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에 쏟아지는 기부금…숭례문은 왜

기사입력 : 2019년04월20일 06:35

최종수정 : 2019년04월20일 06:35

세계적 유산 소실에 유명기업 기부 러시
유럽 등 외국은 지자체·한국은 정부 관리
기부=준조세 시각…기업도 간접적 지원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이틀 만에 기부금이 1조원을 넘어서는 등 복구를 위한 온정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화재 직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기부를 호소한 이래, 유럽 기업들이 앞다퉈 기부금을 내면서 노트르담 대성당 기부 릴레이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런 분위기는, 11년 전 숭례문 화재 당시 우리가 겪은 상황과 매우 대조적이다.

◆ 노트르담 대성당 화제에 글로벌 기업 기부 릴레이

이번 노트르담 성당 화재로 96m 높이의 첨탑과 본관 지붕, 내부 석조 천장이 소실됐다. 800년 전 세워진 노트르담 성당이 불타는 장면은 전 세계에 생중계됐고 화염에 휩싸인 세계문화유산을 지켜본 지구촌은 커다란 충격에 휩싸였다.

16일(현지시간) 공개된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이후 처참한 내부 모습. 전날 화재로 첨탑과 지붕이 모두 전소되며 잿더미로 무너져 내렸지만 성당 내부의 십자가와 제대, 피에타 상은 크게 훼손되지 않았다. 2019.04.16. [사진= 로이터 뉴스핌]

화재 직후 기업들의 기부 러시가 시작됐다. 구찌와 이브 생로랑 등 명품 패션 브랜드를 거느린 케링 그룹은 화재 하루 만에 1억유로(약 1280억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케링 그룹의 경쟁사 루이비통모에헤네시그룹은 2억유로(약 2557억원)를 쾌척한다고 발표했다. 

정유사 토탈과 화장품 기업 로레알도 1억유로를, 로레알의 대주주인 베팅쿠르 가문도 1억유로를 기부하겠다고 나섰다. 뿐만 아니라 미국 애플 최고경영자 팀쿡은 트위터를 통해 노트르담의 소중한 유산을 복원하기 위해 기부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월트디즈니도 500만달러(약 57억원) 기부를 약속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 최종덕 소장은 글로벌 기업들의 적극적인 기부 소식에 “빠르게 많은 성금이 모였다는 사실에 놀랐다. 아무래도 800년 넘은 종교 건물이기 때문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유럽은 카톨릭 문화권이어서 이번 사건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 컸을 것이고 공감대가 형성돼 기부가 확산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화재 복원‧수리과정을 국가가 주도하는 한국과 달리 유럽 국가들은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한다. 때문에 기업의 후원이 활발하다는 시선도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소 안전방재연구실 조상순 학예연구관은 “유럽 국가들은 지자체에서 관리하는 문화재도 많고 펀드 형태로 예산을 운영하기 때문에 사기업 후원이 대규모로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문화재 복원 정부가 주도하는 한국…한계는

기업들의 기부 러시는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문화재 복원사업을 정부가 주도하기 때문이다. 조상순 학예연구관은 “우리나라와 일본 등은 문화재 관리에 ‘국가’가 강조되고 주도적으로 관리를 맡는 편이다. 우리나라는 국가지정문화재 복원‧보수에 대한 예산을 중앙정부가 70%, 지방자치단체가 30% 부담한다. 등록문화재의 경우 5:5 비율”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숭례문 화재 복구 때도 국가 예산이 들어갔다. 숭례문복구단 단장을 맡았던 최종덕 소장은 당시 숭례문 복원 비용을 모두 국가에서 부담했다고 밝혔다. 방화범이 불을 지른 숭례문 화재 사건으로 250억원과 5년 2개월이란 시간이 투입됐다.

