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기업 중 8곳 수출 전망 "올해와 유사 혹은 악화"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국내 제조업체들은 내년도 수출에 대해 올해보다 비슷하거나 나빠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보호무역주의 확대에 따라 국내 제조업 수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3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11월 3일부터 1달간 제조업 매출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내년도 수출 전망을 조사한 결과 '올해와 유사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 비율이 58%로 가장 높았다.
또 수출이 '악화될 것'으로 응답한 비율은 23.6%로 '개선될 것'이란 응답 18.4% 보다 5.2%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10개 기업 중 8곳은 내년 수출 전망에 대해 올해와 유사하거나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수출 악화 전망이 개선 전망보다 우세한 업종은 작년과 올해 국내 수출의 버팀목을 해 온 반도체를 비롯해 자동차, 석유화학 등 주요 수출 업종들이 대부분 포함됐다.
반면 선박 디스플레이, 컴퓨터, 가전 등은 내년 수출 전망이 악화 보단 개선이 우세했다.
반도체의 경우 4분기부터 수출에 불안 조짐이 지수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11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수출물가 지수는 86.10으로 전월 대비 2.3% 하락했고, 특히 메모리 반도체인 D램과 플래시 메모리는 10월부터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1년간 고공행진을 이어왔던 D램 가격은 올해 4분기부터 이미 하락하기 시작했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하락할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자동차 수출 역시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은 30% 이상을 미국 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데 미국 시장 성장이 정체되며 국내 자동차 산업도 타격을 받고 있다.
여기에 미국은 제너럴모터스(GM) 구조조정 계획 발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수입하는 외국산 자동차에 25%의 고율관세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한경연 분석에 따르면 '내년도 가장 우려되는 수출 환경'에 대해 보호무역주의 확대가 19.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주요 수출대상국 경기부진(19.1%), 수출 경합국과의 경쟁심화(17.8%), 환율변동성 확대(14.6%), 유가 및 원자재가 상승(14.0%) , 글로벌 정치·경제 불안(13.4%) 순으로 응답했다.
유환익 한경연 상무는 "보호무역주의 확산,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내년도 수출 여건은 녹록치 않은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