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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존 도우' 김금나 "사회를 바꾸는 따뜻한 공연을 하자, 그게 배우가 된 이유예요"

기사입력 : 2018년04월07일 11:00

최종수정 : 2018년04월09일 18:02

[뉴스핌=글 양진영 기자·사진 이윤청 기자] 이제 완전히 신예 딱지를 뗐다. 배우로 5년차를 맞은 능숙함이 무대에서 묻어난다. 김금나가 뮤지컬 '존 도우'로 제대로 배우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만났다.

배우 김금나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존 도우'에 주연 앤 미첼 역으로 출연 중이다. 유주혜와 더블 캐스트로 무대에 올라 윌러비 역의 정동화, 신의정, 김선희, 이용진, 김이삭 등과 호흡을 맞춘다. 3월 초 첫 공연 이후 이제는 몸에 완전히 익을 때가 됐다. 김금나는 "한 번도 안해본 성향의 센 캐릭터여서 재밌게 연기하고 있다"면서 웃었다.

김금나가 연기하는 앤 미첼은 극의 시작과 함께 신문사 뉴 불레틴에서 해고 당하고, 홧김에 '존 도우'라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내 그의 자살 예고 사건을 꾸민다. 모든 걸 사기라고 털어놓자는 주변의 만류에도, 앤은 '존 도우' 신드롬을 더욱 부채질하고, 결국은 존재하지 않는 '존 도우'를 하나의 신념으로 만들어낸다.

"어느 순간부터 2막 때 앤을 연기하면서 너무 많은 감정이 찾아왔어요. 윌러비, 사람들과 감정을 나누면서 좀 더 앤 미첼이 따뜻하게 보였으면 좋겠어요. 요즘엔 앤이 변한 이후에 더 중점을 둬요. 1막 때는 사실 사건이 빠르게 전개되고 지루하지 않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해요. 거기서 많이 웃으시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대사로는 최소한만 정해져 있고 나머지는 다 애드립이에요.(웃음) 이런 식의 공연을 해본 적이 거의 없어요. 라이선스 뮤지컬은 토시 하나 바꾸는 것도 힘들거든요. 이번엔 다 여지가 있어서 어렵기도, 재밌기도 해요. 진짜로 캐릭터를 창조한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실제로 앤은 극중에서 가장 극적인 심경과 태도의 변화를 겪는 인물이다. 홧김에 일을 벌이긴 했지만, 사실 알고보면 정의와 신념을 갖고 있는, 심지가 굳은 인물이라는 사실이 뒤늦게야 밝혀지는 셈. 동시에 불레틴에 남아 계속해서 '존 도우'를 이용하는 행동은 일부 관객들에게 혼란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김금나는 "저도 그걸 표현하는 게 정말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처음에 정말 어려웠죠. 언제부터 갑자기 신념을 품게 된 걸까? 고민을 했어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가장 크게 변하게 되는 계기가 연설문을 써주고 윌러비에게 시민들이 막 모여들 때가 아닌가 해요. 그리고 2막 초반에 '존 도우' 클럽에 윌러비를 찾으러 들어갔을 때 앤이 무너지죠. 헤더가 사연을 발표하고 각자 얘기하고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주는 게 가치있다는 걸 느끼는 순간 완전히 정의로운 앤으로 돌아서는 거죠. 사실 가난한 인권변호사의 딸이니까 어릴 때부터 자연스레 정의감은 익혔겠죠. 가난한 삶 때문에 부모님에게 불만 아닌 불만도 있었을 거고, 생존을 위해 살다가 안에 쌓여있던 게 나오는 게 아닐까요."

'존 도우'에서 얘기하는 사회적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은 내용이다. 그래서인지 남녀 주연인 윌러비와 앤의 로맨스는 거의 없다시피하다. 무에서 연기하는 입장에선 아쉬울 만한 부분이지만 어쩐지 '존 도우'의 배우들은 거의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김금나 역시 그 부분에 공감했고, 둘의 로맨스는 윌러비의 귀여운 짝사랑이자 열린 결말로 마무리된다.

"원래 로맨스가 아예 없지는 않았지만, 빠지는 게 더 우리 극이랑 어울리지 않나 하는 게 공통적인 의견이었어요. 물론 웃고 즐기자는 분들도 있겠지만 세상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 공연이라고 생각했죠. 러브신이 너무 들어가면 중요한 메시지가 가려질 수 있으니까요. 윌러비와 앤이 왈츠를 추는 '블루스 하이웨이' 넘버는 러브라인이라기보다 윌러비의 짝사랑 신이죠. 너무 로맨스로 빠지지 않고 적정선에서 마무리 돼서 좋아요. 앤이랑 윌러비는 우린 팀이라는 파트너쉽이 더 강하고 그런 관계가 더 어울리죠."

