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데뷔부터 미국 망명설까지...
[서울=뉴스핌] 김은주 기자 = '대륙의 여신', 중국 최고의 미녀이자 세계적인 여배우로 꼽혀온 판빙빙(范冰冰). 이런 판빙빙이 천문학적 금액의 탈세 의혹, 미국 망명설 등에 휘말리면서 배우 인생 중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6월 연예계 내분에 의해 탈세설이 불거진 이후 판빙빙에 대한 각종 소문이 난무하면서 '대륙의 여신’이 하루 아침에 ‘위기의 여신’으로 전락하고 있는 느낌이다.
대륙의 여신 판빙빙<사진=바이두> |
1998년 중국 드라마 ‘황제의 딸’이 중국 전역을 휩쓸던 당시 판빙빙은 꽃다운 나이 18살이었다. 주연은 아니었지만 조연 금쇄 역으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그녀는 브라운관에서 스크린으로 옮겨가 2004년 펑샤오강(馮小剛)감독의 영화 ‘서우지’로 대중영화백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2007년에는 유덕화와 함께 영화 '묵공’에 출연하면서 중국 톱스타 반열에 올라섰다. 이후 각종 국제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면서 중국을 넘어 할리우드에서도 인정해주는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판빙빙은 드라마, 영화에 그치지 않고 활동 반경을 넓혀갔다. 2005년에는 가수로 데뷔했고, 2007년 매니지먼트 회사 ‘판빙빙 공작실’을 설립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보였다. 그녀는 영화제작사를 비롯한 상장 기업에도 막대한 지분을 보유하면서 연예계 투자 재벌로서도 이름을 날려왔다.
최근 몇 년 간 판빙빙은 인생의 화려한 시기를 맞이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연속 포브스 선정 ‘중국 셀레브리티 100인'에서 1위를 차지했다. 2015년에는 ‘세계 최고 수입 여배우 톱10’에서 4위에 오르며 연예계 부호로 자리매김했다. 같은해 배우 리천(李晨)과 공개 열애 사실을 알리며, 지난 9월 약혼식을 올렸다. 그야말로 일과 사랑 모두를 이루며, 인생의 정점에 오른 듯 보였다.
하지만 중국 톱스타 판빙빙도 '새옹지마'와 같은 인생의 부침(浮沈)을 비켜가진 못했다. 위기의 발단은 '서우지' 영화 제작과 관련해 펑샤오강 감독과 불화를 빚어온 중국의 전 유명 아나운서 추이융위안(崔永元)의 이중계약서 폭로에서 비롯됐다.
지난 2004년 영화 '서우지' 방영 당시 추이융위안은 스캔들로 얼룩진 문제의 이 영화 주인공이 자신을 묘사한 것이라며 펑샤오강 감독과 대판 싸움을 벌였다. 두 사람의 갈등이 봉합되는가 싶었으나 지난 5월 10여 년이 지난 시점에서 펑감독이 또 다시 판빙빙이 출연하는 '서우지2'를 찍겠다고 발표하면서 둘 간의 반목이 다시 심화됐다.
펑감독의 발표에 화가 머리 끝까지 치민 추이융위안은 영화계의 천문학적인 이중계약 탈세 관행을 폭로했고 펑감독과 추이융위안, 양자 간 치열한 싸움은 결국 판빙빙에게 직격탄이 된 것.
추이융위안이 직접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이중계약서 사진에 ‘판빙빙’ 이름이 드러나면서 판빙빙은 개런티 이중계약 관행의 핵심인물로 지목됐다. 영화 서우지는 판빙빙 영화 인생의 첫 출발점이나 마찬가지인데 공교롭게도 바로 이 영화로 빚어진 영화계 내분 때문에 그녀의 잘 나가던 배우 인생이 위기에 봉착했다고 볼 수 있다.
폭로가 나온뒤 세무 당국은 연예인 탈세 의혹에 대해 대대적인 세무 조사에 나섰다. 판빙빙은 탈세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지만 곧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감췄고 감금 조사설과 미국 망명설이 나돌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 LA에서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다는 외신보도까지 나오면서 처지가 한층 궁색해지고 있다.
현재까지 판빙빙 거취가 불명확한 상황 속에서 망명설과 실종설에 이어 심지어는 구금설까지 나오고있다. 여기에 그동안 세계 영화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약혼자 리천과의 파혼설까지 솔솔 흘러나오는 형국이다.
온갖 소문의 중심 인물이 되면서 판빙빙은 자국인 중국에서도 출연작인 영화, 드라마, 광고의 개봉과 방영이 전면 중지된 상태다. 할리우드 영화 ‘355’에도 출연 예정이었지만, 장쯔이로 대체한다는 루머까지 돌았다. 확인 결과 장쯔이는 "아는 바 없다"고 밝혔다.
판빙빙 본인은 탈세 의혹이 불거졌던 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 일체 외부와의 연락을 끊은 채 침묵으로 일관함으로써 루머만 자꾸 증폭되고 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 중국 영화계 안팎에서는 판빙빙이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주목하고 있다.
eunjoo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