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글로벌 글로벌경제

속보

더보기

노트르담 재건 재벌들 기부 물결, 긴축재정·소득불균형·포퓰리즘 시대상 반영

기사입력 : 2019년04월19일 18:35

최종수정 : 2019년04월19일 18:35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유럽 각국 정부, 긴축재정으로 자금 없어...기업 도움 절실한 정부, 관계 근본적으로 바뀌어
기업들, 세계적 유산 재건으로 광고 효과 및 세금 감면 혜택 누려
노란조끼 시위대 등 반정부 세력, 서민층 외면하면서 하룻밤만에 고액 기부 기업들 비난도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후 이틀 만에 재건 기부금이 9억유로(약 1조1535억원)을 넘는 등 프랑스 재벌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서 기부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심층 보도에서 유럽 기업들이 문화재 복구에 이처럼 솔선수범하는 것은 긴축 재정, 소득 불균형 확대, 포퓰리즘 압력 등의 시대에 유럽에서 민간 자본과 국가 간의 변화하는 관계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15일(현지시간) 발생한 화재로 고딕 건축물 상당 부분이 초토화됐다. 2019.04.18.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유럽 문화 보전, 국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구찌와 입생로랑, 알렉산더 맥퀸 등 명품 브랜드를 소유한 케어링 그룹의 프랑소와 앙리 피노 최고경영자(CEO)와 그의 부친 프랑소와 피노는 예술품 경매로 유명한 크리스티가 속한 프랑스 지주회사 아르테미스에서 기금을 조성해 1억유로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곧바로 이에 경쟁하듯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에네시(LVMH) 회장이 2억유로의 기부를 약속하며, “기금 모금을 계속하는 한편, LVMH 그룹의 창조 및 건축, 재무 인력과 자원을 재건에 활용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랑콤, 비오템 등 다수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고 전세계 고급 화장품 시장의 15%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프랑스의 로레알 그룹은 16일(현지시간) 설립자인 베텐코프 메이어· 슈엘러 가문 재단 등과 함께 노트르담 대성당 재건과 복원을 위해 2억 유로(약 2568억원)를 기부했다고 밝혔다.

에즈라 슐레이만 미국 프린스턴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FT에 “역사적으로 기업들의 이같은 기부는 프랑스 문화가 아니다. 모든 것을 국가가 알아서 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이제는 정부가 이러한 문화 프로젝트를 감당할 자본이 없어 민간 자본이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노 가(家)와 아르노 가는 ‘메이드 인 프랑스’의 자부심과 유산이라 할 수 있는 명품 산업에서 크게 성공을 거둔 가문이다. 이번 노트르담 대성당 재건을 위한 막대한 금액의 기부는 이 두 가문이 프랑스 사회에서 그만큼 막대한 역할과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FT는 설명했다.

아르노 회장은 2014년 파리에 루이비통박물관을 세우면서 언젠가는 파리시에 기증하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파리 중심가에 위치한 상품거래소는 현재 피노 CEO가 소장한 예술품을 전시할 미술관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또한 피노 CEO는 빅토르 위고가 정치적 망명생활을 하던 영국해협 건지섬의 오트빌 하우스(Hauteville House) 재건에 350만유로(약 45억원)를 기부했다.

슐레이만 교수는 두 가문이 프랑스 공공사회에서 한 세기 전 부유한 산업가들이 했던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들은 흡사 20세기 초 미국의 카네기와 록펠러 가문과도 같다고 설명했다.

두 가문 외에도 패션 브랜드들이 다투듯 문화재 복원에 힘쓰고 있다. 이탈리아 주얼리 브랜드인 불가리는 카라칼라 대욕장과 스페인 계단의 복원을 지원했고, 패션 브랜드 디젤을 창립한 렌조 로소는 베니스의 그랜드 캐널을 가르는 리알토 다리 재건에 500만유로(약 64억원)를 기부했다. 이탈리아 가죽 명품 브랜드 토즈의 디에고 델라 발레 회장은 로마 콜로세움 복원에 3000만유로(약 384억원)를 쾌척했다.

명품산업 전문가인 마리오 오르텔리는 “명품 브랜드들은 인류의 보물로 여겨지는 건축물과 브랜드의 이미지를 연결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모여드는 만큼 큰 광고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유물 보전 및 복원에 기부하면 세금 감면 혜택도 누릴 수 있다. 프랑스에서는 2003년 기부활동을 하는 개인이나 기업에게 최소 60%의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법안이 통과됐고, 이탈리아에서는 문화 기부에 65%의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이미 대규모 보수 작업이 한창이었다. 프랑스 문화부는 2014년에 노트르담 성당 보수 작업에 1억5000만유로(약 1918억원)의 비용이 필요하다고 밝혔으나, 자금을 모으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화재 이후 24시간 동안 그간 보수를 위해 모은 자금의 네 배 이상의 재건 기금이 모였다.

프랑스 파리 루이비통박물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노란조끼와 맞물려 서민 어려움 외면하는 명품 브랜드라는 비난도

노트르담 대성당 재건을 위한 이러한 기부 물결은 공교롭게도 프랑스에서 주류 엘리트에 대한 분노가 확산되고 있는 시기에 이뤄졌다. 정부의 유류세 인상에 반대하는 시위로 시작해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로 확산된 노란조끼 시위는 소득 불균형에서 근원을 찾을 수 있다.

