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종합] "역지사지로 생각해보길"…이주여성들의 이야기, 연극 '텍사스 고모'

기사입력 : 2018년10월19일 14:51

최종수정 : 2018년10월19일 14:51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국립극단과 안산문화재단이 공동제작한 연극 '텍사스 고모'
26~27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별무리극장서 공연
11월2일부터 25일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서 공연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이주 여성의 꿈과 희망, 좌절 등 사회의 부조리를 통렬하게 담은 연극 '텍사스 고모'가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연극 '텍사스 고모' 포스터 [사진=국립극단]

연극 '텍사스 고모'는 오는 26일 개막을 앞두고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 극장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오현실 국립극단 사무국장은 "동시대적으로 시의성이 있는 작품이다. 함께 고민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텍사스 고모'는 2017년 제4회 ASAC창작희곡공모의 대상 수상작으로, 주한미군과의 결혼을 통해 텍사스로 떠났던 '텍사스 고모'와 환갑이 넘은 남자와 결혼해 한국에 오게 된 '키르기스스탄 여인' 등 이주 여성들의 현실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이번 공연은 국립극단이 처음으로 지역 문화 기관과 공동 제작한 작품으로, 안산문화재단은 안산을 배경 혹은 소재로 하는 희곡을 격년으로 공모해 당선작을 직접 무대화하는 'ASAC창작희곡공모'나 '안산국제거리극축제' 등을 진행하며 지역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무대를 선보여왔다. 무엇보다 안산의 원곡동은 2009년 전국 최초로 다문화 특별구역에 지정되기도 했다.

오현실 국립극단 사무국장 (왼쪽), 백정희 안산문화재단 대표이사 [사진=국립극단]

백정희 안산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처음에는 공모를 통해 얻은 이 귀한 작품을 국립극단에게 넘겨주냐고 화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안산에서 만들었다면 '너희들만의 이야기'라고 쉽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모든 세대의 시간과 공간을 넘어선 이야기이기 때문에 국립극단과 함께 하는게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전 국민이 같이 고민하고 나눠야하는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오현실 국립극단 사무국장은 "국립극단이 타 기간과 공동으로 제작하는 첫 번째 작품이다. 서울과 지역 간의 문화 격차가 심하다고 하는데, 그 격차를 해소할 방법이 무엇일가 계속 고민을 했다. 그 와중에 적극적으로 협업을 해보는게 어떻느냐는 의견이 내부적으로 모아졌다. 안산문화재단이 이미 공연을 기획하고 있었는데, 국립극단이 조금 더 힘을 보태 서울까지 공연을 확대해서 다 많은 관객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했다"며 "올해 '텍사스 고모'를 시작으로 향후 더 많은 지역과의 협업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작품은 더 나은 환경을 꿈꾸며 다른 나라로 이주했으나 사회에서 철저히 소외당한 여성들, 그 다음 세대인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겪는 아픔까지 세밀하게 그려낸다. 이주 여성들의 호소를 외면하며 철없는 행동을 일삼는 어른들, 이런 씁쓸한 풍경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아이들의 모습을 대비시켜 아이러니한 사회 모습을 더욱 부각시킨다.

윤미현 작가는 대학생 여름방학 때 1970년대 초반 아르헨티나로 결혼 이민을 갔던 친구의 고모를 통해 이야기를 구상했다며 "한 여성이 타국에 가서 살았던 삶이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마음으로 들어오는 게 있었다. 그것과 현재 이주한 여성들의 모습이 겹치면서 사회의 부조리를 생각하게 됐다. 글을 쓰면서 어떤 한사람의 인생에 누를 끼치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아르헨티나가 아닌 텍사스로 변경했고, 작품 속 모든 에피소드는 픽션"이라고 말했다.

