서는 (5일부터 11일까지) 왜 총리 관저에서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또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살한 긴키(近畿) 재무국 직원이 “위로부터의 지시로 문서를 조작했다”는 내용의 메모를 남겼다고 보도했다. 오는 19일에는 사가와 전 국세청장을 국회에 소환해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집중 심문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입헌민주당 등 야당은 아키에 여사의 국회 출석도 요구하고 있다.

집권 이후 최대의 위기에 봉착한 아베 총리가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지. 아베 총리는 그야말로 백척간두와도 같은 칼끝에 위태롭게 서있다.

 

[뉴스핌Newspim] 오영상 전문기자 (goldendo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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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해군 2030~2040년 '건함계획' 발표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해군이 2030년대부터 2040년까지 한국형 이지스함(KDDX)을 3차까지 진행해 총 18척을 확보하고, 장보고IV 사업을 새로 시작하고, 해상초계기를 추가로 도입하기로 하는 등 새로운 '건함계획'과 '해상초계 전력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군의 이 같은 움직임은 북한이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서 각종 전술핵 탑재 무기와 신형 전략무기 체계를 대거 공개하며 대남 위협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는 데 따른 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특히 북한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초음속 순항미사일 2종, 그리고 5000톤급 신형 구축함 최현함의 장거리 타격 능력 강화 정황이 확인되면서, 우리 군의 대응체계와 방어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한화오션이 서울ADEX에 선보인 한국형 이지스함(KDDX) 모형. [사진=디펜스타임스 제공] 2025.10.20 gomsi@newspim.com ◆한국형 차기 이지스 구축함(KDDX) 12척 추가 건조 = 해군은 최우선으로 만재배수량 8000톤급 한국형 차기 이지스 구축함(KDDX) 추가 전력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해군은 세종대왕급(세종대왕함, 율곡이이함, 서애류성룡함) 구축함, 정조대왕급(정조대왕함, 다산정약용함, 3번함 건조 중) 구축함 등 이지스 구축함 6척 확보와 함께 KDDX를 최대 18척까지 보유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KDDX 사업은 배 선체부터 전투 체계, 레이더 등 무장을 국내 기술로 만드는 국산 구축함 사업이다.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한다. 신형 군함을 도입하는 7조8000억 원 규모의 KDDX 사업은 방위사업청이 우왕좌왕 하는 사이 진전되지 않고 있음에도, 해군이 KDDX Batch-Ⅱ, KDDXⅡ 사업을 만들어 국산 이지스함을 추가로 확보하려는 계획을 세운 것은 한미 간 '기술 이전 문제' 때문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이 19일 해군본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군은 지난해 6월 미 해군 측에 서한을 보내 "북한 위협 대응을 위해 정조대왕급 이지스함과 SM-3/6 함대공미사일 확보 등을 추진 중이지만, 이지스함 전투력을 크게 높이는 협동교전능력(CEC) 미탑재로 초수평선, 장거리 대공표적 대응 능력이 제한되고 있다"며 대한(對韓) 수출을 요청했다. CEC는 지구의 곡면 특성을 감안, 여러 함선과 항공기에서 레이더 등으로 추적·확보된 표적정보를 고용량 네트워크를 통해 실시간 융합·분배해서 공통 표적을 산출, 원격교전을 치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계다. 이에 대해 미 해군은 같은 해 8월 답신에서 "미 정부의 수출통제 및 기술이전 정책은 한국에 대한 CEC 수출을 지원하지 않는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미 해군은 거부의 이유로 밝힌 '수출통제 및 기술이전 정책'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호주는 2018년 호바트(Hobart)급 방공구축함, 일본은 2020년 8번째 이지스함이자 아타고급의 개량형인 마야급 이지스함에 CEC를 탑재하도록 허용했지만, 한국에는 CEC를 판매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명백하게 밝힌 것이다. 호주·일본에는 CEC를 제공한 미국이 같은 동맹국인 한국에는 수출하지 않으려는 '이중적 태도'에 실망한 해군이 이지스함 기술 국산화를 표방하는 KDDX 추가 건조로 방향을 틀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판매 거부에 따라 해군은 2030년대 중·후반까지 미국 CEC와 유사한 '한국형 해상통합방공체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선회했다. 이를 위해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로 관련 핵심기술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ADD가 개발하는 한국형 해상통합방공체계는 이지스 구축함, 해상초계기, 항공모함 등 해군 전력과의 연동, 그리고 장거리 미사일 요격체계(L-SAM) 등 첨단 무기체계에 적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미국산 전투체계를 쓰는 세종대왕급·정조대왕급 이지스함에선 한·미 간 체계 연동 및 통합 여부 등이 불확실해 원활한 운용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따라서 해군은 정조대왕급 이지스함 추가 건조보다는 KDDX 추가건조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KDDX 사업은 총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후속함 건조 순으로 이뤄진다. 개념설계는 2012년 당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수주했고, 기본설계는 2020년 현대중공업(현 HD현대중공업)이 따냈다. 