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글로벌

속보

더보기

日, 부부동성규정에 '위장이혼'도…원래 성(姓)으로 "나 돌아갈래"

기사입력 : 2018년03월20일 17:20

최종수정 : 2018년03월20일 17:20

100년 이상 이어온 '부부동성' 규정…현실과 맞지 않아
예전 성을 쓰고 싶어 위장이혼하는 케이스도

[뉴스핌=김은빈 기자] "남편에게 오는 우편물을 볼 때마다 죄책감이 들어요"'

도쿄에 거주하는 한 여성(31)은 자신의 죄책감이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말했다. 당시 그녀는 결혼을 준비하던 남자친구와 긴자(銀座)의 한 카페에 마주앉았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누군가의 아내(嫁)'로 살고 싶지 않았다"며 "성(姓)을 바꾸고 싶지 않다"고 얘기했다. 성을 바꾸는 일은 남자보다 여자에게 대부분 강요되는 일이었기에 거부감도 강했다. 다행히 남자친구는 그녀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사실혼을 제안했다. 

하지만 시부모가 분노했다. 시어머니는 남자친구에게 "너는 세뇌당했어"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사실혼을 했지만 남편의 직장은 사실혼을 '결혼'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결혼 축의금, 결혼 휴가, 매월 4만엔 상당의 주택수당도 받을 수 없었다. 사실혼 부부임을 적은 공증증서를 만들어 제출했지만 회사는 인정하지 않았다. 

경제적인 피해가 너무 크다는 생각에 부부는 지난해 말 11월 혼인신고를 했다. 여성이 아닌 남편이 성을 바꾸기로 했다. 남편은 처음엔 성을 바꾸는 일에 망설임이 없었지만, 막상 바꾸고 나자 고통을 느끼기 시작했다. 어느 날 남편이 혼잣말을 했다. "돌아갈 수 있다면 원래의 성으로 돌아가고 싶어." 죄책감이 시작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일 아사히신문은 "부부동성(夫婦同姓)규정은 메이지 시대 만들어져 100년 이상 이어져왔다"며 "법률과 현실의 골이 깊다"고 보도했다. 

부부동성 규정 대문에 가족 간에 균열이 생긴 사람도 있다. 도쿄 내 사립 중학교·고등학교의 교사를 맡고 있는 남성(34)은 대학원생이던 12년 전, 아내의 성으로 혼인신고를 했다. 장인, 장모의 부탁때문이었다. 

하지만 성을 바꾸고나자 생각보다 고통이 컸다. 취직활동을 할 때 직장에서 옛날 성을 사용할 수 있냐고 말할 때마다 "데릴사위입니까?"라는 질문을 들어 사정을 설명해야만 했다. 그는 공문서나 병원에서 호적명을 사용할 때마다 "나와는 다른 인간이 나 자신으로 존재하는 것 같은 감각을 느꼈다"고 했다. 

결국 남성은 2015년 예전 성으로 돌아가기 위해 아내와 서류 상 '위장 이혼'을 했다. 어머니로부터 "이혼을 할 만큼의 일이 아니다"라는 얘기를 들었지만 강행했다. 

하지만 형식 상 이혼이라고 해도 아내는 저항감이 있었고, 부부 간의 입씨름도 점점 늘어났다. 아이들은 부모의 싸움을 못본 척했지만 그런 모습을 보는 것도 힘들었다. 이 이상 부모가 싸우는 모습을 보이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카야마(岡山)시에서 철학자로 활동하는 마쓰가와 에리(松川絵里·38)는 2013년에 남편의 성인 미요시(三好)로 혼인신고를 했다. 하지만 일에서는 원래의 성인 마쓰가와(松川)를 계속해서 사용하고 있다. 이름이 바뀌면 논문이나 저서를 검색해도 결혼 이전의 것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경력이 단절될 우려가 있다. 

옛날 성을 사용하고 있지만, 일과 관련된 서류를 작성할 때는 마쓰가와 성을 사용해야만 한다거나, 미요시 성을 함께 써야 하는 일이 많았다. 마쓰가와씨는 "저처럼 이름을 내걸고 일하는 사람은 성을 바꾸면 지장이 크다"라며 "수속이 많기 때문에 무척 번거롭다"고 말했다. 

◆ 부모의 이혼·재혼에 휘둘리는 아이들

부모의 성 문제에 휘둘리는 경험때문에 부부별성(別姓)을 원하는 아이들도 있다. 관동(関東)지방에서 생활하는 한 여고생(18)은 올해 3월 졸업식에서 사진을 찍다 어색한 순간에 직면했다. 사진을 찍기 위해 펼친 졸업증서를 본 친구가 "어라? 어째서..."라고 말했기 때문이었다.

졸업 증서에는 1년 반 전 어머니가 재혼하면서 바뀐 성이 쓰여있었다. 학교에서는 어머니의 옛날 성을 계속 사용해왔다. 성이 바뀌면 '집안 사정'이 드러나게 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재혼 직후 어머니의 부부관계는 악화됐다. 결혼한 지 1개월만에 남성의 집에서 현재 어머니와 살고 있는 집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올해 봄 진학한다. 어머니가 이혼한다면 원래의 성으로 돌아갈 수 있다. "원래의 성으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고 싶다"고 말하지만, 남성이 어머니의 이혼요청에 응하지 않는 상황이다.

