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법인세 인하 및 재정 부양, 보호 무역주의 정책 따른 파장 경고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무역전쟁 공포가 금융시장을 강타한 가운데 월가의 석학들이 미국 경제의 침체를 경고해 주목된다.
보호주의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이 기업의 투자를 위축시키는 한편 대규모 법인세 인하에 따른 부담과 재정 지출 확대가 침체를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뉴시스> |
26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조엘 프라켄 IHS마킷 이코노미스트가 미국 46대 대통령 선거가 예정된 2020년 전후로 침체가 닥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석학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전폭적인 법인세 인하와 재정 부양에 따라 2018년과 2019년 하반기까지 미국 경제가 비교젹 단기적인 확장 국면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2019년 하반기 이후다. 재정 지출 확대에 따른 부담과 금리 상승이 실물경기의 하락 사이클을 일으킬 것이라는 관측이다.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2020년이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는 시점에 본격적인 침체가 전개될 것이라는 얘기다.
프라켄 이코노미스트도 “올해 경기가 강한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보이며 내년 전망 역시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이후 경제는 난관을 맞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완전 고용과 탄탄한 성장, 기업 실적 호조, 여기에 대규모 재정 부양책에 따른 경기 상승 사이클이 장기간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월가 이코노미스트 사이에 3000억달러 규모의 정부 지출 확대가 2020년 이른바 ‘재정 절벽’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이와 별도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쉴러 예일대학교 교수는 CNBC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 무역주의 정책에 따른 경제 위기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지난주 발표한 미국의 연 500억달러 관세 결정으로 인해 당장 중미 무역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중국 정부가 미국산 수입품을 대체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미국 기업의 장기 비즈니스 계획과 목표가 흔들릴 수밖에 없고, 이에 따른 실물경기 타격이 작지 않을 것이라고 쉴러 교수는 경고했다.
그는 “기업들의 장기 비즈니스 계획과 인력 확보, 투자 등이 통째로 흔들릴 것”이라며 “가장 우려되는 것은 무역전쟁보다 경제 위기”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 기업들은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 이후 극심한 혼란과 불확실성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를 포함한 외신들은 기업들이 관세 해당 항목과 원칙에 대해 구체적이고 명확한 밑그림을 요구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