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항소심 첫 공판서 신동빈-검찰 치열한 법정공방
신동빈 측 “강요된 준조세...두려움과 사회공헌활동 이유로 출연”
검찰 “롯데, 현안해결 위해 타당성 검토 없이 70억원 일시 지급”
[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항소심 첫 공판에서 K스포츠재단 지원금 70억원의 대가성을 두고 검찰과 치열한 법정공방을 벌였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국정농단 관련 뇌물공여 혐의로 법정 구속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신 회장이 면세점 신규 특허 취득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건넨 것으로 보고 ‘제3자 뇌물죄’로 유죄를 선고했다. 2018.05.30 leehs@newspim.com |
신 회장은 30일 서울고등법원 형사8부(강승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의 항소심 첫 재판에 출석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70억원을 뇌물로 주고 월드타워면세점 특허를 받으려 했다는 검사의 말을 결코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신 회장 측은 “검찰은 K스포츠재단 출연금 17억원은 기소하지 않고 사업지원금 70억원은 뇌물로 기소했다”며 “17억원은 강요, 70어원은 강요이면서 뇌물이란 입장인데 17억원 송금한 바로 그 날 추가금 기안이 이뤄졌다. 둘의 대가성 인식이 다를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롯데는 사회공헌활동을 하면서 매년 1000억원 넘게 써왔다”며 “정부주도 설립된 재단에서 정부가 매년 50억 낼테니 롯데가 일회성으로 시설 지어달라고 해서 낸 건데 재계 5위 그룹이 못줄 정도의 돈인가”하고 반문했다.
변호인은 “이번 사건은 뇌물사건이 아니라 검찰에서 얘기하는 대로 롯데의 지원금은 그동안 정부-기업 간 관행에 따른 강요된 준조세성 지원”이라며 “검찰이 처음 주장하던 강요죄다. 안종범 진술은 믿기 어려울뿐만 아니라, 명시적 청탁이 의심되지만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보는 건 충분한 심리가 이뤄지지 않고 검사가 얘기한 대로 판단한 것”이라고 했다.
또 “롯데의 실제 출연동기는 대통령 요구에 불응할 경우 기업활동 전반에 거쳐 직·간접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될 것에 대한 두려움과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라며 “1심 판단과 같이 면세점 현안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미필적으로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은 신 회장 측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맞섰다. 검찰은 “피고인이 대통령에게 현안에 대한 도움을 명시적으로 청탁하고 6개 계열사를 통해 70억원을 공여한 정경유착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잘못을 대통령과 검찰에만 전가하고 있어 심히 유감스럽다”면서 “대통령의 국내 모든 공익활동과 다른 기업들의 공익활동을 준조세라고 명명하면서 세금과 같이 강제로 납부하는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롯데의 모든 사회공헌활동을 자발적이 아닌 강제에 의한 것이라 자백한 것으로 가히 충격적”이라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은 “롯데가 추가 지원한 70억원은 재단 출연금이 아닌 사업자금을 지원한 것이다. 피고인은 대통령과 단독 면담한 기업총수 중 재단 사업자금을 지원한 유일한 기업총수”라며 “70억원은 롯데그룹의 현안인 면세점 특허 재취득을 위한 것으로 대가성이 성립한다”고 강조했다.
또 “설립된지 불과 3개월된 신생 스포츠재단의 불분명한 사업에 타당성이나 롯데그룹 이익 검토도 없이 70억원을 일시 전달한 것은 면세점 현안 해결을 위한 것이 아니면 지급할 아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항소심은 박 전 대통령과 신 회장 사이에 면세점 특허의 대가성에 대해 공통의 인식이나 양해가 있었는지에 맞춰 심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묵시적 청탁 여부는 독대 자리에서 무슨 얘기가 오고갔는지만으로 판단할 게 아니라 전후 사정 등 전체적으로 고려할 것”이라 설명했다.
신 회장의 2차 공판은 오는 6월 4월 오후 2시 10분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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