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147만주)·삼성전자(699만주)·하이닉스(136만주) 사들여
코스닥, 11거래일 간 매일 1500억원 내외 매도..지수 하락 이끌어
[서울=뉴스핌] 최주은 기자 =연기금이 최근 급락장세를 이용해 코스피 대장주 3인방을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달 1일부터 지난 8일까지 26거래일 동안 셀트리온 주식을 222만3794주, 5429억9800만원 규모로 사들였다. 특히 가격이 급락했던 지난달 25일 전후로 매수세가 가팔랐다. 지난달 23일부터 30일 6거래일 동안 146만9062주를 집중 매수했다.
이와 함께 연기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10거래일과 9거래일 동안 꾸준히 매수했다. 삼성전자를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8일까지 699만4578주, 3026억4000만원어치 샀다. 또 비슷한 시기인 지난달 26일부터 8일까지 SK하이닉스를 136만9892주, 958억1500만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지난 9월 31만원을 터치했던 바이오 대장주인 셀트리온은 지난달 25일 장중 연저점인 21만원까지 떨어졌다. 고점 대비 32.1% 하락했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달 26일 장중 4만400원까지 내렸다. 액면분할 이후 최저점 수준이다.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SK하이닉스도 지난달 26일 장중 6만2900원을 터치하면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지난달 26일부터 최근까지 연기금은 하락장에서 급락한 대장주를 저가에 집중 매수해 온 셈이다.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 주식을 사서 보유량을 늘리려는 것이란 분석이다.
증권업계에선 세 주식 모두 과대 낙폭으로 봤다. 우선 셀트리온은 2대 주주인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셀트리온 지분 2.9%를 블록딜로 매각한 뒤 주가가 이틀 연속 8%대의 급락을 보인 바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3분기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내고서도 반도체 고점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돼 주가가 약진하고 있다.
시장에선 이미 내릴 대로 내린 상황이어서 상승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폴더블폰과 5세대(5G) 이동통신 도입이라는 호재가 있다. 여기에 미국이 중국 D램 제조업체에 대한 수출제한 결정으로 국내 반도체 업체가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이익이 2배 증가했으나 주가는 4년전 수준”이라며 “이는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매크로 불확실성과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과도하게 선반영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왕진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SK하이닉스 기대 PER은 2.9배로 이미 저렴한 수준을 넘어섰다”며 “이는 SK하이닉스라는 기업을 통째로 인수했을 때 2.9년이면 원금을 회수한다는 의미로 성장 동력이 뚜렷한 상황에서 PER 2.9배는 저렴한 수준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연기금은 최근 코스닥에서 대거 매도에 나서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지난달 23일부터 최근(10월 23일 1583억원, 24일 1574억원, 26일 1448억원, 29일 1365억원, 30일 1433억원, 31일 1449억원, 11월 1일 1470억원, 2일 1539억원, 5일 1533억원, 6일 1539억원, 7일 1515억원)까지 11거래일 동안 1500억원 내외로 코스닥을 지속적으로 팔아치우고 있다.
이 기간 코스닥 지수는 6.8%(50.48포인트) 하락했다. 리노공업·나스미디어·케어젠 등 연기금이 순매도한 코스닥 종목들 주가는 최대 20%까지 내려앉는 등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연기금의 집중 매도가 지수 하락을 야기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