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가 경영위협 감안해 지분 자발적 매각 검토해야"
"일각서 정부의 삼성 영향력 확대 주장 사실 아냐"
"대주주 적격성 심사강화 정부원안 유지할 것"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에 대해 투기자본의 경영위협을 감안해 개선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9일 서울 광화문에서 출입기자 간담회를 열고 "일각에서 우려하는 외국 투기자본의 경영 위협 가능성과 관련 실제 그러한 우려가 있다면, 그 상황을 잘 아는 당해 금융회사가 그것까지 감안해서 자발적 개선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삼성, 현대차 등 글로벌기업들이 최근 엘리엇 등 월가 투기자본의 공격을 받아 경영권이 위협받고 있고 외국 투기자본의 공격을 막을 방패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9일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에서 출입기자단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기자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
최 위원장은 "금융회사의 계열사 주식소유에 대해 금융회사가 단계적·자발적 개선조치를 강조한 것은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IFRS17 도입 및 그에 따른 신지급여력제도 도입 등 최근 국제적인 건전성 강화 추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 간부회의에서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의 자발적 매각을 압박했다.
그러면서 그는 "금융시장 안정을 책임지는 금융당국이 시장 전반에 영향이 큰 사안에 대해, 시장 참가자들이 관련 사안의 영향을 사전에 평가․대비토록 유도하는 것은 기본적인 책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 위원장은 "금융회사가 금융시장, 소액주주 등 다수 이해관계자, 투자자 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단계적 개선방안을 마련하면 향후 정책방향에 참고․반영할 것"이라며 "국회 법률개정 논의 과정에서도 관련 사항이 충분히 고려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금융회사의 계열사 주식 소유 문제가 삼성 등 특정기업에 대한 정부 영향력 확대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사실 무근"이라는 점을 분명히했다. 그는 "금융회사의 건전한 자산운용 및 재무건전성 강화, 계열사 부당 지원 방지 등 금융시스템의 건전성․안정성 차원에서 검토하고 개선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또한 최 위원장은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과 금융그룹 통합감독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핵심 개혁과제라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우선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 "현재 입법예고시 제시된 업계의견을 검토중"이라며 "규제준수 부담 등을 감안해 타당성이 있는 경우 제시된 의견을 일부 수용할 예정이지만 대주주적격성 심사 강화 등 핵심적인 사항은 당초대로 추진하는 등 최대한 정부원안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최 위원장은 "금융그룹 통합감독은 그동안 감독 사각지대에 있었던 그룹계열사간 부실의 전이 등 금융그룹 리스크를 금융그룹, 감독당국 모두 체계적으로 들여다보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헀다. 그는 이어 "통합감독은 금융그룹들이 리스크에 상응하는 자본, 즉 손실흡수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원칙에 충실하자는 것"이라며 "업계, 감독당국 모두 충분한 준비가 필요한 만큼 충분히 소통하고 의견수렴을 해가면서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금융위는 5월 중 금융실명제 개선안을 마련하고 국회 논의를 통해 신속히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행법상 금융실명제 시행(1993.8.12.) 이후 개설된 차명계좌에 대해선 금전제재(과징금 부과)를 할 근거가 없다. 현재 금융실명제 시행전 개설 차명계좌에 대한 과징금 부과는 법제처 해석에 따라 처리중이다. 최 위원장은 "일반 국민들의 통상적 금융거래는 불편이 없게 하되, 탈법목적 차명거래에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