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은행·은행계 금융지주회사 이사회 핸드북(가이드라인)의 기본 골격이 ‘미국식’으로 만들어진다. 금융감독당국은 이 핸드북을 이사회의 운영에 관련한 표준모델로 활용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2일 이준수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은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은행과 은행계 금융지주회사의 지배구조 관련 이사회의 책임과 역할을 가이드할 이사회 핸드북이 곧 발간된다”며 “이번 핸드북은 미국통화감독국(OCC∙Office of Comptroller of the Currency)의 은행 이사회 핸드북을 근거로 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앞서 이사회 핸드북의 기본 골격으로 OCC외에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지배구조 가이드라인, 캐나다 금융감독국 금융회사 지배구조 가이드라인, OECD 지배구조 원칙, 국제결제은행(BIS) 지배구조 등 5가지를 검토했다.

OCC의 이사 핸드북은 우리나라처럼 경제성장과 함께 금융사의 규모와 업무범위 등이 커지면서 이를 규제할 제도로 자연스레 도입됐다. 특히 금감원이 강조하는 이사의 선관의무(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의무)도 담고 있어 이를 채택했다는 전언이다. 나머지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 역시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부분은 일부 도입한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2019년 업무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윤석헌 감독원장은 "올해 금융사 지배구조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이사회 핸드북을 내놓는다"고 발혔다.  [사진=금감원]

이사회 핸드북은 이번에 처음 나오는 것으로 금융사 지배구조법이 담지 못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금감원은 금융회사가 사외이사 선임 및 평가와 이사회의 구성 및 운영, CEO(최고경영자) 승계절차 및 성과평가, 이사회 교육 프로그램으로 활용하도록 한다.

현재 초안을 만드는 단계인데 주로 거론되는 내용으로, 신임 이사는 지금보다 강화된 ‘은행의 조직, 문화, 전략, 리스크 성향, 자금세탁 방지 규제 등에 관한 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한다. 또한 CEO 경영승계를 결정하는 데 이사회 의장이 중요한 역할로 강화한다.   

또 ‘사외고문 및 자문이사’라는 직함 도입 가능성도 거론되는데 리스크 평가, 회계 이슈, 전략계획 수립 및 보상 등에 관한 추가적인 전문가 의견 그룹이다.

금감원이 올해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 등 금융사 지배구조 ‘전담 검사반’을 운영하고 지배구조 운영실태에 대한 점검도 강화할 예정인 가운데, 금융회사들로선 이사회 핸드북이 단순한 가이드라인이라기보단 규제에 준하는 정도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이사회 핸드북이 규제보다는 시장 친화적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금융지주검사국 관계자는 "이사회 핸드북은 금융사가 이사회 운영에 참고하는 사항을 담은 것으로, 법률 수준의 강제적인 것은 아니다"면서 "경영진이나 주요주주와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이 사외이사에 선임되지 못하는 기간을 두는 냉각기간 등의 규제는 지배구조법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hkj7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