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규제와 미·중 무역전쟁 영향
신에너지, 첨단기업도 베트남행
[서울=뉴스핌] 정산호 인턴기자 = 베트남 정부의 외자 유치 정책과 중국 내 엄격해지는 환경규제를 피하기 위해 중국 기업들이 베트남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베트남의 낮은 인건비와 중국과 육로로 연결된 지리적 이점, 그리고 2018년부터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관세 부담이 중국 기업들로 하여금 더욱 베트남 투자에 나서게 하고 있다.
중국 매체 21스지징지바오다오(21世紀經濟報道)는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아랑곳없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베트남 경제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며 최근 중국의 기업들도 베트남 투자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트남 정부의 적극적인 외자 유치 노력으로 중국 기업들이 베트남 진출에 나서고 있다 [사진= 바이두] |
베트남은 저렴한 인건비, 낮은 토지 이용료와 함께 다양한 지원 정책을 내세워 외국 기업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베트남 직원의 한 달 평균 임금은 220달러로 중국 동부 연해 지역 노동자 임금의 65% 수준으로 크게 저렴한 편이다.
이와 함께 베트남 정부는 외국 기업의 투자 규모, 산업 유형, 투자 지역에 맞춰 4면 9감(4년간 세금 면제, 9년간 소득세 50% 감면)이나 2면 4감(2년간 세금 면제, 4년간 소득세 50% 감세) 혜택을 제공하며 외국 투자자를 유인하고 있다.
강화되는 중국 내 환경규제도 중국 전통 제조업의 베트남 이전을 촉진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방직, 제화, 타이어, 염색, 제지 업체들이 가장 먼저 베트남에 둥지를 틀고 있다. 최근에는 기계, 설비 업체들도 베트남으로 거점을 옮기고 있다.
주중 베트남 대사관은 2018년 말 기준 중국과 베트남이 체결한 직접투자 계약 규모는 2149개 항목 133억 달러에 달하며 투자 규모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으로 베트남을 선택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베트남 투자를 고려 중인 투자자는 ‘베트남에서 물건을 생산하게 되면 관세 면세 혹은 중국보다 훨씬 낮은 관세로 유럽과 북미대륙에 제품을 수출할 수 있다. 공장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베트남은 동남아 국가들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자유무역협정을 진행 중인 국가이다. 역내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RCEP), 유럽-베트남 자유무역협정(EVFT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등 중국보다 더 높은 수준의 자유무역 협상에 참여하고 있어 유럽과 일본으로의 수출이 많은 중국 제조업 기업들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저렴한 인건비와 중국과의 지리적 이점으로 차이나 머니가 베트남에 몰리고 있다 [사진=바이두] |
지리적으로 가까운 점도 중국 기업의 베트남 진출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중국 화난(華南) 지방에 거점을 두고 있는 전자제품 생산업체 간부는 ‘베트남은 지리적으로 중국과 가깝고 육지로 이어져 있어 다른 동남아 국가보다 운송비를 대폭 절약할 수 있다’고 베트남 시장의 장점을 설명했다.
유망 베트남 기업들에 대한 중국 자본의 지분투자도 늘고 있다. 2018년 중국의 베트남 기업 지분투자 규모는 8억 달러로 2017년 동기 대비 65% 증가했다.
2018년 중국의 베트남 투자에서 새로운 흐름은 신에너지, 첨단 기술 기업들이 베트남 투자 행렬에 참여하고 있는 점이다. 베트남 경제 전문가는 ‘베트남 청년들의 높은 교육수준에 비해 인건비가 저렴하다. IT 업계의 예를 들면 베트남 직원의 인건비는 중국, 인도보다 40% 저렴해 중국 기업을 비롯한 많은 해외 첨단산업 기업들이 베트남에 회사를 설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투자자들로부터 베트남 시장이 각광받고 있다 [사진=바이두] |
중국 사회과학원 국제투자연구소 장밍(張明) 연구원은 “한국과 일본, 미국 기업들은 이미 베트남에 대규모 공장을 짓고 투자에 나섰지만 아직 중국의 베트남 투자는 걸음마 단계”라고 평가하며 앞으로 더 많은 베트남 투자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베트남 경제는 1986년 대외개방 이래 빠르고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베트남은 외국자본을 적극 유치하는 방식으로 경제를 발전시키고 있다. 매년 경제 성장률은 6~7%를 유지하고 있고 글로벌 성장세가 둔화된 2018년에도 7.0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보호무역주의와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세계 경제가 위축됐음에도 베트남은 여전히 높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베트남 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1월 베트남 공업생산지수(IIP)는 7.9% 상승했고, 외국인 직접투자(FDI)총액은 19억 달러를 기록하며 2018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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