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댄싱하이'·MBC '언더나인틴'·SBS '방과 후 힙합' 등 경쟁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지상파 방송사가 잃어버린 시청자 1020세대를 향해 뜨거운 구애의 손짓을 보내고 있다. 오랜 시간 복고, 추억 팔이에 치중했던 이들이 댄스,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잃어버린 10대 시청자들을 되찾아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7일 밤 KBS 2TV에서는 10대 청소년들이 주축이 된 춤 예능 프로그램 '댄싱하이'가 첫 방송됐다. MBC는 11월 첫 주 방송 예정인 10대를 대상으로 한 아이돌 오디션 예능 ‘언더나인틴(Under 19)’을 준비 중이다. 지난 1일부터 지원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리아킴, 저스트 절크, 이기광, 호야 [사진=KBS] |
SBS는 지난달 래퍼들이 직접 학교로 찾아가는 '방과 후 힙합'을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선보였다. 슬리피, 키썸, 리듬파워, 킬라그램은 10대들의 얘기를 직접 듣고, 이들이 랩으로 속마음을 풀어낼 수 있게 도왔다. Mnet 이 시도한 '쇼미더머니' 이후로 지상파에서 랩하는 10대를 진지하게 만난 건 이 프로그램에서가 최초였다.
이제는 장수 프로그램이 됐다지만, SBS '불타는 청춘'이나 '동상이몽 시즌2 - 너는 내 운명', '백년손님' 등의 중장년을 위한 예능 프로그램이 사랑받는 동안 지상파 방송에서는 10대를 위한 프로그램은 전무했다. 과거 가수를 꿈꾸는 10대들이 주축이 됐던 SBS 'K팝스타'나 MBC '위대한 탄생' 등은 애초 1020세대를 타깃으로 한 프로그램이 아니었던 것은 물론, 오디션 프로그램 유행이 지나면서 모두 사라졌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연습생들이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팰리스 두베홀에서 열린 Mnet '프로듀스48'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06.11 deepblue@newspim.com |
그동안 Mnet에서는 채널 특성을 살려 음악, 랩,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까지 집중적으로 기획하면서 10대들의 관심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 '쇼미더머니', '고등래퍼' 등 1020세대가 관심이 있는 힙합 장르를 전면에 내세웠고, 줄줄이 흥행시켰다. '슈퍼스타K'로 열었던 오디션 프로그램의 전성기도 그대로 이어받았다. 아이오아이, 워너원, 아이즈원을 배출한 '프로듀스' 시리즈가 승승장구 중이기 때문. 유튜브, 모바일 동영상에 더 익숙한 10대들이지만, 그들의 관심사를 제대로 자극했다는 평가다.
뒤늦게 이 흐름을 지상파가 쫓는 모양새지만 시작은 나쁘지 않다. KBS에서 저스트 절크, 이기광, 호야, 리아킴, 이승훈 등이 나선 댄스 배틀 프로그램 '댄싱하이'는 지난 6월부터 참가자를 모집했고 3000여 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첫 회 시청률은 2.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아직 저조하지만 전국구로 펼쳐진 '춤추는 10대'의 관심을 지상파 채널이 붙잡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사진=MBC 언더나인틴 홈페이지] |
오는 11월 방송 예정인 MBC '언더나인틴'에서는 10대 소년들의 참여를 받고 있다. 현재 1000명 이상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며 지상파에서 탄생시킬 대형 아이돌 그룹이 청소년들의 관심을 자극하고 있다. SBS는 'K팝스타’의 박성훈 PD와 ‘판타스틱 듀오’ 김영욱 PD가 뭉쳐 신개념 오디션 프로그램 ‘더 팬’을 준비 중이다. 10대 문화 중 가장 두드러지는 음악, 힙합, 팬 문화를 먼저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지상파 방송사들은 광고가 안붙는다거나 '돈이 안된다'고 입시에 내몰린 10대 시청자들을 소홀히 한 결과 청소년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받아 왔다. 뒤늦은 시도지만 얼마나 진정성을 보여주느냐, 10대들의 현실에 맞닿은 재미를 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가족애, 중년 로맨스를 표방하며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던 중년 타깃 프로그램처럼, 10대를 겨냥한 프로그램이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 위주로 한정된 것이 아쉬운 지점"이라며 "더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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