최 소장은 “당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국민 성금으로 숭례문 복원을 하자는 의견을 냈다가 역풍을 맞았다”며 “정부는 민간의 기부금을 받지 않는다. 기부금지법이란 것이 있다. 민간 기부금은 준조세로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성당 인근 가판대 위에 프랑스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문화재청 대외협력팀 장영기 주무관에 따르면 당시 기업 후원은 직접적인 성금이 아니라 기술 협력으로 이뤄졌다. 장 주무관은 “기업들이 노트르담 대성당 기부를 재단을 통해 한 것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숭례문 복구 당시 기업들은 간접적으로 기부했다. 신한은행은 전통기와를 만드는 가마 제작을 지원했고, 포스코는 철강 재료를 제공했다. 이를 제외한 비용은 국비 250억원으로 충당했다”고 말했다.

물론 문화유산신탁으로부터 후원도 있었다. 신탁 관계자는 “당시 해외거주자의 자발적 기부금 7억700만원이 모였고 숭례문 복구 작업에 쓰였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장영기 주무관은 “국내 성금도 모였으나 다시 돌려줬다. 해외 거주자들에게는 돌려줄 방도가 없어 신탁 기금이 숭례문 복구 사업에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주무관에 따르면 문화재 사업에 대한 기업 후원은 주로 신탁을 통해 진행된다. 그는 “문화재청은 기업의 후원을 직접 받기보다 재단이나 신탁을 통해 받는다. 기업 후원이 있으면 해외 문화재를 환수하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나 문화유산국민신탁 등에 연결한다”며 “국민신탁 기부금을 통한 운영이 더욱 원활하게 진행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부에는 일반기부와 지정기부가 있다. 목적과 대상이 분명하면 사용될 수는 있다. 또 공공목적이 확인되면 기부금 심사위원회가 열리고 이를 거쳐 후원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4일 숭례문 복원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제공= 청와대]

전문가들은 문화재 손실에 따른 복원도 중요하지만, 애초에 잘 보호하는 게 최선이라는 의견도 전했다. 장영기 주무관은 “숭례문도 그렇고 노트르담도 마찬가지다. 문화재는 공적 자산이다. 공공의 가치를 담고 있으므로 모든 사람이 관심을 갖고 지켜나가야할 대상인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번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는 내부 보수 공사 중 전기 합선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문화재 보호 등의 제약으로 초기 진압에 실패해 탑과 지붕이 내려앉았지만 성당 내부에 있던 유물들은 빠르게 옮겨져 무사했다. 13세기에 제작돼 가톨릭 미술의 최고봉으로 손꼽히는 스테인드글라스 ‘장미창’과 가시면류관, 첨탐 끝의 ‘청동 수탁’ 등은 인근 루브르 박물관에 옮겨질 예정이다. 

