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후퇴하나 회사와 자본시장 큰 발전에 새 역할 할 것"
"과분한 장수 CEO 생활, 올해 사상최대 실적 기대"
[서울=뉴스핌] 전선형 기자 = 금융투자업계 최장수 CEO(최고경영자)이던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그가 한국투자금융지주 증권부문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경영 일선에선 한걸음 물러서는 것이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사진=한국투자증권] |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23일 공식 자료를 통해 “1988년 10월 증권업계에 입문해 그 어느 누구보다도 행복한 30년을 보냈다”며 “예전의 일상적인 오퍼레이션은 내려놓지만 새로운 자리에서 새로운 역할로 회사와 자본시장의 더 큰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유 사장은 “사원으로 입사해 18년만에 대형증권사 CEO가 됐고, 지난 30년 중 직원 생활 11년, 임원 생활 19년을 지냈다. 그 가운데 CEO를 12년간 역임했다”며 “너무나 과분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유 사장은 경북 안동 출신으로 고려대 사범대 부속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와 한일은행을 거쳐 지난 1988년 대우증권에 입사했다. 1992년부터 7년간 대우증권 런던현지법인 부사장을 지냈다. 이 당시 한국 주식 거래량의 5%를 혼자 매매하며 ‘전설의 제임스’란 별명을 얻었다.
그는 2002년 지금의 한투증권(옛 동원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IB(기업금융)본부 및 법인·국제영업본부 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2007년 한투증권의 최연소 사장에 올라 12연임으로 업계 최장수 CEO란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특히 유 사장 재임기간 동안 한국투자증권은 5개 초대형 투자은행(IB) 중 가장 먼저 발행어음사업 인가를 받아냈다. 작년에는 연결 기준 순이익 5244억원으로 2016년 대비 무려 121.5% 끌어올리며 증권업계 1위를 굳건히 했다.
유 사장은 “세전 경상이익 기준으로 올해 증권업계 역대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며 “지금이야말로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웃으면서 정상에서 내려 올 최적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12년간 CEO로서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매년 최고의 이익을 기록해 왔다는 것보다 CEO 취임후 단연 업계 최고인 138개의 기업을 상장시켜 기업의 성장과 경제발전에 기여한 점이라고 생각한다”며 “과거 수 년 전 증권업계가 어려워 대부분 증권사들이 구조조정을 할 때도 일체의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이 경쟁사 대비 2~3배 이상의 신입직원을 지속적으로 채용해 왔다”고 전하기도 했다.
아울러 “‘12’라는 숫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역학적으로도 한 시대의 완벽한 완성 내지 마무리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며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그 동안 이끌어 주고 또 믿고 따라와 준 선후배님들 덕분“이라고 했다.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