연극 '텍사스 고모'의 윤미현 작가(왼쪽), 최용훈 연출 [사진=국립극단]

이어 "'텍사스 고모'라고 대변되고 있지만 남자, 여자 구분 없이 인간에게 모두 다 적용되는 이야기다. 다만 남성보다 여성이 타인으로서 소외되는 느낌이 더 강하다. 정서적인 측면에서 여성의 이야기를 담았다"며 "한국 땅에 이민을 와서 행복한 사람도 있는데 굳이 사회 갈등을 담고 이분법적인 사고를 하는게 아닌가 하는 내적 갈등도 있었다. 하지만 소외된 타자의 마음을 드여다보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연출을 맡은 최용훈은 "우리도 한때 '아메리칸 드림'을 꿈꿨고, 아픔과 고통을 겪었다. 이제는 우리 나라에 '코리안 드림'을 갖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다. 단지 우리보다 경제사정이 조금 안 좋다는 이유 때문에 우리가 당했던 것과 똑같은 짓을 하고 있다. 그것을 절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갑질을 당했으면서도 갑질을 하고 있는, 반성하지 않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인간으로서 해야할 행동이 무엇일지 생각해봤으면 한다"고 피력했다.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주한 미군과 결혼해 텍사스로 떠난 '텍사스 고모' 역은 연극 '3월의 눈', '오장군의 발톱' 등에 출연한 배우 박혜진이 맡는다.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는 의지로 환갑이 넘은 한국 남자와 결혼한 19살의 '키르기스스탄 여인' 역은 '생각은 자유', '병동소녀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등에 출연한 독일 출신의 배우 윤안나가 맡는다.

배우 박혜진은 "작품의 제목부터 '텍사스 고모'라 상당히 부담이 크다. 우리 시대의 이야기,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1970년대 학교를 다니면서 우리 집이 부자는 아니었지만 식모살이를 온 언니, 내 또래 친구들, 기술을 배우기 위해 온 사람들이 많았다. 그들이 떠오르면서 젊은 작가인데 이런 내용을 어떻게 아나 싶더라.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인권의 문제를 담는다. 정곡을 찌르는 윤 작가만의 언어와 내용이 있다. 그 맛있는 대사와 연기를 직접 해보고 싶어서 참여하게 됐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연극 '텍사스 고모'에 출연하는 배우 박혜진(왼쪽), 윤안나 [사진=국립극단]

독일 출신의 배우 윤안나는 "작품에서 이주 여성의 대표로 나오는데, 실제로도 외국에서 왔기 때문에 이 역할을 맡게 돼서 감사하다. 작품을 읽으면서 많이 공감 됐다. 다른 환경, 다른 문화에서 오다보니 완전하게 비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공감이 많이 됐다. 재밌는 표현이 많아서 즐겁게 하고 있다. 현재 살고 있는 사회에서 아주 중요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그는 "독일에 있을 때 신문방송학과, 한국어학과를 전공했지만 한국영화에 관심이 있어 한국에 오게 됐다. 2013년 국립극단에서 '알리바이 연대기'를 보게 됐는데, 그때 연극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열심히 공부해서 연기 전공 석사 과정 공부를 했다. 5년 뒤에 국립극단에서 공연가지 하게 돼 큰 영광이다"라고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배우 박혜진은 "결혼 이주 문제는 더이상 남의 문제가 아니다. 계속 될 것이고, 받아들여야 하는 제도라면 어떻게 인권이나 사회를 더 건강하게 이끌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 이미 이웃이고 함께 살아야 하는 공동체다. 공연을 보고 역지사지의 마음을 한 번쯤은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국립극단과 안산문화재단이 공동제작하는 연극 '텍사스 고모'는 오는 26일부터 27일까지는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별무리극장에서 공연한다. 이후 11월2일부터 25일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한다. 

