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속보

더보기

[ANDA칼럼] 경찰, 주인을 물수 있을까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독재정권시절 순종한 경찰,수사권 받으면 '반골 기질'보일까
민주화 이후 더욱 강해진 검찰권..수사권 뺏기면 '자충수'

[서울=뉴스핌] 오승주 사회부장 = #지난해 말 개봉돼 화제를 부른 영화 ‘1987’에는 흥미로운 장면이 나온다. 대학생 박종철이 경찰의 남영동 대공분실에 끌려가 물고문으로 목숨을 잃자 고문 경찰관들이 검사를 찾아가 “도장 하나 찍어주십시오”라고 말하는 대목이다.

법률상 의심이 드는 죽음은 부검이 원칙이다. 형사소송법 제222조(변사자의 검시) 제1항에는 '변사체 또는 변사의 의심이 있는 사체가 있을 때에는 그 소재지를 관할하는 지방검찰청 검사가 검시하여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당시 치안본부(현 경찰청) 대공수사처 경찰관들은 대학생이 조사과정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면서 부친 동의도 받았으니 화장에 대한 경찰 수사지휘권 갖고 있는 검사에게 ‘화장동의서’에 도장만 찍어달라고 종용한다. 하지만 검사는 정식 변사보고서 발송을 요구하고, 지휘권을 ‘제대로 발동’하면서 검시를 경찰 손에 맡기지 않고 직접 지휘하면서 1987년 민주화운동의 기폭제를 마련한다.

#독재정권이 서슬퍼런 시절에 경찰 권력은 막강했다. 사람 붙잡아 ‘족치는 일’은 다반사였다.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은 그나마 잘 알려진 경우다. 부천경찰서 성고문사건(1986년), 문국진씨 고문사건(1980년 연세대 철학과 재학 당시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 이적표현물이라는 혐의로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고문. 1986년10월 노동운동조직과 연루돼 수배 이후 자수했지만 청량리경찰서에서 고문) 등 부지기수다.

오죽했으면 1987년 민주화 이후 탄생한 현행 헌법에 '모든 국민은 고문을 받지 아니한다'(헌법 12조2항)라는 고문금지 조항을 못박았을까.

멀리 갈 것도 없다. 불과 7년전인 2011년에는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일명 ‘날개꺾기’ 고문이 적발됐다. 양천경찰서 경찰관 중 일부가 2009년 8월부터 2010년3월까지 26차례에 걸쳐 조사받던 피의자 21명에게 수갑을 채운 상태에서 팔을 꺾어버리는 '날개꺾기' 등 가혹행위를 했다. ‘요즘같은 개명천지’에도 여전한 경찰의 인권의식에 의문을 던졌다.

고문뿐만이 아니다. 경찰은 고비마다 ‘정권의 개’ 노릇을 마다하지 않았다. 4·19 혁명을 촉발한 3·15 부정선거 당시 경남 마산상고생 김주열의 시신 오른쪽 눈에 최루탄을 박아 넣은 것도 경찰이고, 4·19혁명 과정에서 시위대에 총을 쏴 이승만 정권의 몰락을 가져다 준 것도 경찰이다.

#그렇다고 검찰도 경찰에 비해 잘났거나 정의로운 것 없다. 검찰권이 본격 위세를 떨치기 시작한 것은 1987년 민주화 이후라는 게 정설이다. 검찰은 1954년 형사소송법이 제정될 때부터 검사의 수사권, 수사지휘권, 영장청구권 등 막강 권력을 쥐고 있었다. 하지만 군사독재정권 시절에는 정권이 경찰과 안기부 등 다른 권력기관을 하수인으로 삼아 ‘국민탄압의 도구’로 악용하면서 검찰은 ‘도장찍어주는 기계’로 전락한 지 오래였다는 것이 중론이다.

민주화 이후 검찰이 형사법 체계를 등에 업고 최고봉으로 군림하며 기지개를 켰다. 그러나 ‘영감님’(검사를 일컫는 존칭어)들이 권력에 취해가는 과정은 남달랐다. 서민을 상대로 다단계 사기행각을 벌인 조희팔에게 뇌물을 받아 유죄가 선고된 서울고등검찰청 부장검사도 있었고, ‘대가성 없는 사랑의 정표’를 이유로 무죄판결을 받긴 했으나 변호사로부터 각종 선물을 받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의 태동이 된 벤츠여검사 사건도 입방아에 올랐다.

일반인들은 사기도 힘들고 구경조차 힘들다는 넥슨 주식을 무상이나 다름없이 받는 등 각종 특혜를 받은 혐의로 기소돼 무죄와 유죄를 넘나들며 지난 5월 대법원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검사장도 있다.

