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조위 “사안의 중대성과 긴급성을 고려해 조사결과 중간발표”
세월호가족위 “문재인 정부, 세월호참사 특별수사단 설치 강력 촉구”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28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세월호 CCTV DVR(디지털영상 저장장치) 조사내용 중간발표’를 열고 “해군과 해경이 세월호 참사의 주요 증거물인 DVR을 수거하는 과정에서 진실을 은폐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제를 맡은 박병우 세월호참사진상규명국장은 “해군이 수거했다는 DVR(해군 DVR)과 특조위가 확보한 DVR(세월호 DVR)이 서로 다른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다수 발견됐다”며 “특조위는 해군과 해경이 세월호 DVR을 다른 것과 바꿔치기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4.16세월호 참사 진상을 규명하고 있는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28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세월호 CCTV DVR(디지털영상 저장장치' 조사내용 중간발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2019.03.28. kintakunte87@newspim.com |
이날 특조위 발표에 따르면 해군은 2014년 6월22일 바닷속에 잠긴 세월호 선체에서 DVR을 수거하는 작업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해군이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DVR 수거를 담당한 A 중사는 “본체에 연결된 케이블 커넥터의 나사를 푸는 방법으로 DVR 본체를 분리해 수거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특조위가 선체 인양 후 잔존물을 확인한 결과 DVR 설치구역에는 케이블만 발견됐고 커넥터는 발견되지 않았다. 나사를 풀어 본체를 수거했다면 DVR이 있던 위치에 케이블과 커넥터가 모두 존재해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던 것이다.
특조위는 누군가 의도적으로 선을 절단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다수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조위는 이 밖에도 DVR 수거 작업 당시 촬영한 수중영상에 DVR이 한 번도 나타나지 않은 점, 해군 DVR과 세월호 DVR에 달린 손잡이 고무패킹 유무가 다른 점, 해군 DVR엔 ‘잠금 상태’였던 열쇠 구멍이 세월호 DVR에는 훼손돼 있던 점 등을 근거로 들며 해군과 해경의 세월호 DVR 관련 증거 조작 의혹을 뒷받침했다.
문호승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소위원회 위원장은 앞서 이날 발표 이유에 대해 “다수의 국가기관이 이번 세월호 DVR 관련 과정에 개입한 정황 등을 봤을 때 증거인멸의 우려가 상당하다”며 “본 사안의 중대성과 긴급성을 고려해 조사내용를 중간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병우 국장은 발제를 마치며 세월호 DVR 관련 증거에 관한 제보가 절실한 상황임을 강조하며 “(이번 발표가) 중간발표인 만큼 추가적인 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특별법에 의한 수사요청 고발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발표에 참석한 장준영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조사결과에 대한 입장문 발표를 통해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영상조작과 DVR 바꿔치기까지 하면서 숨겨야 할 진실이 무엇인지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는 오늘 중간발표를 계기로 세월호 참사 전면 재수사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세월호참사 특별수사단’을 설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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