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종합] 조선시대 클럽 이름은 '금란방'…금기 깨지고 웃음꽃 피어나는 곳

기사입력 : 2018년12월19일 09:36

최종수정 : 2018년12월19일 09:36

전기수, 밀주령 등 소재 18년 만에 선보이는 서울예술단 창작 희극
30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조선시대 클럽이 있다면 이런 모습일까. 은밀한 곳에서 금기를 깨며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서울예술단 신작 창작가무극 '금란방'이 개막했다.

서울예술단 권호성 예술감독은 18일 개막을 앞두고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린 '금란방' 프레스콜에서 "부임한 지 2주 정도 됐는데, '금란방'이라는 좋은 작품을 만나게 돼 영광"이라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솔직히 드러냈다.

'금란방' 공연 장면 [사진=서울예술단]

'금란방'은 서울예술단이 2000년 '대박' 이후 18년 만에 선보이는 희극이다. 한국적 소재를 바탕으로 한 정통 코미디 극이다. 한 번 들으면 헤어날 수 없는 마성의 전기수 '이자상'과 낭독의 기술이 절실한 왕의 신하 '김윤신', 이자상을 흠모하는 철없는 딸 '매화'와 현명한 몸종 '영이', 금주단속반 '윤구연'이 얽히고설키며 펼치는 좌충우돌 코미디다.

박해림 작가는 "영조시대 때 금주령이 성행했다고 한다. 조선에서 금주령이 어디까지 규제됐을까, 그럼 어디서 음주가무를 즐겼을까 생각해봤다. 또 당시 영조가 연애소설을 즐겨 읽는다는 일화를 봤다. '윤신'이라는 직책을 만들어 밤마다 몰래 연애소설을 들었다고 하더라. 마침 전기수가 생겨나던 시점이었고, 부녀자들이 몰렸을 거란 상상을 하면서 '금란방'이란 공간을 만들고자 생각했다. 실제로 금란방은 밀주단속반의 이름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아예 역설적으로 만들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어 "조선시대의 금기와 현재의 금기 중 여전히 변하지 않는 것이 무엇일까를 먼저 정리했다. 당시 여자가 사회 활동을 할 수 없는 것, 여자를 사랑할 수 없는 것, 무조건 결혼해야 했던 것 등. 그 중에서도 아직 변하지 않는 금기는 무엇인가 찾아봤다. 당시의 금기가 아직도 금기인 것들이 너무 많더라"고 덧붙였다.

'금란방' 공연 장면 [사진=서울예술단]

작품은 왁자지껄한 소동 속에 허를 찔러 시대를 풍자하는 전형적인 몰리에르식의 희극을 표방한다. 이야기는 총 3개의 레이어로 이루어져 있다. 극 중 '매화 장옷'의 분실로 인해 벌어지는 해프닝을 촘촘한 갈등 구조로 이어나간다.

변정주 연출은 "몰리에르의 단막극 시리즈 '날아다니는 의사'를 참고했다. 의사 가운을 통해 소동이 일어나는데, 이 장치로 서사를 진행시키면서 나올 수 있는 웃음이 스토리텔링의 포인트다. 그 외에도 남자가 여자 역살을 하고, 사랑이란 기분을 남자를 통해 느끼거나, 무뚝뚝한 남자가 여자 연기를 하면서 사랑에 대해 알게 되는 등 코믹한 요소를 많이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금기를 깨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금란방'의 매력을 살려 공연장 또한 180도 변화했다. 블랙박스시어터의 장점을 십분 발휘, 작품 속 비밀스럽고 은밀한 금란방이 마치 미국의 '스피크이지바(Speakeasy Bar, 아는 사람만 찾아가는 비밀스러운 가게)'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변정주 연출은 "금기를 뒤집으면 꼭 해야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너무 당연시 하는 것 중에서도 깨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또 금기가 어느 정도 위반되는 곳이 어디일까 고민하다 페스티벌이나 클럽이 떠올랐다. 조선시대 클럽이 어땠을까 상상하며 만들었다"며 "공간 전체를 금란방으로 느껴질 수있게 만들기 위해 고민했다. 무대 위에 관객도 모셨다. 공연이 진행될수록 배우와 관객의 소통이 높아질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란방' 공연 장면 [사진=서울예술단]

뮤지컬 '라흐마니노프', '붉은 정원', '살리에르' 등의 이진욱 작곡가가 음악을 맡았으며, 금란방의 온도와 분위기를 이끌 7인조 라이브 밴드에 그룹 고래야의 김동근(대금)과 잠비나이의 김보미(해금)이 합류해 더욱 신나는 축제의 현장을 만들어냈다.