주식이나 금품을 받은 다른 영감님들에 비해 권력과 유착해 국정농단에 부역한 ‘정치검사’들은 차원을 달리한다. 경찰처럼 ‘정권의 개’ 역할에 충실한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어떻게 보면 검찰은 수사권을 스스로 내놓는 '자충수'를 둔 셈이다.

#검찰과 경찰 모두 어느 개그프로그램 제목처럼 ‘개찐도찐’이다. 하지만 둘 다 잘못했다는 ‘양비론’을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그래도 역사적으로 볼 때 한쪽은 주인을 물었고, 다른 한쪽은 주인을 물지 못하고 시키는 대로 복종만 했다는 것이다.

물론 주인이 약해지는 시점을 절묘하게 타이밍을 잡아 물어버린 검찰이 잘났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조직의 이익이 됐건 개인적 이익이 됐건 주인을 물어버리면서, 정권에 복종만 일삼는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것은 의미가 있어 보인다.

다른 한쪽은 14만명이나 되는 조직을 거느리고도 역사적으로 단 한번도 주인을 문 적이 없다. 주인을 물어버리는 개가 바람직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국민의 이익에 반하거나 정권의 불합리한 압력에 항거하는 모습은 필요할 듯 보인다.

검경수사권 조정이 다시 불붙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수사권 독립성의 일정보장 등 경찰에 많은 권한을 줄 가능성이 높다. 형사소송법 개정까지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겠지만, 정권의 의지가 굳으면 경찰은 이번 조정에서 많은 것을 얻어낼 가능성이 커졌다.

혹시라도 수사권을 얻게 된다면 ‘주인을 물 수 있는 개’가 되기를 경찰에 기대해 본다. 문재인 정부도 이전의 군사독재정부처럼 이젠 경찰을 전면에 두고 통치를 하는 ‘경찰국가’를 만드려는 의도는 없을 것으로 믿는다.

