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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구의 글로벌 나침반] 평양 남북정상회담 잡감(雜感)

기사입력 : 2018년09월28일 10:42

최종수정 : 2018년10월04일 10:24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남북 정상 '비핵화 합의 천명', 돌아갈 수 없는 다리 건넌 것"
"김정은, 비핵화 조치 통해 경제제재 '장애물' 스스로 허물어야"
"서울 답방 시 反北정서 완화 '과제'…지금부터 고민해야 할 것"

문재인 대통령의 2박3일 평양 방문은 파격의 연속이었다. 순안국제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 트랩을 내려온 문 대통령 내외를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가 직접 맞았으며, 두 정상이 조선인민군의 사열을 받을 때 북한은 21발의 예포까지 쏘는 예우를 보였다.

백화원 영빈관으로 가는 도중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무개차를 타고 10만 명의 평양시민의 환호를 받으며 여명거리를 카퍼레이드하며 지나갔다.

여명거리는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이 가장 야심차게 초고속으로 조성한 거리로 평해튼(평양의 맨해튼)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다.

2007년 10월 노무현 대통령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카퍼레이드했을 때의 무채색의 낮은 건물들만 즐비했던 여명거리와 비교하면 상전벽해의 변화를 상징하는 곳이다.

문 대통령에 대한 북측의 파격적인 대우의 절정은 9월 19일 평양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펼쳐진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 관람 후의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일 것이다.

[평양=뉴스핌]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밤 평양 5.1경기장에서 열린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남북정상회담 기간 동안 환대해 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평양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2018.09.19

우리 대통령이 15만 명의 평양시민을 상대로 직접 연설을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는 것 자체가 놀라움이었을 뿐만 아니라, 남북의 두 정상이 “한반도에서 전쟁의 공포와 무력 충돌의 위험을 완전히 제거”하고 “백두에서 한라까지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영구히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주자고 확약”했다는 사실을 남측 대통령의 육성을 통해 전해들을 것이라고는 평양시민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나아가 북한의 환대에 대한 립 서비스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놀라운 평양의 발전상을 보고 “김정은 위원장과 북녘 동포들이 어떤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지 가슴 뜨겁게 봤으며, 얼마나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갈망하고 있는지 절실하게 확인했다”면서 “지난 70년의 적대를 완전히 청산하고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한 평화의 큰 걸음을 내딛자고 제안”했다.

김정은 집권 이후 4번의 핵실험과 수십 발의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고, 특히 북한이 ‘국가핵무력건설 위업 완성’을 선언하면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2차 한국전쟁 발발 가능성이 우려되었던 것이 지난해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5개월도 채 안 되는 사이에 세 번의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졌다는 것은 그만큼 남북 정상 간의 신뢰가 깊어졌을 뿐만 아니라 남북관계도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평양=뉴스핌]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9일 밤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평양 시민들 앞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18.09.19

그러나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공동번영과 자주 통일의 미래를 앞당기려는 ‘담대한 여정’의 전도는 탄탄대로는 아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그리는 북한의 미래는 무엇인가?.

지난 4월 20일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김정은은 북한이 “세계적인 정치사상강국, 군사강군의 지위에 확고히 올라선 현 단계에서 전당, 전국이 사회주의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것, 이것이 우리 당의 전략적 노선”이라고 천명했다.

또한 새로운 전략노선 실현을 위해서는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을 성공시켜 “온 나라에 인민들의 웃음소리가 높이 울려 퍼지게” 하는 것이 당면목표라고 제시했다.

이 전원회의 결정을 문화대혁명의 혼란에 종지부를 찍고 농업, 공업, 국방, 과학기술 등 4대 현대화정책을 내걸고 개혁개방에 시동을 걸었던 1978년 12월의 중국공산당 제11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 비유하기도 한다.

