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토요타 등 미국 현지생산 일본차에 가격경쟁력 열세
[편집자] 이 기사는 5월 28일 오전 11시08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서울=뉴스핌] 전민준 기자= 미국 정부가 한국산 자동차에 최고 ‘25%’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지엠(GM)이 다시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력 수출품인 소형SUV와 경차의 가격경쟁력 약화로 연 15만대 수준의 미국 수출물량에 타격이 불가피해서다.
2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의 지난해 대미 수출물량은 부평 1공장에서 생산하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랙스 10만대, 창원공장의 경차 스파크 5만대 등 총 15만대다. 한국GM의 국내 공장 전체 수출물량 39만2170대의 38.2%이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한국산 수입차량에 최고 25%의 관세를 부과한다면 한국GM의 미국 수출 길은 사실상 막히게 된다. 한국GM의 장점인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경쟁사인 일본의 혼다 등에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GM본사 입장에서는 한국에서 더 이상 소형SUV와 경차를 생산할 이유가 없어지기도 하는 셈이다.
지난해말 기준 미국 내 트랙스와 스파크의 인센티브(할인 등 판매촉진비)를 포함한 실제 소비자 판매가격은 각각 2만1000달러, 1만3050달러다. 미국이 최고 25%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각각 2만6250달러, 1만6312달러로 오른다. 트랙스와 스파크는 각각 경쟁모델 혼다 HR-V(2만15달러)과 혼다 N-BOX(1만2000달러)보다 각각 10% 이상 비싸진다. 혼다, 토요타 등 일본 브랜드는 현지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한국GM과 달리 수입관세에서 자유롭다.
문제는 국내 공장의 원가가 높아 최고 25% 관세 충격을 흡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GM의 국내공장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은 2015년 8%에서 2017년 16%로 상승했다.
한국GM은 이를 2010~2013년 수준(평균 8.1%)을 낮추기 위해 총 6000억원 이상의 인건비 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생산 공장에서 생산시설의 감가상각비와경비 등 고정비는 큰 차이가 없어 GM의 다른 해외사업장 보다 인건비비중이 3배 정도 높다.
생산성이 높으면 원가경쟁력을 만회할 수 있지만 부평‧창원공장의 현실은 다르다. 세계 자동차 공장들의 생산성을 비교한 ‘2016년 하버 리포트’에서 차량 1대당 생산시간은 부평공장 58.4시간, 창원공장 25.4시간으로 집계됐다. 반면, 혼다는 20.5시간으로 나타났다. 낮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생산설비나 모듈화 개선에 투자할 수 있지만, 한국GM은 이를 위한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아직 수립하지 않았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시 GM본사가 미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GM본사가 약속한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과 차세대 SUV 배정도 2020년 이후에나 이뤄지기 때문에 그 전에 생산물량이 빠지면 공장 폐쇄는 불가피 하다.
한국GM 관계자는 “미국정부의 관세부과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만약 관세를 부과하면 물량이 미국으로 가 충격은 불가피 하다”고 말했다.
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