이진욱 작곡가는 "처음 입장할 때 클럽 음악같은 노래가 흐른다. 사실 '금란방'의 테마들을 가지고 만든 거다. 장르적인 금기를 벗어나 새롭게 재구성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특정 테마가 일렉트로닉에도, 국악이나 다른 부분에도 사용된다. 키워드나 장르적인 고민에서 벗어나 그냥 자유롭게 어울리면 어울리는대로 놔두려고 했다. 서양악기와 국악기가 이렇게 잘 어울리고, 클럽 음악으로도 잘 어울리는 걸 느껴줬으면 좋겠다. 정확한 장르를 꼽을 순 없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음악이 즐거움을 줬으면 한다"고 바랐다.

창작가무극 '금란방'의 매혹적인 전기수 '이자상' 역은 김건혜, 왕의 신하 '김윤신' 역은 김백현과 최정수, 그의 딸 '매화' 역은 송문선, 몸종 '영이' 역은 이혜수, '윤구연'은 김용한과 강상준, '마담' 역은 고미경이 맡는다. 오는 30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90m '고도제한' 양천구 울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고도제한 기준 개정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갑작스러운 고도제한으로 재건축에 큰 제약을 받게 된 서울 양천구 목동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반면 그동안 대부분의 면적이 제한을 받던 강서구 주민들은 이번 조치를 환영하면서 서울시와 정부 모두 곤란한 상황에 처한 모습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공항 고도제한 국제기준 개정안 내용.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이제 재건축 막 올랐는데"… 90m 고도제한에 목동 주민들 뿔났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는 4일 ICAO 국제기준 개정안이 발효되면서 이에 따른 수혜 및 피해지역 간 온도차가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ICAO는 국제 민간항공 항공기술·운송·시설 등을 관할하는 유엔 산하 전문기구다. 올 4월 ICAO는 2030년 11월 시행을 목표로 고도제한 국제기준 개정안을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현재 일률적으로 제한하고 있는 장애물 표면을 향후에는 침투금지표면과 평가표면으로 이원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공항 주변 지역은 '공항시설법'에 따른 장애물 제한 표면지역으로 설정돼 건축물을 높게 지을 수 없었다. '제한표면'(OLS) 규정에 따라 안전 운항을 위해 항공기 성능이나 비행 절차를 고려하지 않고 건축물 높이를 획일적으로 규제해서다. 활주로 반경 4㎞ 이내 건물은 45m를 초과하지 못해 13층 이상의 아파트를 짓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노후 주거지의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에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앞으로는 이를 '금지표면'(OFS)과 '평가표면'(OES)으로 이원화한다. 금지표면은 항공 안전에 직접 영향을 주는 절대적 금지구역이다. 평가표면은 건물 높이를 규제한 금지 표면을 축소하고, 항공학적 검토를 거쳐 건축물 높이를 탄력적으로 바꿀 수 있는 곳이다. 공항별 여건에 따라 평가표면을 축소하거나 완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개정안상 평가표면은 현행 기준보다 확대된다. 국내에 적용되면 김포공항 반경 약 11∼13㎞ 내가 평가표면으로 분류돼 45·60·90m 등으로 고도를 제한할 수 있다. 이 경우 원래는 고도제한 대상에 해당되지 않았던 양천구는 영등포, 마포, 부천 등이 평가표면에 포함된다. 고도제한 요건 수정으로 가장 마음이 급해진 건 목동신시가지 소유주들이다. 현재 1~14단지 모두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6단지는 최고 49층, 7단지는 최고 60층을 목표로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최고 층수가 49층이면 높이로는 약 180m이므로 90m 고도제한이 설정되면 설정 범위내 모든 건축물은 30층 이하로만 지어야 한다.   목동 14개 단지 재건축 조합 등으로 구성된 '목동 재건축 연합회'(목재련)은 이달 28일 ICAO 개정안에 대한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상용 목재련 회장은 "항공기술 발전에 따라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개정안은 주민들의 오랜 염원을 짓밟는 퇴행적 조치"라며 "이는 주민들의 주거환경 개선 기회와 재산권을 사실상 봉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개정안이 현실화되면 목동 재건축 사업의 동력이 상실되고 수도권 전체 도시 재생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드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국토부에 김포공항 이전 재검토나 ICAO 개정안에 대한 공식 반대 입장 표명을 요청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개정안 국내 도입 시 항공기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도 합리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계획"이라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하고, 국내공항 여건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 "재산권 행사 좀 하자"는 강서구… 중간에 낀 서울시 '난감' 양천구와 반대로 강서구는 ICAO 개정안에 대한 환영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강서구는 현재 전체 면적의 97.3%가 고도제한 구역으로 설정돼 있다. 관련 규정이 개정되면 절대적 금지표면 대비 조건부 평가에 따라 건물을 높이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금보다는 높은 층수로 정비사업이 가능하다. 