hsj1211@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감사원장 후보자에 김호철 변호사 지명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7일 감사원장 후보자로 김호철 변호사를 지명했다.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대통령이 오늘 감사원장 후보로 김호철 변호사를 지명했다"고 밝혔다. 김호철 감사원장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김 후보자는 국가경찰위원회 위원장과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장 등을 역임한 인물로, 공공성과 사회적 가치 수호에 앞장서 온 대표적인 인권 변호사로 평가받고 있다고 이 수석은 설명했다. 이 수석은 "김 후보자가 경찰국 신설과 군 의문사 진상 규명 등 사회적 파장이 컸던 사안에서 공공성과 법적 원칙을 견지해 왔다"고 했다. 이 수석은 "김 후보자는 감사 운영의 정상화를 통해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 그리고 국민 신뢰라는 헌법적 가치를 확고하게 복원할 적임자이자 전문가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parksj@newspim.com 2025-12-07 13:37
사진
내란 특검, 추경호·황교안 불구속 기소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 중인 내란 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이 7일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지낸 추경호 의원과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스핌DB] 박지영 특검보는 추 의원에 대해 "피고인은 여당 원내대표로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유지 의사를 조기에 꺾게 만들 수 있었던 유일한 사람이었음에도, 비상계엄 유지를 위한 협조 요청을 받고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되고 무장한 군인에 의해 국회가 짓밟히는 상황 목도하고도 아무런 조치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의원 권한이자 의무인 표결권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고, 본회의 개의를 알고도 의원총회 개최 의사도 없이 의총 소집 장소를 당사로 변경해 국회 진입 의사를 가진 국회의원의 발길을 돌리게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또 본회의장에 있던 국회의원에게는 밖으로 나오라는 메시지 전달했는데, 이는 윤 전 대통령이 군인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고 본회의장에 들어가 있던 국회의원을 끌어내려 하려는 행위와 같이 평가된다"고 부연했다. 박 특검보는 "국회의원이 국회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은 헌정 질서가 파괴되는 상황"이라며 "본인이 원내대표실에 있으면서 이런 파괴된 현장을 목도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윤 전 대통령은 지난 한덕수 전 국무총리 재판에 나와서 '추 의원에게 어떤 이야기를 했는가'라는 재판장 질문에 '걱정하지 말라. 길게 가지 않고 빨리 해결될 것'이란 취지로 말했다. 이 말은 너희들이 국회 의결 해제하지 않고도 내가 끝낼 것이란 말"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 의원은 충분히 본인의 역할을 지시받았고 이와 관련해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추 의원은 '대통령님 이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빨리 해제해달라'는 말을 한 번도 한 적 없다. 본인도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박 특검보는 "비상계엄이 선포될 즈음 당대표는 체포 대상이 될 정도로 사실상 의사 소통 창구가 전혀 아니었고, 여당과의 의사 소통 통로이자 서로 논의할 수 있던 사람은 추 의원이 유일했다"며 "(추 의원은) 반대하는 의사를 표시하거나 이래선 안 된다는 의사표시는 하나도 없이 본인이 알고 있던 모든 것을 여당 의원에게 고지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끝으로 그는 "사실상 계엄이 국회의결로 해제되는 것은 아니다. 여당 원내대표마저 협조하지 않고 반기를 들었다면 계엄 해제가 빨라졌을 것"이라며 "계엄에 대한 문제 해결 방식이나 회복 시간 등이 상상 이상으로 빨라졌을 것이고, 국론 분열이나 사회적 혼란도 훨씬 더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 의원은 지난해 12월 3일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로서 의총 장소를 세 차례 변경하는 방법으로 자당 소속 의원들의 표결 참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로 인해 당시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단 18명만이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할 수 있었고, 국회 해제 요구 결의안은 결국 재석 190명 중 찬성 190명으로 통과됐다. 특검은 당시 추 의원이 국회 이동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 그의 측근들과 통화한 사실을 바탕으로 그가 의도적으로 표결을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앞서 특검은 추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지난 3일 "혐의 및 법리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이를 기각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사진=뉴스핌DB] 한편 특검은 이날 황교안 전 국무총리도 불구속 기소했다. 황 전 총리는 비상계엄 당시 "나라를 망가뜨린 종북주사파 세력과 부정선거 세력을 이번에 척결해야 한다", "우원식 국회의장을 체포하라. 대통령 조치를 정면으로 방해하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체포하라" 등의 게시물을 올려 내란을 선동한 혐의 등을 받는다. hyun9@newspim.com 2025-12-07 17:26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