오랫동안 외교적으로 고립되어 있던 북한의 김정은이 핵개발의 공식적인 종료와 사회주의경제건설에의 총력 집중이라는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채택해 경제발전과 인민생활 향상에 매진하겠다는 의지 표명이라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6일(현재시간) 뉴욕 유엔 본부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평양 도착부터 백두산 등반 후 삼지연 공항을 떠날 때까지 13차례 20시간을 김정은 위원장과 같이 보냈던 문재인 대통령은 24일의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과 26일(이상 현지시간)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진의를 전달하면서 북한의 새로운 선택과 노력에 국제사회가 화답할 차례라고 설득했다.

남북정상회담을 통한 문 대통령의 적극적인 중재 덕분에 교착상태에 빠졌던 북미대화는 곧 재개될 것이며 2차 북미정상회담도 가시권에 들어와 있다.

종전선언과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둘러싸고 대립해왔던 북미가 대화를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면 평양공동선언에 따라 북한의 지도자로서 처음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할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질 것이다.

1978년 10월 중일평화우호조약의 비준서 교환을 위해 중국의 지도자로서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했던 덩샤오핑 부총리는 도쿄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400여명의 내외신 기자들을 앞에 두고 덩샤오핑은 중국은 20세기 말까지 근대화를 실현하고자 한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이를 위해서는 중국이 뒤쳐져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희망이 생긴다고 말했다.

또한 덩샤오핑은 올바른 정책을 수립하려면 제대로 배워야 하고, 제대로 배우면 앞선 기술과 관리방식을 중국의 발전을 위한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덩샤오핑의 일본 방문은 중일 ‘밀월시대’를 여는 계기가 되어 다양한 분야에서의 교류 확대와 급속한 경제협력의 기폭제가 되었다. 1979년부터 제공되기 시작한 일본의 대중국 엔 차관은 누계 3조 엔을 넘어 중국의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삼지연=뉴스핌]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평양정상회담 사흘째인 지난 20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손을 맞잡아 들어올리고 있다. 2018.09.20

문재인 대통령의 입을 통해 15만 명의 평양시민에게 남북 두 정상이 비핵화에 합의했다는 것을 밝힌 이상 북한의 비핵화는 돌아갈 수 없는 다리를 건넌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외부로부터의 자본과 기술, 투자 없이 위기에 봉착한 북한경제의 활로를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김정은 위원장은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구체적인 조치로 국제사회에 보여줌으로써 경제제재 완화와 해제를 위한 장애물을 스스로 허물어야 한다.

