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4일 새벽 타계한 고(故) 신성일의 부인은 역시 ‘1960년대 최고 영화배우'중 한명이던 엄앵란이다.
그의 부인 엄앵란(82)은 1956년 영화 ‘단종애사’로 데뷔했다. 한살 연하인 신성일과 ‘로맨스 빠빠’를 시작으로 52편의 영화에 함께 출연했다. ‘로맨스 빠빠’는 신성일의 데뷔작이기도하다. 이후 1964년 세기의 결혼식을 올렸다.
엄앵란은 서울, 신성일은 경북 영천에서 생활한 공식적인 ‘43년 별거 부부’였다. 엄앵란과 신성일은 1975년부터 별거 생활을 했다.
생전의 고 신성일(오른쪽)과 엄앵란. [사진= MBC] |
신성일은 생전, 배우자의 투병에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아내가 수술하자 신성일이 ‘아내의 건강을 챙기겠다’며 집으로 돌아오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는 ‘바람둥이’라는 세간의 말에 자신은 ‘바람둥이가 아닌 순수한 로맨티스트’라며 당당한 삶을 말하기도 했다.
영화 배우라는 공통분모와 함께 둘은 각기 다른 암을 앓았다. 폐암3기에 걸인 신성일은 4일 새벽 향년 81세로 타계했지만 엄앵란(82)의 경우는 운이 좋았다.
지난 2015년 모 방송 건강 프로를 찍던 중 자신이 유방암1기라는 사실을 알았다. 확인해 보니 유방암 2기였다. 결국 오른쪽 가슴 한 쪽 전체를 절제했다.
고 신성일은 한때 ‘은발의 파마’로도 유명했다. 그의 파마머리는 음악가 베토벤의 헤어스타일이다. 그가 감옥(옥외물 광고계약 관련 뇌물 혐의)에 있을 때 배우 윤정희, 피아니스트 백건우 부부가 선물해준 ‘베토벤의 삶과 음악 세계’란 책에 감명을 받은 후 머리 스타일을 바꿨다.
영화배우를 천직으로 여긴 신성일은 506편에 주연으로 출연했다. 상대역으로 출연한 여배우만 119명에 달한다. 잘된 작품과 그렇지 않은 작품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그는 “졸작은 없다”라는 말로 영화가 그의 또다른 애인이었음을 대변했다.
그의 마지막 공식석상도 영화제였다. 올 10월 부산 국제영화제에서도 그는 노신사의 풍모로 근황을 전했다. 이 자리에서 신성일은 단정한 은발 머리에 회색 재킷으로 ‘로맨스 그레이’로의 마지막 모습을 남겼다.
한 시대를 풍미한 그는 한국의 제임스 딘(미국), 알랭 들롱(프랑스)이었다.
유족으로는 부인 엄앵란 여사, 아들 강석현(51)씨, 딸 강경아(53)·수화(48)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30호실, 발인은 6일, 장지는 경북 영천이다. 고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장례는 영화인장으로 거행된다.
[부산=뉴스핌] 배우 신성일이 4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 행사에서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이 모습이 신성일의 마지막 공식 석상이됐다. 2018.10.04 deepblue@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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