진교훈 강서구청장은 지난달 고도제한 완화 관련 세미나를 열고 "1958년 김포국제공항 개항 이후 강서구는 도시 발전과 재산권 행사에 심각한 제약을 받아왔다"며 이번 국제기준 개정이 강서구 56만 주민의 염원을 담아 합리적이고 조속하게 추진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서울 내 자치구가 상반된 처지에 놓이면서 서울시도 향후 정책 방향을 고심하는 모습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30일 목동6단지를 방문해 재건축 속도를 높인다면 ICAO 개정안 적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목동 재건축 단지가 개정안 시행이 예정된 2030년 안에 사업시행계획인가 단계까지 모두 마친다면 제도 변경 사정권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오 시장은 "아직 고도제한 개정 관련 세부 내용이 완전히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8월부터 ICAO와 국토부 사이 소통을 통해 최종 규정안 협상까지 1년 정도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토부가 재건축이 진행되는 지역의 재산적 피해가 발생하는 방향으로 결정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서울시 또한 재건축 추진 단지가 손해 보는 일이 없도록 강력히 건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전문가 사이에선 고도제한 관련 규정 개정과 재건축 사업 사이 균형점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정비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주택 공급량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지역 전체의 자산 가치와 지방세수 증가, 인구유입 등에 효과가 있으나 그 과정에서 비행 안전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해선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김영록 신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제한된 면적 하에서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 저하는 해당 지역 개발의 결정적 장애요소로 작용하고, 장애물제한표면 하에서의 법규상 각종 제한까지 더해지면 지역 노후화의 대표 원인이 될 수 있다"며 "고도완화가 없이 특정 지역 전체의 경제적 이익이 상실된다면 항공항적 검토를 바탕으로 한 고도제한 규정을 손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환 한국항공우주법연구소 대표는 "일본과 대만은 도심에 있는 비행장 주변의 공역을 재설계함으로써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비행안전을 추구하고 있다"며 "항공기와 관제 기술의 급속한 발달을 따라잡지 못하는 구식 정책을 업그레이드해야 할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08-01 06:30
사진
'내란 공모' 이상민 前 장관 구속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죄를 범했다고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1일 영장을 발부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뉴스핌DB] 특검은 지난달 28일 내란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위증 등 혐의로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적인 계엄 선포를 사실상 방조하고,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해 국민의 생명·안전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특검은 이 전 장관이 행안부 장관으로서 외청 기관장인 소방청장 등에게 의무 없는 단전·단수를 지시한 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도 봤다. 특히 이와 관련해 특검은 그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 변론기일에 나와 단전·단수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발언한 것을 위증이라고 판단해 이 혐의도 적용했다. 그동안 이 전 장관은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단전·단수 등 지시를 받은 적이 없으며, 행안부에는 소방청에 대한 지휘 권한이 없다는 것이 이 전 장관의 주장이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의 주장을 반박하고 구속 수사 필요성을 주장하기 위해 160장의 파워포인트(PPT)를 준비하고, 앞서선 300여쪽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특검이 이 전 장관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다른 국무위원들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 전 장관 구속은 이른바 '안가(안전 가옥) 회동 의혹' 관련자 중 첫 신병 확보인 만큼, 일각에선 특검이 근시일 내 나머지 안가 회동 멤버에 대해서도 소환조사를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가 회동 멤버는 이 전 장관과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이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의 법률가 출신 최측근으로, 계엄 해제 이후 안가에 모여 계엄 직후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hyun9@newspim.com 2025-08-01 06:2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