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그 어떤 배우의 변신보다 의미 있고 강렬하다. 한지민이 본 적 없는 새로운 얼굴로, 놓쳐서는 안될 사회적 메시지를 들고 스크린 한 가운데 섰다. 영화 ‘미쓰백’이 27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미쓰백’은 스스로를 지키려다 전과자가 된 미쓰백(한지민)이 자신과 닮은 아이 지은(김시아)을 만난 후 그 아이를 지키기 위해 참혹한 세상과 맞서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단편 ‘그녀에게’로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은 이지원 감독의 첫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영화 '미쓰백'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한지민(왼쪽)과 김시아 [사진=뉴스핌DB] |
이 감독은 이날 언론시사회 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참석,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해서 실제 사건인 것처럼 표현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어디선가 일어나고 있고, 그래서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것이 숙제이자 의무였다”고 밝혔다.
이어 “폭력 수위 묘사가 또 다른 폭력이 되지 않길 바랐다. 그래서 직접적 묘사를 배제하고 은유적인 방법을 통해 폭력 강도가 물리적이 아닌 심적으로 느껴지게 동선 디렉션을 많이 연구했다. 아이가 고통받는 장면도 깊게 묘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지은 역을 연기한 김시아의 컨디션 조절에도 신경을 기울였다. 이 감독은 “김시아에게 이 영화를 찍으면서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어려운 장면을 찍을 때마다 병원과 상담사에게 주기적으로 방문하도록 했다. 폭력의 수위도 최대한 조절했다. (한)지민 씨와도 이야기를 정말 많이 나눴다”고 털어놨다.
사회적 메시지 못지않게 눈에 띄는 ‘미쓰백’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한지민의 연기 변신이다. 한지민은 극중 세상을 헤쳐 가며 거칠게 살아가다 전과자가 된 여자 백상아를 열연, 내외적으로 큰 변화를 줬다.
기자간담회에 함께한 한지민은 “상아스러움을 놓고 끊임없이 논의했다. 물론 지금까지 내가 맡은 캐릭터들과 비교하면 비주얼, 성격적인 면에서 변신이나 도전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영화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어딘가 있지만 모르고 지나쳤을, 이 세상 모든 상아와 지은을 안아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영화 '미쓰백'에서 백상아를 열연한 배우 한지민 [사진=뉴스핌DB] |
600:1의 경쟁률을 뚫고 ‘미쓰백’ 지은으로 합류한 김시아의 이야기도 이어졌다. 김시아는 “지은이의 감정을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감독님과 자주 만나면서 이야기한 덕분에 잘 해낼 수 있었다”며 “또 한지민 언니가 현장에서 나를 엄청 잘 챙겨줬다. 그런 언니가 가장 예뻐 보였다”고 회상했다.
‘미쓰백’은 소재, 스토리 면에서 이보영 주연의 드라마 ‘마더’(2018)와 비교되기도 했다. 이 감독은 “영화 준비 과정에서 ‘마더’ 제작 소식을 접했다”면서 “드라마와 유사성을 탈피하기 위해 상아 캐릭터를 중점적으로 고민하고 연구했다. 그간 아동학대를 다룬 드라마, 영화가 많았지만 대부분 법적으로만 해결하려다가 결국엔 스스로도 해결하지 못하는 전개였다. 하지만 우리는 상아를 통해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차별점을 짚었다.
끝으로 이 감독은 “또 다른 지은이들이 고통받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 영화를 통해서 지은이들이 한 명이라도 더 빨리 발견돼 우리가 손을 잡아줬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했고, 한지민은 “비슷한 소재를 다룬 드라마와 영화가 있다지만, 이런 이야기일수록 여러 번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그 관심의 문제가 사회 문제까지 바꿀 수 있을 거다. 우리 영화로 사회의 변화가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미쓰백’은 오는 10월1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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