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1시 40분 MDL 통과…南 CIQ 1시 51분 도착
"일부 구간 열차 운행 불가…추가조사 필요성 공감"
박상돈 통일부 과장 "남북 조사단, 분위기 좋았다"
정부, 26일 착공식 준비 박차…"금주 중 선발대 파견"
[고성 남북출입사무소 공동취재단 =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측 동해선 남북 공동조사에 참여했던 남측 조사단원 28명이 조사를 마무리하고 17일 귀환했다.
남측 조사단원들은 이날 오후 1시40분 군사분계선(MDL) 통과해, 남북출입사무소(CIQ)에 1시51분 도착했다.
이들은 북한 두만강역에서 열차로 강원도 원산까지 내려온 뒤, 이후부터는 버스를 타고 남측으로 돌아왔다.
남측 조사단은 북측 동해선이 경의선과 마찬가지로 굉장히 노후화 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교량이나 터널이 노후 정도가 심했으며, 일부 구간은 열차가 아예 운행하지 못하거나 필요할 때만 다닐 수 있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을 연결하는 '조중친선다리'를 점검하는 남북 공동조사단의 모습 [사진=통일부] |
남측 조사단 공동단장인 임종일 국토교통부 철도건설 과장은 귀환 후 기자들과 만나 "두만강까지 (열차의) 시속은 30㎞ 내외였다"며 "(북한 함경북도) 나진이나 청진을 넘어갈 때는 조금 빠르게 속도가 나올 수도 있었는데, 그 전까지는 선로가 굉장히 급하고 낮았다. 궤도 상태가 별로 좋지 않은 상태에서 급속한 운행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임 과장은 동해선 조사 방식과 관련해서는 "기본적으로 육안 검사"라며 "휴대용 테스트기도 갖고 주요 구조물 고량이나 터널 옹벽 등을 구체적으로 테스트하면서 10일간 계속 같은 내용으로 조사했다"고 밝혔다.
임 과장은 북측의 조사 기술 수준에 대해서는 "북측은 많은 건설 경험이 없다. 주로 유지 관리만 해오던 기술자가 많기 때문에 남측과 차이가 있다고 본다"며 "다만 남측 조사단이 얘기하는 것을 다 알아듣기 때문에 그렇게 차이는 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있다면) 시스템 분야, 전기 등 그런 부분은 교육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남측 조사단 공동단장인 박상돈 통일부 남북회담본부 회담 2과장은 "터널, 교량, 건축물을 공동으로 조사했다"며 "이후에 서로 기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조사했던 것들을 전문가들이 모여서 분야별 실무협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0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장단면 비무장지대내 경의선 철도 통문안으로 남북공동철도조사단을 태운 열차가 들어가고 있다.[사진=뉴스핌 DB] |
박 과장은 협의 분위기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공동의 목표를 갖고 이번 공동조사가 철도 연결과 현대화의 첫 걸음이었기 때문에 굉장히 서로 협력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아울러 남북은 추가 공동조사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과장은 "내년 초부터 구체적인 추가 조사나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서로 공감했다"며 "북측도 자기들의 부족한 부분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과장은 "구체적 프로세스는 유관기관 협의해서 후속 조치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런 부분을 논의해 잘 준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측 조사단원들은 지난 8일 방북해 열흘간 금강산~두만강까지 총 800㎞ 구간 북측 관계자들과 함께 살폈다.
조사열차 이동 경로.[사진=통일부] |
세부적으로 금강산~안변역 구간에 대한 조사는 버스를 타고 진행했다. 이는 북측의 요구 사항이다. 태풍과 수해 등으로 인한 철로 유실 등 운용이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변역~두만강 구간은 열차에 탑승해 조사가 진행됐다. 이를 위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5일까지 진행된 경의선 조사에 이용된 남측 열차 6량은 동해선 조사에도 바로 동원됐다.
아울러 조사에 사용된 남측 열차 6량(유조차·발전차·객차·침대차·침식차·물차)은 18일 복귀한다. 열차는 평라선을 이용해 평양으로 이동, 개성을 거쳐 오전 10시쯤 MDL을 통과해 서울역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번 경의선·동해선 철도 공동조사는 각각 개성~신의주 400㎞, 금강산~두만강 800㎞ 등 총 1200㎞ 구간에서 진행됐다. 이번 조사에서 남측 열차가 달린 북측 철도 구간은 총 2600㎞에 달한다.
정부는 향후 기본계획 수립, 추가 조사 설계 등을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공동조사를 마친 남북은 오는 26일 개성 판문역에서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 준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는 착공식 준비를 위한 선발대를 이번주 중 북측에 파견할 계획이다.
아울러 착공식의 대북제재 문제와 관련해서는 미국 등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의해 신중하게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