사실 '존 도우'와 비슷한 류의, 사회적 메시지가 담긴 작품을 선호하는 배우는 많지 않다. 하지만 김금나는 전혀 달랐다. 오히려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하는, 강력한 메시지가 담긴 뮤지컬로 무대에 서고 싶다는 게 그의 포부였다. 그래서 '존 도우'에 참여하는 그의 각오는 더욱 남다르다.

"'존 도우'를 통해 생각보다 이곳이 따뜻한 세상이라는 걸 일깨워주고 싶어요. 도움을 주고받고 서로를 살려줄 수 있는. 요즘은 경쟁사회라 너무 자기만 보고 살잖아요. 옆도 뒤도 앞도 돌아보면서 가자. 그런 얘기를 하고 싶어요. 앤도 홧김에 저질러놓고 수습하는 캐릭터가 아니었으면 해요. 원래 따뜻한 애였고, 결국은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하는구나. 여러 분들의 마음에 가 닿길 바라죠. 늘 사회를 바꾸는 따뜻한 공연을 하고 싶었고, 그게 배우가 된 이유였어요. 공연을 보고 많은 분들이 뭔갈 느끼고 힐링되고 위로받는 게 문화와 공연이 존재하는 이유라고 생각해요. 특히나 '존 도우'는 좀 더 선명하게 메시지를 드러내니까 더 뿌듯하고 행복해요."

김금나는 올해 '존 도우'를 만나기 전, '맘마미아'와 '레베카' 등 굵직한 작품으로 무대에 서왔다. 작년에는 '레베카'의 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지방 공연까지 쉼없이 달렸다. 그는 "정말 배운 게 많았다. 특히 MR 귀신이 됐다"면서 반드시 하고 싶었던 작품을 해낸 소감을 말했다.

"정말로 컨디션 관리하는 게 힘들었지만 너무나 하고 싶었던 작품이라 매 회 최선을 다 했어요. 비중이 큰 역인데다 아무리 연기여도 당하고 미움 받고 사지로 몰리니까 공연 내내 약간 우울이 올 정도였죠. 여한이 없게 해 본 것 같아요. 지방에 가면 오케스트라가 아니라 MR 반주로 공연을 하거든요. 100프로 MR이어서 작은 소리를 듣고 시작해야 하고 감에만 의존해야 했어요. 긴장의 연속일 수밖에 없죠. 이제 거의 귀신이 됐어요.(웃음) 대사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넘버로 넘어가는 부분도 계산을 다 해야 하니까요."

5년간 생각보다 많은 무대에 섰고, 꽤 많은 것들을 이뤘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 김금나는 조정은, 김선영을 롤모델로 꼽으며 조금 더 완성도 있는 연기를 향해 갈망을 드러냈다. 꼭 해보고 싶었던 작품들을 거쳐오면서, 또 하나의 이루고 싶은 꿈의 무대는 바로 뮤지컬 '위키드'의 글린다 역이라고 고백했다.

"늘 인터뷰 하면 롤모델은 조정은 언니라고 얘기를 하고 다녔어요. 작년에 김선영 선배님을 '레베카' 하면서 처음 만났는데 완전 반해서 졸졸 따라다녔죠. 연기와 내공의 깊이가 정말 대단하시거든요. 성격도 너무 좋으시고 진짜 저런 배우가 돼야겠다 싶었어요. '레베카' 할 때도 제가 눈물이 날 신이 아닌데 눈물이 막 났거든요. 눈빛 하나로도 어떻게 저렇게 느껴지게 하실까 저것이 연기구나. 매 순간 배웠어요. 나중에 꼭 만나고 싶은 작품은 '위키드'예요. 연기하는 동안에 동화속에 사는 느낌일 것 같아요. 차곡차곡 경험치를 쌓아서 잘 준비하고 싶어요."

바로 지금, 김금나는 '존 도우'로 진짜로 하고 싶은 걸 꺼내 보여주기 시작했다. 여기까지 오면서 나름대로 이룬 것이 있냐는 물음엔 대번에 '레베카' 얘기가 다시 나왔다. 스스로를 평가하면서, 그는 다행히 큰 고비 없이 원하는 방향을 향하고 있음에 감사했고, 더 깊은 연기를 보여줄 날을 고대했다. 재능과 깊이를 겸비한 배우로 발전할 김금나의 다음 무대, 올 하반기 그의 선택이 절로 궁금해졌다.

"일단 뮤지컬을 시작할 때 하고 싶었던 '레베카'를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할 수 있어서 기뻤고, 안쉬고 천천히 성장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짧은 시간에 좋은 작품을 많이 만났거든요. 경험치가 없어서 부담은 많이 됐었는데 닥쳐서 해내는 경험을 해보니까 그래도 원하는 방향으로 잘 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동안 내 역할을 해내는 데 급급했다면 이제는 더 깊이를 담아서 연기하고 싶어요. 올 하반기 작품도 지금 오디션을 보고 있어요. 지금 생각으론 따뜻하고 관객을 설득시키는, 연기에 깊이가 있는 배우. 그게 좋은 배우인 것 같아요. 그렇게 되려고 해요."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이윤청 기자 (deepblu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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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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