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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톡] 말을 찌른 소년을 통해 본 욕망과 현실…연극 '에쿠우스'

기사입력 : 2018년03월25일 11:30

최종수정 : 2018년03월26일 11:29

[뉴스핌=황수정 기자] 수많은 배우들이 참여하고 싶은 작품으로 꼽고, 했다 하면 스타를 탄생 시키는 작품. 한국 초연 43주년에 접어드는 불멸의 명작 '에쿠우스'가 여전히 그 명성을 지키며,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연극 '에쿠우스'는 극작가 피터 쉐퍼(Peter Shaffer)의 대표작으로, 실화를 바탕으로 2년 6개월만에 완성한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1975년 극단 실험극장(대표 이한승)이 처음 선보인 후, 매 공연마다 화제와 호평을 불러모았다. 현재 서울 대학로 TOM 1관에서 공연 중이다.

작품은 판사 '헤스터'가 말 여섯 마리의 눈을 찌른 '알런'을 재판이 아닌 정신과 의사 '다이사트'에게 치료를 부탁하며 시작된다. 17세 소년이 왜 말의 눈을 찔렀는지 알아보기 위해 다이사트는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고, CM송을 부르고 청개구리처럼 반대로만 행동하던 알런 또한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진실을 토해낸다.

알런은 무신론자인 아빠와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엄마 밑에서 억압받으며 자라왔다. 또래 친구들과 조금은 달랐던 그는, 자신의 욕망과 믿음의 대상으로 '말'을 택했다. 알런은 말을 사랑하고, 숭배하며, 늦은 새벽 알몸으로 말을 타는 것으로 열정을 내뿜는다. 그 순간만큼은 알런과 말이 하나가 되며 누구도 방해할 수 없다. 알런에게 말은 그야말로 종교이자 애인. '에쿠우스(Equus)'는 라틴어로 말(馬)을 뜻한다.

다이사트는 정신과 의사지만 자신의 일에 회의감을 느끼고 있는 상태. 알런의 이야기를 듣고 그를 치유하려고 애쓸수록, 오히려 자신의 행동이 알런의 '정열'을 무너뜨린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는 정상과 비정상의 구분이 과연 올바른 일인지 의문을 제기한다. 관객들은 처음에는 알런의 행동에 놀랐다면, 다이사트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 역시 욕망을 억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렇다면 이것이 정상인지' 함께 고민하게 된다.

무대 위에서 행동하는 이는 대부분 알런이고, 다이사트는 그의 행동에 대한 해석을 덧붙인다. 알런의 이야기를 통해 과거를 회상하면서 소년이 저지른 행동에 대한 실마리가 조금씩 풀리는데, 빠른 속도감으로 매우 흥미롭게 전개된다. 특히 1막 마지막을 장식하는 알런이 말을 타고 들판을 달리는 장면은 가히 클라이막스다. 시각적, 청각적으로 모두 관객을 압도하고, 이 덕분에 알런의 환희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끼고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달까.

알런에게 절대적이었던 말의 눈을 찌르게 된 건, '질'과 데이트를 하고 난 후. 마구간에서 성관계를 하려던 알런은 말의 시선을 느끼자 질을 내쫓고 쇠꼬챙이로 말의 눈을 모조리 찔러버리고 만다. 신에 대한 반항일지, 혹은 죄책감 때문일지, 그 원인은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무대 위에서 그가 온몸으로 드러내고 있는 좌절감과 고통은 커다란 감정으로 뭉쳐 무겁게 다가온다.

배우 전박찬이 지난 2014년에 이어 다시 한 번 알런 역을 맡았다. 여기에 배우 정휘, 오승훈이 새롭게 알런으로 합류했다. 노련하면서도 한층 깊은 감정 연기를 선보이는 전박찬은 물론, 두 배우 또한 신선한 매력으로 또다른 충격을 준다. 다이사트 역의 안석환과 장두이는 말할 것도 없다. 작품의 중량감을 잡아가며 관객들을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게 한다.

무엇보다 말 역할을 한 배우들의 기운도 엄청나다. 알런과 교감하는 너제트 역의 배은규를 포함해 코러스 김강헌, 조형일, 채종국, 이동훈, 신동찬 등 작품의 또다른 주인공이다. 실제 말이 호흡하듯 입김을 내뱉고, 때로는 듬직하게 때로는 우아한 몸짓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강탈한다.

연극 '에쿠우스'는 오는 4월 29일까지 대학로 TOM 1관에서 공연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사진 극단 실험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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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지지율 26.9%…'기자회견 효과 보수결집'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 중후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4일 발표됐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11일~12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26.9%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71.5%로 나타났다. '잘 모름'에 답한 비율은 1.6%다. 긍정평가(26.9%)는 지난 조사와 달라지지 않았고 부정평가는 0.4%포인트(p) 하락했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44.6%p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에서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만 18세~29세에서 '잘함'은 17.1% '잘 못함' 81.1%였고, 30대에서는 '잘함' 21.3% '잘 못함' 77.2%였다. 40대는 '잘함' 10.8% '잘 못함' 88.3%, 50대는 '잘함' 24.2% '잘 못함' 75.4%로 집계됐다. 60대는 '잘함' 40.7% '잘 못함' 56.9%였고, 70대 이상에서는 '잘함' 50.8% '잘 못함' 46.2%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잘함' 23.6%, '잘 못함'은 73.8%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잘함' 24.3% '잘 못함' 74.8%, 대전·충청·세종 '잘함' 27.3% '잘 못함' 72.1%, 강원·제주 '잘함' 14.8% '잘 못함' 74.8%로 조사됐다. 부산·울산·경남 '잘함' 33.3% '잘 못함' 65.0%, 대구·경북은 '잘함' 42.1% '잘 못함' 55.9%로 집계됐다. 전남·광주·전북은 '잘함' 18.3% '잘 못함' 79.9%로 나타났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남성은 '잘함' 26.2% '잘 못함' 72.6%, 여성은 '잘함' 27.6% '잘 못함' 70.4%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해 제대로 된 해명 대신 감싸기에만 급급했고, 명태균 씨 논란에 대한 해명도 제대로 되지 않아 결과적으로 불신만 더 키운 꼴이 됐다"며 "하지만 60-70대 이상과 영남권 등 전통적인 지지층에서는 탄핵 등의 위기감이 높아져 지지율이 오히려 상승했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며칠 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안보와 경제 등 위기감 고조로 보수층이 결집하며 추가적인 지지율 추락을 막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기자회견에 대해 긍정평가와 부정평가가 동시에 존재한다"며 "형식적으로나마 기자회견을 하고 사과를 했다는 점에서 만족하는 보수 지지층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지율 자체는 큰 변동이 없지만 (이번 기자회견 때문에) 부정평가한 사람들이 나중에라도 다시 긍정평가할 가능성이 더 낮아졌다"이라며 "앞으로 지지율이 개선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3.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arksj@newspim.com 2024-11-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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