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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한사미'에 죽을 맛...전통시장의 힘겨운 겨울나기

기사입력 : 2019년01월16일 15:34

최종수정 : 2019년01월16일 15:34

3일간 이어진 최악의 미세먼지 지나니 -13℃ 강추위 찾아와
전통시장, '삼한사미(3일은 추위, 4일은 미세먼지)' 직접 영향으로 방문객 줄어
시장 상인들 "올 겨울 힘겨워" 설 명절 대목 앞두고 근심 가득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미세먼지 가니까 또 강추위 오고, 올 겨울나기 힘겹네요”

-10℃ 안팎의 강추위가 몰아친 16일 오전 10시쯤, 서울 강북구 수유전통시장은 한산했다. 최근 한반도를 뒤덮던 최악의 미세먼지가 ‘보통’ 수준으로 완화됐지만, 곧이어 찾아온 한파에 시장을 찾는 손님들의 발길도 뜸했다. 올 겨울 이어지고 있는 '삼한사미'(3일은 추위, 4일은 미세먼지) 날씨 탓이다.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서울 강북구 수유전통시장. 2019.01.16

이곳에서 20여년간 떡집을 운영했다는 박노근(65)씨는 다가오는 설 명절을 앞두고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올 겨울 기승을 부리는 미세먼지와 추위가 반복되자 매출이 20~30%가량 줄었기 때문이다.

박 씨는 “전통시장은 미세먼지, 추위 등 날씨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요즘 사람들은 건강에 더욱 민감해 미세먼지가 많다 하면 밖으로 나오지 않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우리 업종 특성상 명절이 가장 큰 대목”이라며 “곧 있으면 설인데 그때까지 이런 날씨가 이어질까 걱정이다”라며 안타까워했다.

또 다른 상점 안에서 난로를 쬐던 상인 박모(49)씨도 “매년 겨울 힘들었지만 올해는 유독 더 힘든 것 같다”며 “좀 따뜻하다 싶으면 미세먼지 심해지고, 미세먼지 나아졌다 싶으면 추워지는 날씨가 야속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같은 전통시장 상인들에게는 이런 하루하루가 큰 타격”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심각했던 미세먼지를 피해 이날 시장을 찾았다는 방문객 전모(47)씨는 “그나마 추운 것이 미세먼지 마시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해 장을 보러 나왔다”면서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모두 이용하는 편인데 요즘 날씨 때문에 대형마트를 자주 찾게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 도봉구 쌍문시장 상인들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이곳은 수유전통시장과 달리 아케이드 구조가 갖춰지지 않아 날씨 등 외부요인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서울 도봉구 쌍문시장. 2019.01.16

이곳에서 8년째 수산물을 판매하고 있다는 최병현(49)씨도 올 겨울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전했다.

최 씨는 “미세먼지가 심하거나 날이 추우면 우선 사람이 다니지 않기 때문에 손님이 급감할 수밖에 없다”면서 “매년 갈수록 상황이 안 좋아지니 걱정스럽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한편 민간기상업체 케이웨더,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등에 따르면 이날은 최저기온 -13℃의 한파가 찾아오면서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 수준을 회복했다. 그러나 내일(17일)은 다시 기온이 오르면서 미세먼지 농도는 수도권과 강원 영서, 충청권, 전북에서 ‘나쁨’, 그 밖의 권역에서 ‘보통’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당국은 한파가 물러가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패턴이 올 겨울 동안 반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amky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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