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당 "동북아 긴장완화 흐름에서 일본만 따돌림"
아베 총리는 "일본 리더십으로 북한 태도변화한 것" 주장
[뉴스핌=김은빈 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북중 정상회담과 관련해 중국 측에 설명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고 28일 NHK가 보도했다.
이에 일본 내에서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서 일본이 소외됐다는 '재팬 패싱'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일본과 달리 미국과 한국 정부는 사전에 중국으로부터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위원장의 방중을 통보받았기 때문이다.
일본 야당은 "아베 총리가 국내 정치는 물론, 국제 외교에서도 실패했다"고 비난했다.
헌법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 <사진=뉴시스> |
중국 중앙TV와 신화통신 등은 이날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25일 부인 리설주와 함께 중국에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28일 북한으로 귀국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참석해 "북중 정상회담에 중대한 관심을 갖고 있으며 관련 정보를 수집·분석하는데 노력하고 있다"면서 "중국에게도 확실하게 설명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사전에 김정은 위원장의 방북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고노 다로(河野太郎) 일본 외무상도 중의원 외무위원회에서 "다양한 정보가 나오고 있지만 확인되지 않은 정보도 있다"며 "확실하게 파악하고 관계국과 정보를 공유해 긴밀한 연대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미국 정부는 일본과 달리 사전에 중국으로부터 사전 통지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27일(현지시각) 사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중국 정부로부터 미국 시간 화요일에 중국이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과 관련해 브리핑을 해왔다"며 "브리핑에는 시진핑 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개인적인 메시지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 역시 중국 정부로부터 사전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김 위원장 방중 사실 발표를 우리 정부에 사전 통지해왔다"며 " 한·중 간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댜오위다오 국빈관 양위안자이에서 진행된 오잔회 기념 촬영 |
◆ "일본, 국제 외교서 따돌림" VS "일본이 북한 변화시킨 것"
일본에선 '재팬 패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쓰지모토 기요미(辻元清美) 입헌민주당 국회대책위원장은 이날 "동북아 긴장 완화를 향한 움직임이 나오고 있지만 아베 총리 혼자 모기장 밖에서 따돌림 당하는 상황이 아닌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쓰지모토 의원은 "아베 총리가 외교에서 점수를 벌어 모리토모(森友) 학원 문제 의혹을 만회하려는 생각을 했었다면 크게 잘못된 것"이라며 "오히려 국내 정치와 국제 외교 양쪽 다 실패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반면 아베 총리는 북한의 태도 변화에 일본의 역할이 컸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의 리더십으로 북한이 스스로 대화를 요구해왔다"며 "(일본은) 대북 압력을 최대한으로 높여 도망갈 틈이 없도록 만들자는 방침을 국제 사회에 강조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아베 총리는 "중요한 건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니라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을 완전하고 불가역적인 형태로 폐기하는 것"이라며 "북한이 구체적인 행동을 할 때까지 제재는 유지되어야 하며, 앞으로도 국제사회와 결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오는 4월 17일~19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4월 말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과 5월 말까지 열릴 북미 정상회담 전에 미·일 간 대북 정책을 확인하겠다는 생각이다.
NHK는 "회담에서는 미·일 간에 북한에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요구해왔던 입장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