현재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에 착수해야 하지만, 사업자 선정을 두고 양 업체 간 갈등이 심해지며 연기됐다. HD현대중공업은 기존 관례대로 기본설계를 주도한 업체가 수의계약을 맺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이 보안 벌점을 받은 점을 거론하며 '경쟁입찰'로 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와 현대가 서로 한 치의 양보 없이 다투고 있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다"면서 "KDDX 사업에서 한화와 현대의 대결은 '6척 싸움'이 아니라 '18척 싸움'이기 때문에 한 치의 양보 없는 대결 양상으로 치닫는 것 같다"고 했다. 해군은 현재 추진 중인 KDDX 6척 건조 사업이 출발하고, 차기호위함(FFX) Batch-IV 사업이 끝나는 즉시 곧바로 개량형이라 할 수 있는 KDDX Batch-II 사업을 실행한다는 계획이다. 최종적으로 새로운 개념을 적용한 KDDX-II 사업을 2035년 이후에 도입하기로 했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해 말 해군에 인도한 차세대 호위함(울산급 Batch-Ⅲ) 선도함 '충남함' [사진=HD현대중공업] 2025.10.20 gomsi@newspim.com ◆차기호위함(FFX) 사업 종료 후 차기호위함(FFX)-II 사업 = 한편, 해군은 기존 차기호위함(FFX) Batch-I/II/III/IV 사업을 완료한 후, 차기호위함(FFX)-II를 계획하고 있다. 해군은 FFX-II 사업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이지만, 건조시기와 구체적 제원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 현재 해군은 차기 호위함(FFX) 사업으로 총 26척의 호위함(FFG)을 전력화 한다. FFX Batch-I 사업으로 인천급 호위함 6척, FFX Batch-II 사업으로 대구급 호위함 8척을 건조했고, FFX Batch-III 사업으로 충남급 호위함 6척을 건조하고 있다. 해군은 현재 차기 호위함(FFX) Batch-IV 사업으로 2023년부터 2032년까지 약 3조2500억 원을 투입, 총 6척을 건조하는 'FFX Batch-IV'(울산급 Batch-IV) 사업을 진행 중이다. 2029~2030년경 6척의 함정 모두가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FFX 사업이 완료되면 광개토대왕급 구축함까지 모든 해역함대의 노후화된 중·대형 함정이 교체가 완료된다. ◆AI 기반의 연안초계함(OPV) 사업을 진행 = 또한 1000t급 연안초계함(OPV) 사업을 진행해, 미사일 고속함 PK-A/고속함 PK-B로 대표되는 고속함들을 보완할 계획이다. 연안초계함(OPV)은 인력 절감과 효율성을 위해 AI(인공지능) 기반의 자동화·무인화 기술이 적용된 미래형 함정이다. 1500~2200톤급으로, 기존 초계함보다 거주성 등이 향상시켜 연안 및 해상 경비, 해양 안전, 어업 지도, 해양 오염 감시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도록 설계된다. 2020년 11월 10일 대우조선해양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진수한 중형급 잠수함 2번함 '안무함(KSS-Ⅲ, 3000톤급)'. 안무함은 2018년 9월 진수한 도산안창호함에 이은 장보고-Ⅲ급 두 번째 잠수함이다. 해군이 건조하는 '장보고Ⅳ' 잠수함도 같은 체급의 형상이다. [사진=대우조선해양] 2025.10.20 gomsi@newspim.com ◆장보고IV 사업 추진에 이어 2040년경 원잠 추진 = 한편, 해군의 수중전력인 잠수함 전력증강 계획에 대해 살펴보자. 해군은 2035년 이후 현재 장보고III Batch-I/II/III를 끝내고, '장보고IV 사업'으로 넘어간다. 최종 결론이 나오기 전이지만, 해군이 밝힌 장보고IV 사업은 그동안 2000톤급 잠수함으로 알려졌으나, 해군이 이번에 밝힌 방향은 3000톤급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장보고IV 사업 이후인 2040년 무렵, 해군은 차세대 잠수함을 건조할 계획으로, 원자력 추진 기관을 탑재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P-8A 포세이돈 후속으로 한국형 해상초계기 개발 계획 = 해군은 현재 P-3C/CK와 15대와 P-8 포세이돈 6대 등 21대의 해상초계기를 보유, 휴전선 길이의 9.5배, 남한 넓이의 3.3배에 이르는 30만㎢의 작전해역에 대한 상시감시와 주요 해상교통로를 보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해군항공사령부 전력은 현재 P-8A 포세이돈 6대를 주력으로 2030년대를 맞이한다. 하지만 해군은 이번에 기존 P-3C/CK 대체용으로 한국형 해상초계기 사업을 추진할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지난 5월 29일 경북 포항기지에서 발생한 P-3CK 해상초계기 추락사고는 1968년산으로, 무려 57년을 운용한 노후 항공기의 위험성을 해군에 각인시켰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서울ADEX에서 선보인 한국형 해상초계기 모형. KAI는 2017년 스웨덴 사브가 제시한 '소드피시형'의 국내 개발 해상초계기를 제시하고 있다. [사진=디펜스타임스 제공] 2025.10.20 gomsi@newspim.com 해군 관계자는 "해군은 현재의 P-3CK 기종을 2030년까지 운용하고, 그 이후에 최신예 한국형 해상초계기를 도입을 개획하고 있다"면서 "사고가 난 초계기와 동형인 나머지 P-3CK 7대의 조종사 안전, 그리고 대잠전력의 공백을 막기 위해 한국형 해상초계기 도입사업을 앞당겨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2025년 10월 기준, 해군은 해상초계기를 해외 직도입으로 할지, 국내개발로 할지, 획득방법을 결정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1/4 분기에 획득방법을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는 2017년 스웨덴 사브가 제시한 소드피시형의 국내 개발 해상초계기를 제시하고 있다"면서 "KAI가 기존의 에어버스 A320 여객기를 개조하는 개발 계획에서 한 발짝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향후 해상초계기 추가 소요는 운용인력을 감안해 11대로 알려졌다. gomsi@newspim.com 2025-10-2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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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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