fair77@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쿠팡 로저스 대표, 17일 국회 청문회 출석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쿠팡은 오는 17일 예정된 개인정보 유출 사태 관련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청문회에 대해 신임 대표 해롤드 로저스를 증인으로 내세운다고 밝혔다. 김범석 의장의 출석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10일 쿠팡 관계자는 "고객불안 해소와 위기 수습에 적극적으로 나선다고 한만큼 해롤드 로저스 신임 쿠팡 대표가 청문회에 출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롤드 로저스(Harold Rogers) 미국 쿠팡 Inc 최고관리책임자. [사진=쿠팡 제공] 이날 박대준 대표가 3370만 명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 쿠팡은 미국 모회사 법무 담당 최고관리책임자인 로저스를 임시 대표로 선임했다.  청문회 증인 명단에는 당초 박 대표를 포함해 김범석 쿠팡Inc 의장, 북미사업개발 총괄, 정보보호 최고책임자(CISO) 등 관계자 6명이 채택된 바 있다. 이날 국회 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쿠팡의 개인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한 청문회 증인으로 로저스 신임 대표를 채택했다. 다만 김범석 의장과 박대준 대표의 출석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이는 쿠팡 측의 상황 변경이 생긴 것에 따른 후속조치"라면서 "박 전 대표의 증인 신분은 유지된다"고 말했다. mkyo@newspim.com 2025-12-10 17:52
사진
[단독] KF-21, 내년 3월 양산 1호기 출고식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한국형 전투기(KF-21) 양산 1호기 출고 행사가 내년 3월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열리는 방향으로 검토되고 있다. 뉴스핌이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당초 2026년 연말로 잡혔던 일정이 약 10개월 앞당겨지는 '조기 실전배치 시나리오'가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다. KF-21(당시 KF-X) 사업은 2015년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가 약 8조원(70억~80억달러 수준) 규모의 체계개발을 승인하면서 본궤도에 올랐고, 인도네시아가 개발비 20% 분담을 약속하며 공동개발 파트너로 참여했다. 이후 설계안 확정(2019년)과 2020년 9월 최종조립 착수 과정을 거쳐 2021년 4월 시제 1호기(001번기) 출고 및 명명식에서 공식 제식명 'KF-21 보라매'가 부여됐다.​​ 지난해 11월 29일 1000소티 비행을 달성한 한국형 전투기 KF-21. 이로써 전체 약 2000소티 중 절반을 완료하며 반환점을 돌았다.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2025.12.09 gomsi@newspim.com 시제기는 단좌 4대·복좌 2대를 포함해 총 6대가 제작됐고, 2022년 7월 첫 비행에 성공한 뒤 2023년 초음속 돌파, 야간·무장분리 시험을 포함해 2024~2025년까지 누적 2000회 수준의 시험비행을 소화하면서 블록Ⅰ(공대공 중심) 체계개발 막바지 단계에 올라와 있다. 방위사업청과 공군은 이 시험 데이터를 토대로 2026년까지 '초도양산+작전운용시험·평가'를 동시에 진행해 공군 F-4E, F-5 등 노후 3세대 전투기를 순차적으로 대체한다는 이정표를 세워왔다.​ 당초 KF-21 양산기 전력화 로드맵은 2024년 양산계약, 2025년 최종조립, 2026년 하반기 대량 양산 출고 및 전투적합 판정, 2026~2028년 초도 대대급 배치 순으로 짜여 있었다. 실제로 방추위는 2025년 3월께 '올해 20대·내년 20대' 방식의 1·2차 양산계약(20+20대)을 의결했고, 1조9000억원 안팎(1차 20대 기준 약 1조9000억원)의 초도 물량 계약이 체결되면서 사천 KAI 공장은 2025년 5월부터 양산 1호기 최종조립에 들어간 상태다.​ 이 기본 시나리오에서 2026년 연말로 잡혀 있던 '양산 출고식'을 10개월가량 당겨 2026년 3월 사천에서 여는 방향으로 급선회한 것이다. 업계에선 "양산 1호기·2호기를 포함한 초기 물량의 기체·엔진·전장 계통 신뢰성 검증이 예상보다 순조롭고, 공군의 F-4E 조기 퇴역·북한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따른 전력 공백 우려가 일정 단축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2015년 개발 승인 이후 만 10년 만에 양산형을 내놓는 만큼, 대통령 참석을 전제로 한 '국가급 이벤트'가 될 것이란 전망이 업계에 확산되는 분위기다.​ KF-21 시제 1호기 출고식은 2021년 4월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고, 그 자리에서 "2032년까지 120대 실전배치" 목표가 공개되면서 한국의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국' 도약을 대내외에 과시한 바 있다. [사천=뉴스핌]문재인 대통령이 9일 경남 사천시 고정익동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열린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 시제기 출고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1.04.09 photo@newspim.com 내년 3월로 예고되는 이번 출고행사는 시제기가 아닌 '양산형 1호기'가 주인공인 만큼, 시제기 롤아웃 이후 약 4년 만에 현직 대통령이 다시 사천을 찾는 장면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를 포함한 중동 순방 과정에서 KF-21을 한국 방산 수출 패키지의 핵심 품목으로 전면에 내세우며, 향후 수출형 블록Ⅱ·블록Ⅲ 개발과 현지 공동생산·부품 협력 구상을 함께 홍보해 왔다. 대통령실과 국방부, 산업부 안팎에선 "양산형 출고식이 사실상 '수출형 보라매'의 첫 공개 무대가 될 수 있는 만큼, 대통령 주관 행사로 격상할 명분이 충분하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현 시점에서 군·방산업계가 그리는 '3·6·9 시나리오'의 뼈대는 비교적 선명하다. 내년 3월 사천 출고식을 통해 양산 1호기를 공개하고, 6월까지 공군·방사청 공동의 전투적합 판정(전투운용능력 평가)을 마친 뒤, 9월 전후로 공군 작전부대에 초도 인도를 시작한다는 시간표다.​ KF-21 블록Ⅰ양산기는 2026년 상반기 대량 출고 이후 강릉 제18전투비행단과 예천 제16전투비행단에 각각 1개 전투비행대대(20대 안팎) 규모로 나뉘어 초도 배치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어 2028년 이후 공대지·다목적 능력을 강화한 블록Ⅱ 80대는 횡성 제8전투비행단, 충북 지역 제19전투비행단 등으로 확산 배치돼 공군의 F-5, 구형 F-16 전력을 단계적으로 완전히 대체하는 계획이다. 지난 11월 5일 국산항공기 FA-50와 함께 비행하는 손석락 공군참모총장의 KF-21. [사진=공군 제공] 2025.12.09 gomsi@newspim.com KF-21 사업은 개념연구 착수(2000년대 초) 이후 예산·기술 이전 문제로 수차례 좌초 위기를 겪었지만, 2015년 개발 승인 이후 10년 만에 양산형 출고 단계에 진입했다. 방산업계에서는 "전투기 체계개발-양산-수출까지 독자 사이클을 돌리는 소수 국가 반열에 올랐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방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KF-21 양산형 출고는 단순히 새 전투기를 들여놓는 차원을 넘어, 한국이 10년 주기의 전투기 개발·개량 사이클을 스스로 설계해 가는 수준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며 "2015년 개발 승인에서 2025년 양산 1호기, 2032년 120대 전력화로 이어지는 연표는 한국이 명실상부 '전투기 개발·수출국'으로 올라섰다는 증표"라고 했다. gomsi@newspim.com 2025-12-09 11:38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