쟝 가리그 프랑스 오를레앙대 역사학 교수는 “(재별들의) 이러한 자선 행위가 프랑스 사회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아니나 다를까 노란조끼 시위대와 노조 측에서는 재벌들의 노트르담 기부 물결에 분개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노란조끼 시위 주동자 중 한 명인 벤야민 코치는 “귀족 가문들이 노트르담에 돈을 퍼주고 있다”며 비꼬았다.

역시 노란조끼 주동자인 잉그리드 레바바쇠흐는 “빈곤층의 비극 앞에서는 무기력하던 대기업들이 하룻밤만에 노트르담을 위해 트럭 한 가득 현금을 동원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클릭 한 번에 2억유로, 1억유로가 가능하다니...사회적 위기를 위해 내줄 돈이 없다는 거짓말은 이제 그만하라”고 비난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감지한 피노 가문은 노트르담 기부금에 대해 세금 감면 혜택을 포기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go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감사원장 후보자에 김호철 변호사 지명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7일 감사원장 후보자로 김호철 변호사를 지명했다.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대통령이 오늘 감사원장 후보로 김호철 변호사를 지명했다"고 밝혔다. 김호철 감사원장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김 후보자는 국가경찰위원회 위원장과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장 등을 역임한 인물로, 공공성과 사회적 가치 수호에 앞장서 온 대표적인 인권 변호사로 평가받고 있다고 이 수석은 설명했다. 이 수석은 "김 후보자가 경찰국 신설과 군 의문사 진상 규명 등 사회적 파장이 컸던 사안에서 공공성과 법적 원칙을 견지해 왔다"고 했다. 이 수석은 "김 후보자는 감사 운영의 정상화를 통해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 그리고 국민 신뢰라는 헌법적 가치를 확고하게 복원할 적임자이자 전문가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parksj@newspim.com 2025-12-07 13:37
사진
내란 특검, 추경호·황교안 불구속 기소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 중인 내란 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이 7일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지낸 추경호 의원과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스핌DB] 박지영 특검보는 추 의원에 대해 "피고인은 여당 원내대표로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유지 의사를 조기에 꺾게 만들 수 있었던 유일한 사람이었음에도, 비상계엄 유지를 위한 협조 요청을 받고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되고 무장한 군인에 의해 국회가 짓밟히는 상황 목도하고도 아무런 조치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의원 권한이자 의무인 표결권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고, 본회의 개의를 알고도 의원총회 개최 의사도 없이 의총 소집 장소를 당사로 변경해 국회 진입 의사를 가진 국회의원의 발길을 돌리게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또 본회의장에 있던 국회의원에게는 밖으로 나오라는 메시지 전달했는데, 이는 윤 전 대통령이 군인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고 본회의장에 들어가 있던 국회의원을 끌어내려 하려는 행위와 같이 평가된다"고 부연했다. 박 특검보는 "국회의원이 국회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은 헌정 질서가 파괴되는 상황"이라며 "본인이 원내대표실에 있으면서 이런 파괴된 현장을 목도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윤 전 대통령은 지난 한덕수 전 국무총리 재판에 나와서 '추 의원에게 어떤 이야기를 했는가'라는 재판장 질문에 '걱정하지 말라. 길게 가지 않고 빨리 해결될 것'이란 취지로 말했다. 이 말은 너희들이 국회 의결 해제하지 않고도 내가 끝낼 것이란 말"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 의원은 충분히 본인의 역할을 지시받았고 이와 관련해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추 의원은 '대통령님 이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빨리 해제해달라'는 말을 한 번도 한 적 없다. 본인도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박 특검보는 "비상계엄이 선포될 즈음 당대표는 체포 대상이 될 정도로 사실상 의사 소통 창구가 전혀 아니었고, 여당과의 의사 소통 통로이자 서로 논의할 수 있던 사람은 추 의원이 유일했다"며 "(추 의원은) 반대하는 의사를 표시하거나 이래선 안 된다는 의사표시는 하나도 없이 본인이 알고 있던 모든 것을 여당 의원에게 고지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끝으로 그는 "사실상 계엄이 국회의결로 해제되는 것은 아니다. 여당 원내대표마저 협조하지 않고 반기를 들었다면 계엄 해제가 빨라졌을 것"이라며 "계엄에 대한 문제 해결 방식이나 회복 시간 등이 상상 이상으로 빨라졌을 것이고, 국론 분열이나 사회적 혼란도 훨씬 더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 의원은 지난해 12월 3일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로서 의총 장소를 세 차례 변경하는 방법으로 자당 소속 의원들의 표결 참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로 인해 당시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단 18명만이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할 수 있었고, 국회 해제 요구 결의안은 결국 재석 190명 중 찬성 190명으로 통과됐다. 특검은 당시 추 의원이 국회 이동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 그의 측근들과 통화한 사실을 바탕으로 그가 의도적으로 표결을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앞서 특검은 추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지난 3일 "혐의 및 법리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이를 기각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사진=뉴스핌DB] 한편 특검은 이날 황교안 전 국무총리도 불구속 기소했다. 황 전 총리는 비상계엄 당시 "나라를 망가뜨린 종북주사파 세력과 부정선거 세력을 이번에 척결해야 한다", "우원식 국회의장을 체포하라. 대통령 조치를 정면으로 방해하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체포하라" 등의 게시물을 올려 내란을 선동한 혐의 등을 받는다. hyun9@newspim.com 2025-12-07 17:26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