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북한이 지난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 15’형 미사일 발사 실험에 사용한 시설물 일부를 해체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의 북한전문 매체 38노스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38노스의 조셉 버뮤데즈 연구원은 상업용 인공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평양에서 북동쪽으로 29km 거리에 위치한 평안남도 평성시의 ‘3월16일 자동차 공장’에서 지난 8개월 간 구조물이 철거됐다가 다시 세워지고 또다시 철거되는 작업이 반복된 정황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38노스에 따르면, 이 공장에 지난해 10월 각종 장비와 물자가 도착했고, 이어 독특한 형상의 임시 보관시설이 생겼다. 이후 올해 초까지 임시 시설에 변화가 없다가 3월 11일 지붕이 제거되면서 건물 뼈대가 개조됐고 4월 28일에 지붕이 다시 덮였다. 6월 30일에는 개조된 건물의 뼈대가 캔버스 천으로 덮였으며, 8월 8일에는 지붕이 다시 제거돼 다시금 해체 준비가 시작됐다. 이후 9월 1일자 인공위성 사진에서 임시 시설이 제거된 것이 확인됐다. 다만 강화 패드는 여전히 일부 남아 있다.
2017년 11월 21일 촬영된 '3월16일 자동차 공장' 위성사진 [사진=38노스] |
38노스는 이러한 작업의 목적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ICBM 미사일 프로그램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했다.
우선 임시 시설이 계단 모양으로 건설됐고 강화 패드가 설치된 것은 미사일 이동식 발사차량을 들어 올리는 받침대와 분리식 발사대 실험에 필수적인 장치다.
또한 임시 시설은 북한 ‘칼골’(Kal-gol) 미사일 훈련 기지와 ‘65번 공장’의 영구 건축물의 외형과 기능이 비슷하다고 38노스는 설명했다.
칼골 미사일 훈련 기지에는 스커드 및 스커드-ER급 미사일 여단이 주둔하고 있으며, 65번 공장은 북한에서 가장 규모가 큰 군수품 제조시설이다.
‘3월16일 자동차 공장’은 1977년 3월 16일 건설돼 민간용과 군수용 트럭을 생산해왔다. 이 공장은 오랫동안 북한의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됐다는 의심을 받아오다, 지난해 말에서야 위성 및 지상 사진을 통해 관련 활동이 확인됐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29일 ‘국가 핵무력’이 완성됐다며 화성 15형 미사일 실험 발사 성공을 발표했다. 그간 실험 발사된 북한의 ICBM 미사일 중 가장 첨단이라는 평가를 받는 화성 15형 미사일은 사거리가 1만3000㎞에 달해 미국 본토 전역에 도달할 수 있다.
올해 9월 1일 촬영된 '3월16일 자동차 공장'에서 임시 시설이 해체된 모습이 포착됐다. [사진=38노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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