89hk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트럼프, 中 특별교역국 박탈 가능성" [서울=뉴스핌] 박공식 기자 = 미국과 중국 사이에 자존심을 건 관세전쟁이 계속 고조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부여한 특별교역국(PNTR:Permanent Normal Trade Relations, 영구정상교역관계) 지위까지 박탈해 중국에 대한 관세를 평균 61%까지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무역전문가들을 인용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1월20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에게 중국의 특별교역국 지위와 관련한 입법적 조치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PNTR은 이전 '최혜국대우(most-favored-nation treatment)'로 불려진 것으로, 관세와 항해 등 양국간 관계에서 제3국에 부여한 조건보다 절대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하는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가 교역의 일반원칙으로 지지하고 있다. 미국은 2000년 중국의 WTO 가입 전 중국에 PNTR 지위를 부여했다. 이후 중국의 대미수출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PNTR 지위 재검토 지시 이후 존 물레나 공화당 의원과 톰 스워지 민주당 의원은 지난 1월 23일 하원에 공정무역복원법안(Restoring Trade Fairness Act)을 공동발의했다. 물레나 의원은 하원 중국관련특별위원회의 공화당 의장을 맡고 있다. 상원에도 동시 발의된 법안은 중국과 정상교역 관계를 중단하고 관세를 5년간 35~100% 수준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슷한 법안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의회에서 발의됐지만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해 폐기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무역 전문가들은 민주 공화 양당 지지가 점점 확산돼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짐 루이스 부소장은 중국이 글로벌 무역규칙을 따르지 않아 PNTR 지위가 박탈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트럼프는 중국과 어떤 거래를 할수 있을지 지켜보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기업 컨설턴트와 법률가는 거래 기업들이 중국의 PNTR 지위 상실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급망을 중국 바깥(제3국)으로 이전하거나 외국인 직원을 귀국시키고 중국내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있다고 했다. 추가 관세 부담을 전가하기 위해 납품 계약 조건을 재협상하는 기업도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경제연구소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무역단체인 미중무역위원회(USCBC:U.S.-China Business Council)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PNTR 지위를 상실하면 연료를 제외한 모든 중국산 제품은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생산했더라도 관세가 현재 19%에서 평균 61%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USCBC는 "중국에 대한 PNTR 지위 박탈은 중국의 무역 관행을 바꾸는 수단으로 적절하지 않으며 미국이 가진 다른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현지시간 2월4일 0시1분을 기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 10%가 발효되자 중국도 즉각 보복 관세 조치로 맞섰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최대 6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한편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선임연구원 데렉 시저스는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없이는 PNTR 취소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미국과 정상적 교역국 지위를 가지지 못한 나라는 쿠바와 북한, 벨라루스, 러시아 등 4개국 뿐이다.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항구에 접근하는 콘테이너 화물선 [사진=로이터] kongsikpark@newspim.com 2025-02-06 13:54
사진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 '유리기판'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판 기술로 '유리기판'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 FC-BGA(Flip-Chip Ball Grid Array) 기판은 플라스틱 재질로 제작돼 대면적 적용 시 휨 발생과 평탄성 저하 등의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PLP(패널 레벨 패키징) 및 유리기판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6일 반도체 업계에서는 유리기판이 반도체 패키징의 한계를 넘어설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유기 소재 대신 유리를 사용함으로써 수율 문제와 패턴 왜곡 현상을 해결하고, 이론적으로는 칩의 패키징 두께를 최대 4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유리 기판 시장 규모는 지난 2023년 71억달러(약 10조 3063억원)에서 오는 2028년 84억 달러(12조 1934억원)로 18%가량 고속 성장이 전망된다. AI 등 차세대 기술 활용을 위해 고성능 메모리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앙처리장치(CPU) 등 반도체 패키징 기술의 중요도가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관련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챗GPT가 그린 유리기판의 모습. [사진=챗GPT] 국내 기업들도 유리 기판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SKC는 CES 2025에서 유리 기판을 선보였으며, 자회사 앱솔릭스(Absolics)는 연간 7만2000㎡ 규모의 제2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또한 유리 기판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스닥 상장사 나인테크도 FO-PLP 및 유리기판 관련 장비 개발을 완료했다. 나인테크는 열팽창 계수의 변화에 따른 기판의 휨 현상을 핸들링하고, 기판 두께가 얇아지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비 개발에 성공했다. 장비 개발 및 테스트를 완료했으며, 향후 수요에 대비해 생산 시설 확충을 계획하고 있다.  나인테크는 지난 3년간 FO-PLP에 적용되는 모든 WET STATION 장비를 해외 반도체 회사와 글라스 코어기판 회사에 납품해왔다. 과거 레퍼런스와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생산 시설까지 증설된다면 유리 기판 관련 매출 역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인테크 관계자는 "급변하는 환경에서 PLP 장비 납품 경험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여 반도체 패키징 공정을 선도하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아낌없는 R&D 투자를 통해 PLP 및 유리기판이 상용화되는 시점에 나인테크가 우뚝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nylee54@newspim.com 2025-02-06 08: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