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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명이 재봉틀 6대로 바느질"..홍대 신입생의 뼈저린 후회

기사입력 : 2018년03월27일 16:46

최종수정 : 2018년03월27일 19:31

'재단 적립금 1위' 홍익대 건물 낡고 난방도 안돼
섬디과 120명 사용하는 재봉틀 고작 6대
300만원 드는 전시회 학교지원은 고작 15만원
1인당 교육비 서울 최하위권.."입학하자마자 후회"

[뉴스핌=박진범 기자] “처음에는 홍대 미대라는 간판이 자랑스러웠지만 바로 후회가 들었어요.”

지난 26일 서울 마포의 홍익대학교 섬유패션디자인학과(섬디과) 과실에서 만난 A(1학년·20)씨의 얼굴에는 씁쓸한 기색이 역력했다. 험난한 입시를 뚫고 디자인 명문대학에 입학했지만, 한 달도 지나지 않아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A씨가 한숨 짓는 까닭은 홍익대 미대생들이 처한 열악한 교육 환경 때문이다.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조형관 내부 모습 <사진=박진범 기자>

실제 과실과 복도 벽면은 군데 군데 페인트 칠이 벗겨지고, 거무튀튀한 때가 찌들어 있는 등 한 눈에 보기에도 낙후돼 보였다. 80~90년대를 연상시키는 의자 또한 낡았다. 일부 화장실은 아직도 세출식 변기가 눈에 띄었다. 운동장은 흙바닥이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대학들 캠퍼스에 오래된 건물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도 썩 좋은 환경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특히 미대 건물의 노후화는 예상보다 심각했다. A씨에 따르면 홍익대 조형관은 난방도 제대로 되지 않아 수조에 받아 놓은 물이 얼기 일쑤다. 미술학관(F동)에서는 천장이 무너져 회화과 학생의 캔버스 작품이 찢어진 적도 있었다고 한다. 고즈넉한 옛 건물의 낭만으로 여기기엔 다소 황당한 사례다.

학교의 기자재 지원도 형편없었다. 실습이 많은 미대생들은 다양한 장비가 필요하다. 섬디과 신입생 수는 119명. 그러나 사용할 수 있는 미싱(재봉틀) 수는 고작 6대였다. 수업이 제대로 이뤄질 리 만무했다.

2학년 김모씨는 “강의실, 실습 재료가 부족한데 학교가 자율전공학부니 외국인 유학생이니 학생 수를 늘려만 놨다”고 토로했다. 섬디과 1학년 학생 중 외국인 유학생 수는 100명이나 된다. 학생들은 학교가 등록금을 많이 낼 중국 학생을 무턱대고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학생 수에 비해 교원 인력은 턱없이 부족했다. 섬디과 학생회장 이선빈씨는 “가르칠 교수님 수가 부족하다. 박사과정 중인 대학원생을 강사로 돌려 수업이 진행된다”고 성토했다. 3학년인 이씨 역시 “홍대에 다니는 것이 후회될 때가 있다”고 한숨 쉬었다.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섬유패션디자인학과 1학년 실습실 재봉틀 모습 <사진=박진범 기자>

졸업을 앞둔 4학년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 미대 학생들은 약 450만원 정도의 학기 등록금 외에 졸업전시회를 준비하기 위해 사비를 쓴다. 섬디과는 졸업 필수 과정인 전시회를 열어야하는데 50만원이 필요하다. 패션쇼까지 하면 100만원이 추가로 든다. 기타 재료비용은 별도다.

돈이 이렇게 많이 드니 재학생 사이에선 “졸업 한 번 하려면 300만원은 써야한다”는 말이 돌 정도다. 미대생들은 졸업과 취업을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지갑을 열 수 밖에 없다.

학교 지원이 없냐는 물음에 이씨는 “실습비라는 명목으로 1인당 15만원이 전부다”고 답답해 했다. 전시회와 패션쇼를 모두 연다고 치면 지원비용이 1/10인 셈. 지원은커녕 최근 총장이 “열악한 환경에서 걸작이 나온다”는 취지의 실언을 했다가 비난 세례만 받았다고 한다.

학생들이 아무리 건의해도 학교는 이런저런 이유로 지원을 늘리지 않고 있다. 하소정 총학생회 부회장은 “지칠 대로 지쳤다”면서 “적립금이 7000억이나 있는 데도 돈은 절대 안 쓰는 학교다. 캠퍼스 내 돌길 때문에 장애인들이 휠체어로 이동하기 어렵다고 몇 번을 말해도 ‘멀쩡한 길을 왜 바꿔달라는 거냐’고 한다”고 토로했다.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캠퍼스 내 돌길. 휠체어나 구두 신은 여학생들이 다니기 불편하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사진=박진범 기자>

한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홍익대의 재단적립금은 2016년 말 기준 7429억원으로 전체 사립대학 중 1위다. 그러나 홍익대의 학생 1인당 교육비는 2016년 기준 1143만6300원으로 서울 주요대학 중 최하위권을 맴돈다. 서울대는 같은해 기준 1인당 교육비가 4215만6000원, 같은 사립대인 연세대는 2872만600원이다.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운동장서 축구하는 학생들 <사진=박진범 기자>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모습 <사진=박진범 기자>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캠퍼스 모습 <사진=박진범 기자>

[뉴스핌 Newspim] 박진범 기자 (beo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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