또한 자신의 서울 방문을 남북경제협력을 통한 경제발전의 계기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한국 내의 뿌리 깊은 반(反)북한, 반김정은 정서를 완화시켜야 한다. 서울에서 어떤 메시지를 한국 국민들에게 전달할 것인지 김 위원장은 지금부터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조진구 박사 약력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졸업. 일본 도쿄대학 대학원 법학정치학연구과 법학박사(국제정치 전공). 민주평화통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 정책연구위원, 고려대학교 평화연구소 연구교수,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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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中 특별교역국 박탈 가능성" [서울=뉴스핌] 박공식 기자 = 미국과 중국 사이에 자존심을 건 관세전쟁이 계속 고조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부여한 특별교역국(PNTR:Permanent Normal Trade Relations, 영구정상교역관계) 지위까지 박탈해 중국에 대한 관세를 평균 61%까지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무역전문가들을 인용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1월20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에게 중국의 특별교역국 지위와 관련한 입법적 조치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PNTR은 이전 '최혜국대우(most-favored-nation treatment)'로 불려진 것으로, 관세와 항해 등 양국간 관계에서 제3국에 부여한 조건보다 절대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하는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가 교역의 일반원칙으로 지지하고 있다. 미국은 2000년 중국의 WTO 가입 전 중국에 PNTR 지위를 부여했다. 이후 중국의 대미수출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PNTR 지위 재검토 지시 이후 존 물레나 공화당 의원과 톰 스워지 민주당 의원은 지난 1월 23일 하원에 공정무역복원법안(Restoring Trade Fairness Act)을 공동발의했다. 물레나 의원은 하원 중국관련특별위원회의 공화당 의장을 맡고 있다. 상원에도 동시 발의된 법안은 중국과 정상교역 관계를 중단하고 관세를 5년간 35~100% 수준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슷한 법안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의회에서 발의됐지만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해 폐기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무역 전문가들은 민주 공화 양당 지지가 점점 확산돼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짐 루이스 부소장은 중국이 글로벌 무역규칙을 따르지 않아 PNTR 지위가 박탈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트럼프는 중국과 어떤 거래를 할수 있을지 지켜보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기업 컨설턴트와 법률가는 거래 기업들이 중국의 PNTR 지위 상실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급망을 중국 바깥(제3국)으로 이전하거나 외국인 직원을 귀국시키고 중국내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있다고 했다. 추가 관세 부담을 전가하기 위해 납품 계약 조건을 재협상하는 기업도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경제연구소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무역단체인 미중무역위원회(USCBC:U.S.-China Business Council)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PNTR 지위를 상실하면 연료를 제외한 모든 중국산 제품은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생산했더라도 관세가 현재 19%에서 평균 61%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USCBC는 "중국에 대한 PNTR 지위 박탈은 중국의 무역 관행을 바꾸는 수단으로 적절하지 않으며 미국이 가진 다른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현지시간 2월4일 0시1분을 기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 10%가 발효되자 중국도 즉각 보복 관세 조치로 맞섰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최대 6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한편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선임연구원 데렉 시저스는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없이는 PNTR 취소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미국과 정상적 교역국 지위를 가지지 못한 나라는 쿠바와 북한, 벨라루스, 러시아 등 4개국 뿐이다.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항구에 접근하는 콘테이너 화물선 [사진=로이터] kongsikpark@newspim.com 2025-02-0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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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 '유리기판'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판 기술로 '유리기판'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 FC-BGA(Flip-Chip Ball Grid Array) 기판은 플라스틱 재질로 제작돼 대면적 적용 시 휨 발생과 평탄성 저하 등의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PLP(패널 레벨 패키징) 및 유리기판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6일 반도체 업계에서는 유리기판이 반도체 패키징의 한계를 넘어설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유기 소재 대신 유리를 사용함으로써 수율 문제와 패턴 왜곡 현상을 해결하고, 이론적으로는 칩의 패키징 두께를 최대 4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유리 기판 시장 규모는 지난 2023년 71억달러(약 10조 3063억원)에서 오는 2028년 84억 달러(12조 1934억원)로 18%가량 고속 성장이 전망된다. AI 등 차세대 기술 활용을 위해 고성능 메모리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앙처리장치(CPU) 등 반도체 패키징 기술의 중요도가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관련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챗GPT가 그린 유리기판의 모습. [사진=챗GPT] 국내 기업들도 유리 기판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SKC는 CES 2025에서 유리 기판을 선보였으며, 자회사 앱솔릭스(Absolics)는 연간 7만2000㎡ 규모의 제2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또한 유리 기판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스닥 상장사 나인테크도 FO-PLP 및 유리기판 관련 장비 개발을 완료했다. 나인테크는 열팽창 계수의 변화에 따른 기판의 휨 현상을 핸들링하고, 기판 두께가 얇아지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비 개발에 성공했다. 장비 개발 및 테스트를 완료했으며, 향후 수요에 대비해 생산 시설 확충을 계획하고 있다.  나인테크는 지난 3년간 FO-PLP에 적용되는 모든 WET STATION 장비를 해외 반도체 회사와 글라스 코어기판 회사에 납품해왔다. 과거 레퍼런스와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생산 시설까지 증설된다면 유리 기판 관련 매출 역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인테크 관계자는 "급변하는 환경에서 PLP 장비 납품 경험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여 반도체 패키징 공정을 선도하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아낌없는 R&D 투자를 통해 PLP 및 유리기판이 상용화되는 시점에 나인테크가 우뚝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nylee54@newspim.com 2025-02-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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