그녀는 장래 결혼을 해 아이가 생길 때를 대비해 부부별성이 가능하길 바라고 있다. 자신이 이혼하지 않을 거란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그녀는 "성 문제로 아이에게 저와 같은 아픔을 주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 법률에 부부동성이 의무화된 경우는 '특이'

"부부는 혼인 시 정해진 바에 따라 남편 혹은 아내의 성을 사용한다"

일본 민법 750조는 부부동성을 규정하고 있다. 2003년 유엔(UN)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부부 간 성의 선택"을 언급하며 "민법에 여전히 존재하는 차별적인 법규정"을 철폐하라고 반복해서 권고하고 있다.

국가를 상대로 부부별성을 선택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재판은 2015년 최고재판소 판결에서 기각됐다. 부부동성이 사회에 정착돼 있다는 점 등이 이유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선택적 부부별성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국가에 소송을 제기하는 움직임이 줄을 잇고 있다. 

니노미야 슈헤이(二宮周平) 리츠메이칸(立命館) 대학교 교수는 "일본처럼 법률에 부부동성을 의무로 규정지은 나라는 극단적으로 특수한 케이스"라고 말했다. 부부동성을 의무로 해왔던 태국도 2005년부터 선택적 부부별성을 도입했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위례과천선 광역철도 민자적격성 통과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경기 과천시와 서울 강남구, 송파구 일원을 연결하는 위례과천선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다.   국토교통부는 위례과천 광역철도사업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했다고 7일 밝혔다. 위례과천선은 서쪽으로는 정부과천청사, 동쪽으로는 송파구 법조타운과 위례신도시를 연결하고 북쪽으로는 강남구 압구정까지 연결하는 총 연장 28.25km의 광역철도 사업으로 민간투자방식으로 지어진다.  위례과천선 노선도안 [자료=국토부] ※노선 미확정 위례과천선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 후 2021년 12월 '대우건설 컨소시엄'에서 국토부에 최초제안서를 제출했으며 제안서 검토 및 지자체 협의과정을 거쳐 2022년 9월 민자적격성 조사에 착수했다. 민자적격성 조사 과정에서 원자재 가격 급등, 양재첨단물류단지 개발 등 여건 변화가 발생했고 경제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사업계획 보완을 거쳐 올해 11월 최종적으로 사업의 타당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본 사업 영향권에 있는 9개 공공주택지구에 총 8만6000명 규모의 입주가 예정돼 있어 신규 철도노선을 통해 선제적으로 교통난을 해소해 나갈 계획이다. 입주 예정 지구는 과천주암 공공지원주택지구, 서울강남 공공주택지구 등이다. 다만 노선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국토부는 세부노선 및 역사는 실시협약 체결 시 확정‧공개할 방침이다.  윤진환 국토부 철도국장은 "내년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마무리하고 제3자 제안 공고를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협상까지 착수하는 것을 목표로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min72@newspim.com 2024-11-07 17:36
사진
의왕 오전왕곡, 1.4만 가구 들어선다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2029년 개통예정인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그리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이 연계되는 경기 의왕시 오전동, 왕곡동 일대에 약 1만4000가구가 들어선다.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8월 발표한 '주택 공급 방안' 후속 조치로 의왕 오전왕곡지구가 신규 택지 후보지로 선정됐다. 오전왕곡지구는 경기도 의왕시 오전동, 왕곡동에 걸쳐 있고 187만㎡(57만평)에 1만4000가구가 들어선다. 의왕 오전왕곡은 경수대로·과천-봉담 간 도시 고속화 도로에 연접한 부지로 산업 기능 유치 잠재력이 높은 곳으로 난개발 방지를 위한 계획적 개발이 요구되는 곳이다. 특히 지구 내 친수 공간이 풍부해 정주 환경이 우수하고 인접한 과천지식정보타운 등과 연계한 의료·바이오 산업 유치에 유리해 자족 기능 확보를 통한 수도권 남부의 새로운 직주 근접 생활 공간 조성이 전망된다. 의왕 오전왕곡은 서울시 경계에서 약 10㎞ 남측, 의왕 IC 인근으로 인접 지역에 의왕·군포·안산 신도시, 의왕고천지구, 의왕백운밸리 등이 위치하고 있다. 과천~봉담 도시 고속화 도로, 경수대로(국도 1호선)가 인접하고 있으며 의왕시청역(가칭) (동탄~인덕원선, 2029년 개통 예정)이 700m 거리에 위치한다. 현재 도시철도 혜택을 받지 못하는 오전왕곡지구는 주변에 형성되는 3개 광역철도와의 연계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국토부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인덕원-동탄선과의 연계 강화를 통해 서울 도심까지 30분 내 접근이 가능하도록 교통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GTX-C 노선 연계성, 인덕원~동탄선 접근성 강화 등 철도 교통 접근성을 향상시킨다. 이와 함께 대상지 북측으로 월곶~판교선이 예정돼 있는 만큼 현재 주거단지로 바뀐 백운호수 일대와 연계하는 방안도 고려될 전망이다.  현 과천-봉담 고속화 도로와 경수대로(국도 1호선)의 연결 및 주변 도로 확충을 통해 서울 등 지역 간 접근성 개선 및 교통량 분산도 추진한다. 의왕 TG 광역버스 정류장을 활용한 광역 대중교통 환승 체계 개선과 오전동과 왕곡동으로 분리된 사업 지구 간 도로 연결 체계를 구축해 지구 간 단절을 해소하고 단일 생활권으로 조성한다. min72@newspim.com 2024-11-05 15: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